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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개 | 포도밭출판사

    포도밭출판사는 충북 옥천에 있는 작은 출판사입니다. 2014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옥천에 포도 농가가 많아서 저희 이름도 ‘포도밭출판사’라고 지었습니다. 인문, 사회과학, 인류학, 문학, 예술 분야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선형’ 시리즈를 통해서 SF 작품을 꾸준히 펴낼 계획입니다. 한여름 포도밭의 이랑을 걷다 보면 포도송이에 알이 빽빽하게 찬 게 보이지요. 송이에 든 알이 너무 빽빽하면 한 알 두 알 빼내어 알이 골고루 넉넉하게 크도록 솎는데, 그런 식으로 포도송이를 살피고 매만지며 이랑 이쪽에서 저쪽으로 왔다갔다 하는 포도밭의 노동이 종이에 빼곡히 적힌 글자들을 훑고 다듬어 책으로 내놓는 출판사의 노동과 닮은 데가 있다고 믿으며, 그래서 포도밭출판사라는 이름을 좋아합니다. ​ ​ 포도밭출판사 / 나선형 Podobat Publishing Company / Spiral ​ 29049 충북 옥천군 옥천읍 성신로 16, 필성주택 202호 Unit 202, 16 Seongsin-ro, Okcheon-eup, Ogcheon, Chungcheongbuk-do, Korea 전화. 070-7590-6708 팩스. 0303-3445-5184 이메일. podobatpub@gmail.com 홈페이지. podobat.co.kr

  • 타자들의생태학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필리프 데스콜라 옮긴이: 차은정 ISBN: 979-11-88501-27-4 (93380) 출간일: 2022년 10월 12일 정가: 18,000원 제본: 무선 쪽수: 184쪽 판형: 145×210mm 분야: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국내도서 > 사회 정치 > 생태/환경 > 생태/환경 일반 국내도서 > 사회 정치 > 사회비평/비판 > 환경문제 월딩 시리즈 1 타자들의 생태학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 지은이: 필리프 데스콜라 옮긴이: 차은정 책 소개 ​ 새로운 지식과 실천을 모색하는 인류학 총서 《월딩 시리즈》 첫 책 레비스트로스의 계승자로서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론가 필리프 데스콜라의 저서 국내 첫 번역 출간! 『숲은 생각한다』 저자 에두아르도 콘과의 대담 수록 ​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론가인 필리프 데스콜라의 책. 그는 이 책에서 자연과 문화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는 이원론적 관점과 그것에서 비롯하는 이론들의 양상을 비판적으로 논평하면서, 그 자신이 ‘자연의 인류학’이라 부르는 학문적 기획에 대해 논한다. 데스콜라는 이 책을 통해 근대사회와 과학기술의 존재 양식을 재고함으로써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을 주창하고, 인간과 비인간존재(‘타자’) 간의 ‘관계의 생태학’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주지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앎과 실천을 통한 존재론적 구성의 변화를 통해 지구 환경과 인류가 처한 위기를 해결할 방향을 모색한다. 보도자료 《월딩 시리즈》를 시작하며 내놓는 첫 책은 필리프 데스콜라의 『타자들의 생태학』이다. 필리프 데스콜라는 레비스트로스의 계승자로 손꼽히는,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론가 중 한 사람으로서 그의 대표작인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2005)가 출간되었을 때 레비스트로스는 이렇게 극찬했다. “이 책은 인류학적 성찰에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하며, 앞으로 수 년 동안 우리의 모든 논쟁에 필수적인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타자들의 생태학』은 데스콜라가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를 출간한 후 2년이 지난 2007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초청 강연을 위해 작성한 원고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데스콜라는 서두에서 밝히기를 자신이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간 관계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일반 모델을 개발”하여 ‘관계의 생태학’을 주창했다면, 『타자들의 생태학』에서는 자신이 ‘자연의 인류학’이라고 명명하는 것을 논하겠다고 밝힌다. 데스콜라는 현 세기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과제는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데스콜라는 자연과 문화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 짓는 이원론적 관점에서 비롯한 자연 대 문화의 논쟁들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20세기 인류학에서 ‘말없이’ 있던 자연을 전면에 내세우는 문제의식의 전환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인류학을 전개한다. 데스콜라는 이 학문적 기획을 ‘자연의 인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데스콜라가 ‘자연의 인류학’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계의 생태학’이라 부르는 것, 이 두 가지는 실로 그가 학자로서 초지일관 천착해온 주요 이론이고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데스콜라는 이 책에서 특히 사회와 환경의 관계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법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자신이 지닌 관점의 인식론적 기반을 명확히 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전개하는 ‘자연의 인류학’과 ‘관계의 생태학’의 핵심과 맥락을 이해하고자 할 때 『타자들의 생태학』은 더없이 탁월한 안내서 역할을 할 것이다. 『타자들의 생태학』은 어느 평자의 말처럼 “작지만 큰 타격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중심주의’를 무너뜨리는 근본적 전환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연과 문화를 구분 짓는 서구적 이원론 개념에서 벗어나 종국에는 그러한 구분마저 무너뜨리고자 하는, 데스콜라가 ‘자연의 인류학’을 내세워 전개하는 강력한 기획을 응축해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데스콜라는 이 책을 통해 근대사회와 과학기술의 존재 양식을 재고함으로써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을 주창한다. 또한 인간과 비인간존재(‘타자’) 간의 ‘관계의 생태학’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주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앎과 실천을 통한 존재론적 구성의 변화를 통해 지구 환경과 인류가 처한 위기를 해결할 방향을 모색한다. ​ ​ 지은이 소개 필리프 데스콜라 Philippe Descola 인류학자. 1949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히스패닉 역사학자인 장 데스콜라가 그의 부친이다. 데스콜라는 생클루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파리대학 고등연구원에서 레비스트로스의 지도하에 에콰도르와 페루 국경의 아추아르 족을 현지 조사하여 민족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9월부터 만 3년간의 일정이었고 아내이기도 한 인류학자 앤크리스틴 테일러와 함께한 현지 조사였다. 아추아르 족은 1970년대 당시 아마존 열대우림의 동부지역에 기반한 지바로 족 중 거의 유일하게 바깥 세계와 접촉하지 않은 부족이었다. 데스콜라는 아추아르 족이 인간과 비인간 동식물을 ‘사람’이라는 동일한 차원에서 사고하며 인공적인 구조물과 자연물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서양의 우주론과는 별개의 아마존의 애니미즘적 우주론을 정립했다. 이 연구는 『길들인 자연: 아추아르 족의 상징주의와 실천 La Nature domestique: symbolisme et praxis dans l'écologie des Achuar』(1986)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1987년에 프랑스 사회과학 고등연구원 교수로 임명되었고, 2000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콜레주드프랑스에서 ‘자연의 인류학’의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2001년에는 레비스트로스가 설립한 사회인류학연구소(LAS) 소장으로 임명되어 2013년까지 운영했다. 2012년에 국립과학연구원(CNRS)으로부터 금메달을 수여받았고 2014년에 국제 코스모스상을 수상했다. 그는 『자연의 사회에서: 아마존 원주민의 생태학 In the Society of Nature: A Native Ecology in Amazonia』(1994)에서부터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 Par-delà nature et culture』(2005)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주요 저작을 통해 다양한 우주론의 실천적 전개를 가로막는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서 인간과 비인간 간 ‘관계의 생태학’을 주창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식과 실천이론을 제시해왔다. 그는 지금까지도 지구 생태계를 위한 인문학을 모색하며 21세기 ‘존재론의 인류학’을 이끌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차은정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 대학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숲은 생각한다』, 『부분적인 연결들』, 『부흥문화론』(공역) 등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 시리즈 소개 월딩 시리즈 월딩(worlding)은 있기(being)에서 하기(doing)로 삶의 문제의식을 전환합니다. 《월딩 시리즈》는 지구생명체 간의 공생 속에서 새로운 지식과 실천을 모색하는 인류학 저서들을 소개합니다. ​ 1. 『타자들의 생태학』 필리프 데스콜라 지음 / 차은정 옮김 2.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지음 / 존재론의 자루 옮김 3. 『라인스』 (근간) 팀 잉골드 지음 / 김지혜 옮김 4. 『오늘날의 애니미즘』 (근간) 오쿠노 가츠미, 시미즈 타카시 지음 / 차은정, 김수경 옮김 책 속에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입장의 대립은 다음과 같다. 한쪽에서는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소위 천연자원의 사용과 통제와 변형이 초래하는 제약의 측면에서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보다도 자연이 그 한계와 기능 방식에서 동질적이라고 해도 상징적인 측면에서는 이질적이므로 자연의 상징적 조작의 특수성을 통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 접근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두 입장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모두 자연과 사회의 이원성에 관해 같은 전제를 공유하고 있고 게다가 이 전제에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전제가 인류학적 접근의 여러 단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함으로써 이 전제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 12~13쪽 ​ 우리는 이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갈지를 자문할 것이다. 자연과 사회, 인간과 비인간, 개인과 집단을 이전과 다른 새로운 아상블라주(assemblage)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 관계의 생태학은 이러한 재구성을 통해 조성될 것이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그 조짐의 근거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며, 인류학은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는 데에 동의해야만 그러한 재구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 14쪽 ​ 나는 왜 인류학계에 불었던 ‘유물론’과 ‘유심론’의 대립적인 논쟁을 이토록 파고드는 것일까? 내가 채택한 이 단순한 용어는 미국을 한때 훑고 지나간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이 학문 분야는 곤경에 처하자 지적 수단을 찾아 난관을 극복했고, 나는 그저 지난 국면을 트집 잡을 뿐이지 않은가? 전혀 아니다. 자연주의적 환원주의와 기호론적 관념론은 여전히 건재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이 놓일 수밖에 없는 인식론적 연속체의 양 축을 형성하고 있다. - 45쪽 ​ 연속체의 한쪽 끝에서는 자연이란 인지적 보편성, 유전적 인자, 생리적 욕구, 지리적 제약 등을 마구잡이로 수집할 수 있게 하는 편리한 포괄용어이며 문화는 그러한 자연의 산물이라고 단언할 것이다. 반대쪽 끝에서는 자연이란 내버려두면 언제까지나 말이 없고 그 자체로는 불가사의하며 문화가 자연에 부착하는 기호와 상징으로 번역될 때에만 유의미한 현실로서 존재하게 된다고 역설할 것이다. - 46쪽 ​ 자연적인 문화에서 문화적인 자연으로 이어지는 직선 축에서는 평형점을 결코 찾을 수 없고 단지 어느 한쪽 극에 가까운 타협점을 찍을 뿐이다. 근대사상의 여식인 인류학은 요람에서부터 이 문제를 알았고 그 후 지금까지 풀려고 애써왔다. 마셜 살린스가 『문화와 실천이성』(1976)에서 이야기한 비유를 빌어 말하면, 이 과학[인류학]은 지성의 제약과 관습적 실천의 결정성이라는 사방의 벽에 갇혀 한 세기 이상 감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일 뿐인 죄수와 같다. - 48~49쪽 ​ 이를테면 레비스트로스는 루소의 공로가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문제시함으로써 민족학 분야를 창설한 것이라고 인정한다. 미셸 푸코가 『말과 사물』(1966)에서 “모든 민족학의 일반 문제는 바로 자연과 문화 사이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문제”라고 썼을 때, 그는 레비스트로스의 관점과 공명한다. (...) 나 또한 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글을 써왔기 때문에 저들의 운명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나는 「자연의 사회들과 사회의 자연」(2002)이라는 논문에서 “사회적 실재의 구축 원리는 기본적으로 인간 존재와 그의 자연환경 간의 관계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썼다. - 55~56쪽 ​ 우리가 알던 자연은 인간이 이해하고 통제하려 하고 그 인간에게 변덕을 부려 고통을 주면서도 가치, 관습, 이데올로기가 설 자리가 없는 자율적인 규칙성의 장을 구성하는 영역이었다. 이 환상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지구 온난화, 오존층 파괴, 특화된 줄기세포 배양 등을 둘러싸고 자연은 어디서 멈출 것이며 문화는 어디서 시작될 것인가? 확실히 이런 질문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 - 115~116쪽 ​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통한 사회생활의 일반적 지식으로서 이해되는 인류학은 이렇듯 다양한 접근법을 한데 엮는 데에서 특히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첫째 인류학이 어떤 면에서 자연과 문화의 관계에 관한 철학적 문제의식을 계승해왔기 때문이다. - 118쪽 ​ 요컨대 내가 집념하는 자연과 문화의 대립에 대한 비판은 자연적 대상과 사회적 존재의 관계성을 다루기 위해 사용된 개념적 도구의 광범위한 재작업을 시사한다. 이 대립이 수다한 비근대적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또는 서구 사상의 발전 과정에서 뒤늦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근대 세계의 자연주의(naturalism)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동떨어진 문화를 판단하는 기준을 구성하기는커녕 세계와 타자의 객관화를 지배하는 더욱 일반적인 스키마의 가능한 표현 중 하나일 뿐이다. 자연주의는 그러한 새로운 분석적 장에 통합할 필요가 있다. -121쪽 ​ 세계의 구성요소와의 관계를 정의하기 위해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스키마는 정신 구조의 형태로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선천적이고 일부는 사회생활의 속성에서 유래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조가 모두 서로와 양립할 수는 없으므로, 모든 문화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 조직화의 각 유형은 비록 우발적이지만 역사 속에서 종종 비슷한 결과와 함께 반복되는 여과 및 분류와 조합의 산물이다. 이 요소들의 성질을 명시하고 그 구성의 규칙을 해명하고 그 배열의 유형학을 작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류학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과제이다. - 122쪽 ​ ​ 차례 영어판 서문 서문 1장 조개 논쟁 사이펀의 적절한 사용에 관하여 이론상의 생태학 레비스트로스의 두 자연 2장 인류학적 이원론 능산적 자연, 소산적 자연 대상의 역설 논란과 수렴 - 환원의 궤도 - 번역의 궤도 3장 각자의 자연 속으로 진실과 신념 근대인의 미스터리 일원론과 대칭성 보편주의와 상대주의 결론 대담 횡단하는 우주론과 혼의 윤리학 옮긴이 후기 자연의 인류학과 관계의 생태학 찾아보기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옮긴이: 존재론의 자루 ISBN: 979-11-88501-28-1 (93380) 출간일: 2022년 10월 12일 정가: 21,000원 제본: 무선 쪽수: 252쪽 판형: 145×210mm 분야: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국내도서 > 인문 > 철학/사상 > 인간론 국내도서 > 인문 > 철학/사상 > 형이상학 국내도서 > 역사 > 아메리카사 > 중남미사 월딩 시리즈 2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16세기 브라질에서 가톨릭과 식인의 만남 지은이: 필리프 데스콜라 옮긴이: 차은정 책 소개 ​ 20세기 유럽 철학의 탈근대적 전환뿐만 아니라 인류학의 ‘존재론적 전회’를 주도해온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의 대표작! 다자연주의와 퍼스펙티브주의로 나아가는 교두보 아마존에서 퍼 올린 21세기의 인간학! 참조한 번역 판본이 5종, 옮긴이 7인의 집단 번역의 성과 ​ 이 책은 16세기 브라질 해안에서 일어난 가톨릭 선교사들과 식인부족 간의 ‘존재론적 만남’에 대한 탐구이다.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는 이때의 사건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우리의 시점을 16세기 브라질로 이동시킨다. 카스트루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원주민들의 ‘변덕’에 주목했던 사실에서 출발하여 역사적 관점에서 이 존재론적 만남의 의미를 추적해나간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선교사들이 전하는 가톨릭 복음을 무척 순순히 받아들이면서도 교리가 금지하는 전쟁과 복수와 식인 풍습 등은 멈추려 하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아마존 원주민을 ‘변덕스럽다’고 기록한 유럽인 선교사들의 문헌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 이 탐구는 원주민의 우주론에 대해 전혀 뜻밖의 차원과 맥락들을 밝혀낸다. 보도자료 《월딩 시리즈》 두 번째 책은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의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이다. 카스트루는 인류학의 ‘존재론적 전회’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학자이며 인류학계뿐만 아니라 지식계 전반에서 사상적 전환을 주도하는 인물로서 명성이 높다.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은 그가 이끄는 사상적 전환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자 할 때 맨 처음으로 살펴보기에 매우 알맞은 책이다. 카스트루가 아마존에 대한 민족지적 연구에서 근대유럽의 형이상학 비판으로 연구 범위와 영역을 확장하는 시점에 교두보 같은 역할을 한 책이기 때문이다. 카스트루는 이 책을 일컬어 “가장 좋아하는 논문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의 원출처가 되는 논문은 1992년에 포르투갈어로 처음 출간되었고, 이듬해인 1993년에 프랑스어로 번역된 이후, 2002년에 간행된 카스트루의 논문집에 다시 수록되었고, 2017년에 한 번 더 신판으로 발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꾸준히 수정과 보충이 이루어졌는데, 이처럼 30년 동안 판본을 달리 하며 계속 재출간되었다는 것은 이 논의의 시의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참고로 밝히면,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의 한국어판 역자들은 부가 설명 단락과 저자 각주 등의 편집이 언어별 번역본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 탓에 총 5종의 번역 판본을 대조하며 한국어 번역을 진행했고 7인의 집단 번역으로 이를 완성해냈다. 이 책은 16세기 브라질 해안에서 일어난 가톨릭 선교사들과 식인부족 간의 ‘존재론적 만남’에 대한 탐구이다. 카스트루는 이때의 사건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우리의 시점을 16세기 브라질로 이동시킨다. 카스트루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원주민들의 ‘변덕’에 주목했던 사실에서 출발하여 역사적 관점에서 이 존재론적 만남의 의미를 추적해나간다. 더불어 문화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인류학적 논쟁과 관련한 놀라운 통찰을 이끌어낸다. 16세기에 브라질로 건너온 유럽 선교사들은 그들이 남긴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야만인은 변덕스러운 자’라고 기록한다. ‘변덕스러움’은 유럽인이 규정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특질인 것이다. 원주민들이 변덕스럽다고 기록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아메리카를 찾아온 유럽인들의 최우선 목표는 바로 ‘선교’였다. 그들은 원주민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심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에 반해 성과는 미미했는데, 이는 원주민들이 다른 신을 섬기거나 기독교 신앙에 반대해서가 아니었다. 원주민들은 오히려 기독교 복음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감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문제는, 원주민들이 “믿는 것도 아니면서 믿음을 거부하지 않”았고, “믿게 된 후에도 믿음이 없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었다. 원주민들은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이면서도 기독교가 금지하는 것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이들은 숭배와 복종을 몰랐으며 유럽인들과 달리 신앙의 이름으로 무엇에 복속되는 일이 없었다. 반면 이들이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은 전쟁과 복수였다. 그리고 유럽의 선교사들이 그토록 근절하고 싶어 한 것, 바로 식인 풍습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전쟁과 복수와 식인과 음주 같은 이른바 ‘악습’을 멈추지 않으려 한 아마존 원주민의 우주론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러다가 결국 식인 풍습을 잃었을 때, 이들은 과연 무엇을 영영 잃게 된 것이었을까. 투피남바 족을 ‘변덕스럽다’고 기록한 유럽인 선교사들의 문헌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 이 탐구는 원주민의 우주론에 대해 전혀 뜻밖의 차원과 맥락들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이 깨달음으로 인해 이 책이 종국에는 투피남바 족의 변덕스러움을 ‘예찬’하며 마무리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 ​ 지은이 소개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Eduardo Viveiros de Castro 인류학자, 민족학자. 195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폰티피시아 가톨릭 대학 사회과학부에서 사회학을 배운 후 1974년에 브라질국립박물관 대학원 과정에 진학했다. 1974년에 아마존 내륙의 야왈라피티(Yawalapiti) 족을 현지 조사하기 시작했고 1977년에 그에 관한 민족지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는 투피계 인디오인 아라웨테(Araweté) 부족을 현지 조사하여 1984년에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이 논문은 『아라웨테: 식인의 신들 Araweté: os deuses canibais』(1986)로 간행되었다. 이후 아마존 원주민의 우주론을 논한 『적의 관점에서: 아마존 사회의 인간성과 신성성 From the Enemy’s Point of View: Humanity and Divinity in an Amazonian Society』(1992)과 「우주론적 직시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퍼스펙티브주의 Cosmological Deixis and Amerindian Perspectivism」(1998) 등을 통해 그의 인류학적 사상이 유럽의 인류학계뿐만 아니라 철학계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아마존 원주민의 우주론을 다자연주의와 퍼스펙티브주의로 이론화하는 한편 유럽 철학의 근본적인 문제인 ‘나르시시즘적 중심주의’를 지적하고 그것의 탈식민화를 제기함으로써 20세기 유럽 철학의 탈근대적 전환뿐만 아니라 21세기 인류학의 사상적 전환 운동인 ‘존재론적 전회’를 이끌고 있다. 2009년에 프랑스판으로 출간된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한국어판은 2018년 출간)에서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적 사유와 들뢰즈의 생성철학을 횡단하며 아마존의 우주론에 기초한 그의 사상을 놀라운 필치로 펼쳐냈다. 지금까지 그는 브라질국립박물관 교수로 재직하면서 유럽과 영미의 주요 대학에서 강연 활동을 전개해왔고, 120여 편의 논문과 1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 옮긴이 소개 〈존재론의 자루〉 이 책을 집단 번역한 〈존재론의 자루〉는 서울대 인류학과 석박사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존재론적 전회’ 공부 모임이다. 2019년 1월에 시작하여 현재까지 ‘존재론적 전회’의 주요 저작들을 강독해왔으며 최근에는 레비스트로스의 저서들을 함께 읽고 그것의 인류학적 사상을 상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혜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 졸업. 석사논문은 「지리산국립공원과 마을 주민의 자연 보호 관념과 실천」이다. 한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맺음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성인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으로는 「필연적 만남, 방법 없는 이별: 한국전쟁 피난민의 ‘비공식적’ 이산가족 상봉 이야기 내 만남과 이별의 재현」 등이 있다. 현재 한국 내 시각장애를 가진 아동의 초기 사회화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 중이다. 김지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논문으로는 「한국의 양식 산업 속 적조와 인간의 관계: 작은 것들의 카리스마, 적조」, 「줄줄이 매달아 굴 기르기」(공저)가 있으며, 『한편 4호 동물』에 「플라스틱 바다라는 자연」을 기고했다. 해양쓰레기에 대항하는 해양 보전과 해양 공간의 재발명에 관한 학위 논문을 작성하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경빈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 석사 졸업. 석사논문은 「실향민 공동체의 시간과 위기: 이북5도청과 도민조직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이다. 기지촌 여성의 구술을 다룬 『영미 지니 윤선: 양공주, 민족의 딸, 국가 폭력 피해자를 넘어서』를 공동 저술했다. 탈식민과 냉전, 이데올로기와 상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손성규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으로는 「The Nurturing of a Communal Self in an Elementary School Home Class」가 있으며, 『다시개벽』(2021년 여름호)에 「불확실성의 시대를 조망하는 인류학적 사고: 가상의 힘을 마주한 상징계, 그리고 상징 너머의 인류학」을 기고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한국 교육열의 지속과 변화에 관한 현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은정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 박사 졸업. 논문으로는 「인류학에서의 탈서구중심주의: 데스콜라의 코스몰로지와 스트래선의 탈전체론을 중심으로」 등이 있고, 저서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 식민지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들의 탈향, 망향, 귀향의 서사』가 있으며 번역서로 『숲은 생각한다』, 『부분적인 연결들』, 『부흥문화론』(공역) 등이 있다. 최경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과정 수료. 간호사들의 ‘태움’ 관행과 그 관계의 억압적 구조에 관심을 갖고 있다. ​ 시리즈 소개 월딩 시리즈 월딩(worlding)은 있기(being)에서 하기(doing)로 삶의 문제의식을 전환합니다. 《월딩 시리즈》는 지구생명체 간의 공생 속에서 새로운 지식과 실천을 모색하는 인류학 저서들을 소개합니다. ​ 1. 『타자들의 생태학』 필리프 데스콜라 지음 / 차은정 옮김 2.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지음 / 존재론의 자루 옮김 3. 『라인스』 (근간) 팀 잉골드 지음 / 김지혜 옮김 4. 『오늘날의 애니미즘』 (근간) 오쿠노 가츠미, 시미즈 타카시 지음 / 차은정, 김수경 옮김 책 속에서 선교사들은 구세계 이교도들 가운데 자기들이 극복해야 할 저항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우상과 성직자, 예배와 신학, 즉 자기 것이라고 할만한 배타적인 것은 거의 없으면서도 그 이름에 가치를 두는 종교 말이다. 이에 반해 브라질에서는 한쪽 귀로는 신의 말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다른 한쪽 귀로는 무심하게 흘려보냈다. 여기서 선교사들이 싸워야 할 적은 다른 교의가 아니라 교의에 대한 무관심, 선택의 거부였다. 변덕, 무관심, 망각. “이 땅의 사람들은 전 세계의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야수 같고 가장 은혜를 모르며 가장 변덕스럽고 가장 비뚤어져 있고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자들이다”라고, 그들에게 환멸을 느낀 비에이라는 그처럼 도발적인 단어들을 늘어놓았다. - 14~15쪽 ​ 반복해서 말하면, 예수회 수사들이 화가 난 이유는 ‘브라질 사람들’이 다른 신앙의 이름으로 복음에 대한 적극적 저항을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신앙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이 사람들이 복잡다단한 관계를 품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누리고자 했다. 선교사들이 그들을 거두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은 거꾸로 ‘구습이라는 토사물’(Anchieta 1555: Ⅱ, 194) 속으로 되돌아갔다. - 23쪽 ​ 따라서 문제는 투피남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태도, 즉 유연함과 완고함, 순종과 불복종, 열광과 무관심이 뒤섞여 있는 이 혼합의 의미를 밝혀내는 것이다. 이는 ‘빈약한 기억력’과 ‘의지의 결여’로 보이는 인디오들의 신앙심 없는 믿음 너머를 보려는 것이다. 결국 타자가 되고자 하는, 그러나 자기만의 관점대로 되고자 하는(여기에 미스터리가 있다.) 저 모호한 욕망의 대상을 이해하려는 것이다. - 30쪽 ​ 따라서 우리는 브라질 사람들의 세 가지 ‘구성적 부재’에 상호 인과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디오들에게 신앙이 없었던 이유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며, 법이 없었던 이유는 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언어에는 소리(F, L, R의 발음)도 의미도 없었다. 참된 믿음은 지배에 대한 지속적인 복종을 전제하고, 이는 결국 군주에 의한 강압의 행사를 전제한다. 왕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사제들을 믿었다. 이와 같은 (터무니없는) 논리로─왕이 없었기 때문에─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 65쪽 ​ 내가 말하는 바는 투피남바 철학이 본질적인 존재론적 불완전함을 확증한다는 것이다. 사회성의 불완전함, 일반적으로는 인간성의 불완전함 말이다. 그러니까 문제는 내부성과 동일성이 외부성과 차이에 위계적으로 종속된, 생성과 관계가 존재와 실체보다 우위에 있는 질서였다. 이러한 유형의 우주론에서 타자는 문제─유럽의 침략자들은 타자를 문제로 삼았지만─이전에 해답이다. 은매화는 대리석이 알 수 없는 논리들을 가지고 있다. - 67쪽 ​ 인디오들이 적어도 한 영역에서 매우 철저하게 일관적이며 또 어떤 것에 대해 “오래 견지할 만한 세심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면, 그것은 복수에 관한 모든 사태와 얽혀있었다. - 77쪽 ​ 브라질 민족은 목숨을 바칠만한 우상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다른 것을 위해 죽었고 죽였다. 바로 ‘뿌리 깊은 관습’을 위해서였다. 이것은 왜 그들의 관습이 예언의 샤먼들보다 개종에 더 근본적인 장애물이었는지를 말해준다. 전사의 복수는 모든 악습의 근원에 자리한다. 식인, 일부다처, 만취, 이름 수집, 명예. 이 모든 것들이 복수의 테마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 79쪽 ​ 적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잡아먹히는 것은 부패하기 쉬운 사람의 일부를 승화시켜 달성하는 불멸화(immortalization)다. (...) 그러나 투피남바 사람들이 적을 먹어치운 것은 애도가 아닌 복수와 명예를 위해서였다는 것도 분명하다. 여기서 내가 근본적이라고 생각하는 사회학적인 동기와 마주한다. 이 동기는 부패하는 것과 부패할 수 없는 것에 관한 인격론적인 테마보다도 더 깊은 어떤 것─그리고 개종을 위한 선교사들의 노력에 식인주의 이상으로 저항한 어떤 것─을 가리킨다. 적의 죽음과 적의 손에 의한 죽음을 허락한 것은 바로 복수의 영속화 자체였다. - 87쪽 ​ 투피남바 전사의 복수는 사회의 중추적 가치로서 그 자체를 구성함으로써 근본적인 존재론적 불완전성,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불완전성을 표현했다. 일관성과 변덕스러움, 개방성과 완고함은 단 하나의 진리가 가진 두 얼굴이다. 그 진리란 외재적 관계의 절대적 필요, 다시 말해 타자 없는 세계의 사고 불가능성(Deleuze 1969)이다. - 101쪽 ​ 인디오에 대한 무자비한 전쟁을 통해 침략자의 신학-정치적 장치는 마침내 인디오 전쟁을 길들일 수 있었고, 사회적 목적의 특성을 제거하여 침략자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매체로 변형시켰다. 요컨대 투피남바 족은 전쟁에서 패배했고, 또 전쟁을 잃었다. - 109쪽 ​ 식인은 사교성의 완전한 결여가 아니라 사교성의 과잉을 표현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식인의 중단은 어떤 의미에서 투피남바 사회의 근본적인 차원의 상실을 뜻할 것이다. 근본적인 차원이란 적과의 ‘동일화’, 말하자면 근본적인 변성(alteration)의 조건으로서 ‘타자’를 통한 자기규정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식인이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된 것이 실은 유럽인의 도래에 의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식인은 오로지 혹은 주로 유럽인이 식인을 혐오하고 탄압했기 때문에 포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럽인이 투피 사회에서 적의 위치와 기능을 점하게 되었기 때문에 포기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139쪽 ​ 아라웨테 족은 16세기 투피 족의 식인적 사회학으로부터 자그마치 식인적인 종말론을 개발했다. 적들은 신들로 탈바꿈했다. 아니, 오히려 우리 인간은 이제 적의 자리를 차지하고서 죽음을 통해 우리의 적/인척인 신들로 변신하기를 희망한다. 마이란 어떤 면에서 옛 투피남바가 신으로 모습을 바꾼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투피 족의 변덕스러운 혼은 아직도 식인주의라는 문제와 연루되어있다. - 141쪽 ​ ​ 차례 감사의 글 1부 16세기 브라질에서 불신앙의 문제 종교체계로서의 문화 지옥과 영광에 대하여 낙원에 있는 구분 믿음의 어려움에 관하여 2부 투피남바는 어떻게 전쟁에 패했는가? 시간을 이야기하다 오래된 법 기억의 즙 완강한 식인자들 변덕스러움을 예찬하며 미주 대담 ‘엑스트라 모던’의 형이상학 옮긴이 후기 아마존에서 퍼 올린 21세기의 인간학 참고문헌 찾아보기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2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32-8 (03800) 출간일: 2023년 2월 24일 정가: 16,000원 제본: 무선 쪽수: 280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 에세이 국내도서 > 문학 > 세계문학 국내도서 > 고전 > 고전문학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2 지은이 : 김정선 책 소개 ​ “책을 자신만의 은신처로 삼고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책의 진정한 주인인 당신들에게 인사처럼 또는 우리만의 신호처럼 이 책을 보내고 싶다.” ​ 이 책은 대전에 사는 50대 사람 김정선이 세계 문학 작품들을 읽으며 쓴 기록이다. 앞서 출간한 1권에서 1백 권(작품 수로는 70편)을 읽고 쓴 데 이어 이번 2권에서는 64권(47편)을 읽고 썼다. 이번 책에서 김정선의 말투는 좀 더 편안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상도 더 자유롭고 풍성해졌다. 물론 마음이 단단히 뭉친 날의 기록도 있다. 그런 날에도 그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책을 읽고 썼다. 성실하게. 이것은 일종의 독서일기이다. 전문가인 양 이렇게 읽어라 저렇게 읽어라 하는 부분은 없다. 소설 속 인용문을 뽑고, 간단한 일상과 마음 상태를 적고, 읽은 책의 줄거리를 꼼꼼하게 적었다. 마지막에는 짤막한 감상평. 이 간소한 형식이 내내 반복된다. 기본적으로, 김정선은 해석하고 규정하는 권위에 반발한다. 반평생 이상 규칙을 엄중히 지키는 임무를 가진 교정 교열자로 산 그는, 그것도 세계 문학 교정 교열 일을 가장 오래한 그는, 규칙과 규정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권위라는 것이 따져볼수록 허술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김정선은 외부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기 안의 목소리, 내면의 안내자를 따르고자 한다. 이 책에서 김정선이 알베르 카뮈를 평가하는 대목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존 해석들에 대한 김정선의 설득력 있는 의심을 읽는 일은 무척 유익하고 또한 재미있다. 김정선이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세계 문학을 읽기 시작한 때가 2020년 6월. 김정선은 지금도 그가 은신처로 여기는 공간에서 세계 문학을 읽고 소감을 기록하고 있다. 두 해가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무척 성실하게 문학을 읽고 감상을 쓰면서 김정선이 찾는 것은 무엇일까. 독자마다 저마다의 대답을 찾겠지만 그중의 하나를 꼽아보자면, 김정선이 찾는 것은 소통이 아닐까 싶다. 책과 자신과의 소통. 자신과 자신의 글을 읽을 독자와의 소통. 독자와 자신이 소개하는 책과의 소통. 이렇게 관계를 확장하다 보면 이 세상 모든 곳이 어떤 차원에서는 우리 모두의 은신처일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의 책읽기는 이 세상을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누구든 숭고하게 또한 평등하게 머물 수 있는 성소(聖所)로 만들려는 묵묵한 순례 같기도 하다. 표지에는 김정선과 함께 사는 ‘연필이’(연필선인장)와 편집자 최진규와 함께 사는 ‘고다’(고양이)를 나란히 그려 넣었다. 지은이 소개 김정선 이십 대 후반부터 오십 대 중반까지 단행본 출판물 교정 교열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동사의 맛』,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오후 네 시의 풍경』, 『열 문장 쓰는 법』, 『끝내주는 맞춤법』,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1』 등의 책을 냈다. 대전에서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끼적이며 산다. ​ 책 속에서 ​ 경남 창원시엔 ‘화이트래빗’이라는 북바(Bookbar)가 있다. 말 그대로 술과 책을 함께 파는 곳이다.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1권 북토크 때문에 갔었다. 기차를 타고 마산역에 내려 버스로 이동한 뒤에도 골목을 한참 걸어 들어가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북바’가 있을 만한 골목이 아니었다. 이런 곳에? 하며 고개를 여러 번 갸우뚱거렸더랬다. 어디선가 “계란이오, 계란!” 하고 쥐어짜는 목소리를 앞세우고 계란을 잔뜩 실은 트럭이 나타날 것만 같은 그런 골목이었다. 미닫이 철문을 열고 들어서니, 술병보다도 더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게 특이하달뿐 그냥 좁고 어둑신한 바였다. 내가 술을 좋아하는 주당이었다면 ‘천국이 따로 없군!’ 하고 감탄했겠지만, 술을 못 마시니 뭐랄까, 아늑한 아지트 같았달까. 상호 그대로 토끼들이 오종종 모이는 토끼굴 같은 아지트. 주인장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일고여덟 분 정도가 모인 단출한 북토크였기에 특별히 인상 깊을 이유도 없는데, 왜 2권 서문에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저자로 참여한 이른바 ‘각 잡힌’ 북토크라기보다 비슷한 독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바다가 가까운 동네 한 골목에 자리한 아지트에 모여 책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 것 같아서였으리라. 정말 오랜만이었다. 아지트에 모여 자유롭게 책 이야기며 사는 이야기를 나눠 본 게. 그런 게 고팠던가 보다. 장소가 남달랐다고 특별한 기분을 느낀 건 아닐 테다. 그런 감각엔 무딘 편이니까. 굳이 꼽자면 바의 주인장께서 미리 메일로 보내 준 질문지에서부터 뭔가 남다른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내 책을 애정을 가지고 꼼꼼히 읽지 않고는 물을 수 없는 질문들로 빼곡했으니까. 그뿐인가. 참여한 분들도 하나같이 책을 흥미롭게 읽은 티가 팍팍 났다.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는 물론 그전에 낸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에다 『오후 네 시의 풍경』 속 한 꼭지인 「오늘은 우는 날」 이야기까지 나왔을 땐, 속으로 ‘이 사람들 정체가 뭐지?’ 하고 중얼거렸을 정도다. 몇 년 전 충주의 한 서점에서 북토크할 때 만났던 중년 여성 한 분이 떠오른다. 비록 북토크 관련 책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글쓰기 책을 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질문 대신 받은 적이 있다. 도심과 떨어진 외곽에 사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내가 낸 글쓰기 책을 구해 딸과 함께 공부하고 있노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왔노라고 말하고는 어색한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던 그분의 모습을 한동안 잊지 못했다. 이런저런 책을 내고도 가족에게조차 알리지 못할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만큼 멘탈이 엉망이던 시절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아 내가 책을 냈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후회나 민망함보다 보람을 더 느낀 기억이 난다. 책의 주인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창원과 충주에서 만난 분들 같은 숨은 독자들이리라. 왜냐하면 저자나 작가는 물론 책을 만드는 출판인들도 결국 거기서 시작했을 테니까. 책을 자신만의 은신처로 삼고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그 경험을 공유했던 사람으로서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은신처에 내 책들을 꽂아놓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책을 통해 교양과 풍부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에겐 많이 부족한 책이지만, 책을 자신만의 은신처로 삼는 독자에겐 나만의 은신처를 선보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1권과 달리 2권은 다룬 책의 양도 적고 쓰는 과정도 힘들었다. 여름이 지나면서는 원고를 오래 묵혀 두어야 할 정도로 꽤 오랫동안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결국 맨 뒤의 네 편은 예전에 쓴 글을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모두 47편, 64권을 읽고 쓴 기록을 2권으로 묶었다. 하지만 나만의 은신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면에선 1권과 견주어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자신한다. 받아준다면, 부끄럽지만 책의 진정한 주인인 당신들에게, 인사처럼 또는 우리만의 신호처럼, 이 책을 보내고 싶다. - 5~7쪽, 「들어가며: 책의 주인들에게 전하는 인사」 차례 ​ 들어가며 : 책의 주인들에게 전하는 인사 2021, 봄 곤경에 빠진 서술자 : 『이방인』, 알베르 카뮈 흔해빠진 특별함 : 『구토』, 장 폴 사르트르 살인을 생각하고 행하는 것 사이에 놓인, 건널 수 없는 심연 : 『죄와 벌』 상·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무지한 독자의 변명 :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모호함을 유지할 것 : 『데이지 밀러』, 헨리 제임스 패배한 삶과 패배하지 않은 이야기 :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1·2, 조지 엘리엇 아버지의 목소리 : 『레 미제라블』 1~5, 빅토르 위고 놀라운 인생, 놀라운 소설 : 『사일러스 마너』, 조지 엘리엇 완고한 지성 : 『반도덕주의자』, 앙드레 지드 문학의 배신 : 『지상의 양식』, 앙드레 지드 괴테가 구원한 괴테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파우스투스 박사 외』, 크리스토퍼 말로 / 『파우스트 박사』 1·2, 토마스 만 하늘의 정치, 땅의 종교 : 「지옥」, 「연옥」, 「천국」,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은신처가 된 교양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외톨이 선언 : 『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2021, 여름 대체 소설이야 인생론이야? :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유럽 백인 남성을 위한 자기계발서 : 『인간의 굴레에서』 1·2, 서머싯 몸 ‘인생의 소설’ : 『예브게니 오네긴』, 알렉산드르 푸시킨 긍정의 힘을 키우랬지, 누가 환상을 품으랬어? : 『대위의 딸』, 알렉산드르 푸시킨 거리두기가 답이다! : 『아버지와 아들』, 이반 투르게네프 환상의 집 : 「인형의 집」,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유령의 집 : 「유령」,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삶의 풍경 : 「갈매기」, 『체호프 희곡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다른 것이 없지는 않다 : 「바냐 삼촌」, 『체호프 희곡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한다 : 「세 자매」, 『체호프 희곡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노을 지다 : 「벚나무 동산」, 『체호프 희곡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빛나는 조연, 돈 압본디오! : 『약혼자들』 1·2, 알레산드로 만치니 1인칭 시점의 유혹 : 『전염병 연대기』, 대니얼 디포 풍경에는 중심이 없다 : 『천변풍경』, 박태원 2021, 가을/겨울 새로운 이야기는 가능한가? : 『내 이름은 빨강』 1·2, 오르한 파묵 ‘대체 난 내 인생으로 뭘 한 거지?’ :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전체주의 방식? : 『동물농장』, 조지 오웰 나는 지금 미래사회에 살고 있다 : 『1984』, 조지 오웰 소설과 시차 적응 :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이토록 무서운 소설이라니 : 『작은 아씨들』 1·2, 루이자 메이 올컷 “그리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네”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뵐 잃어버린 게 삶이 아니라 명예라고?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밑도 끝도 없는 : 『타임퀘이크』, 『마더 나이트』, 『제5도살장』, 커트 보니것 덜 사는 삶 : 『소멸』, 토마스 베른하르트 엄마 잃은 이야기들 : 『포』, 존 쿳시 / 『로빈슨 크루소』, 대니얼 디포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미셸 투르니에 사랑과 싸움 : 『헤이케 이야기』 1·2 / 『겐지 이야기』 1~10, 무라사키 시키부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대학공간에서의인권 | 포도밭출판사

    엮은곳: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지은이: 아드리안 홉킨스, 치사토 키타나카, 데이비드 카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 구미영, 김엘림, 신윤진, 이성용, 이주영, 주윤정 ISBN: 979-11-88501-31-1 (03300) 출간일: 2022년 9월 30일 정가: 15,000원 제본: 무선 쪽수: 216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회과학계열 > 사회학 대학 공간에서의 인권 엮은곳: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지은이: 아드리안 홉킨스, 치사토 키타나카, 데이비드 카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 구미영, 김엘림, 신윤진, 이성용, 이주영, 주윤정 책 소개 ​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하기 대학 공간에서 인권이 제대로 존중되고 보호되려면, 나아가 대학이 인권의식을 갖춘 구성원을 양성할 수 있으려면,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바탕이 마련되어야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고,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로 인한 피해를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으며, 피해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들을 쌓아나갈 수 있다. 이 책은 2022년 1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개최한 네 번의 웨비나에서 발표·토론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학문연구, 교육, 업무 등이 이루어지는 대학 공간 곳곳에 인권의 가치가 스며들기를, 그 효과로 실질적 변화들이 대학 공간에서 이뤄지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출간한다. ​ 보도자료 ​ 2022년 3월부터 모든 대학이 인권센터를 반드시 두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인권센터나 성평등센터와 같은 기구를 운영하는 대학들이 있었지만, 2021년 2월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이제 인권센터 설치는 모든 대학에 의무사항이 되었습니다. 대학이 구성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를 필수적으로 두게 된 것은 고무적입니다. 성희롱·성폭력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차별, 괴롭힘과 같은 인권침해를 겪는 구성원들이 찾아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되고, 이미 인권센터가 있는 대학의 경우 더 효과적으로 기능하도록 개선을 촉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인권이 제대로 존중·보호되고 인권의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으려면, 대학 인권센터 설치·운영 이상의 것이 요구됩니다. 즉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바탕이 마련되어야,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인권 문제가 발생할 때 그로 인한 피해가 무엇인지를 더 잘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들을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2022년 1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개최했던 네 번의 웨비나에서 발표·토론되었던 내용을 엮은 것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아드리안 홉킨스, 일본 히로시마 대학 하라스먼트 상담실의 치사토 키타나카,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리더십 및 교육과학 대학의 데이비드 카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로스쿨 데보라 투르크하이머를 발표자로 초청해 이야기를 들었고, 각 세미나별로 국내 여러 연구자들이 대담자로 참여해 한국 사회 및 대학에 가지는 시사점을 짚으며 토론해 주셨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구미영 연구위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김엘림 교수,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국립평화분쟁연구소의 이성용 교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신윤진 교수,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의 이주영 교수,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주윤정 교수 등입니다. 이 책을 통해 대학에서 어떻게 하면 인권을 더 잘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리의 사유와 행동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대학의 인권센터나 다양성·포용성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매일 인권, 평등,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이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대학이 더욱 인권친화적이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학문연구, 교육,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에게 생각거리를 주기를 기대합니다. 대학 인권센터의 법적 제도화가 단순히 형식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대학 내 구성원들의 관계가 변화하고 학문연구와 교육의 과정에 인권의 가치가 스며들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합니다. 인권침해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법적 잣대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판단하는 데에만 치중하기보다, 피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피해자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자리로 잘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닦는 일에도 인력과 자원이 배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서의 대화와 토론이 그러한 과정에서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1. 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추구 아드리안 홉킨스의 「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추구」는 대학이 교육, 연구, 교·직원 인사, 학생 선발을 포함한 대학 운영 전반에서 인권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우리의 사유의 폭을 넓혀줍니다. 홉킨스는 대학 내에서 평등, 다양성, 포용성을 어떻게 실현하려고 노력하는지, 그것이 탁월한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목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경험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평등은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다양성은 사람들이 지닌 차이가 존중되고 그 가치가 인정되고 수용되어야 한다는 것, 포용성은 공동체 내 기회와 자원을 동등하게 누리며 그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대학 내 하라스먼트 개념과 대응 치사토 키타나카는 「대학 내 하라스먼트 개념과 대응」에서 대학 자치가 마치 강의실이나 연구실에 관한 한 전적으로 교수에게 재량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되곤 하는 일본 대학에서 어떻게 그러한 인식의 장벽을 넘어 캠퍼스 내 하라스먼트에 대한 대응이 발전해 왔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소개합니다. 키타나카는 대학 차원의 하라스먼트 대응을 요구하고 변화를 관찰해 온 젠더사회학자로서, 하라스먼트 상담 조직을 만들고 사건조사를 해서 끝내는 것으로는 하라스먼트 대책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키타나카는 피해가 지속되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조기에 소속 학과나 기관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3. 회복적 정의와 대학 데이비드 카프는 「회복적 정의와 대학」에서 대학 구성원들이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하고 타인의 관점과 경험을 생각하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관계를 강화하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회복적 정의를 대학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1차적 단계라고 제시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인권친화적인 대학 만들기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카프는 사람들을 같이 대화하고 배울 수 있는 존재로 대하면서, 중요하지만 어려운 도덕적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도덕적 능력을 갖춘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4. 신빙성의 불균등한 배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는 「신빙성의 불균등한 배분」에서 여성, 유색인, 장애인, 성소수자, 이민자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발언이 자주 무시되고 진실성이 부정당하는 ‘신뢰성 폄하 현상’을 성폭력 피해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피해자들은 어떤 일이 발생했고, 그 일은 옳지 않고, 가벼이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처럼 피해자들의 말이 부당하게 무시되거나 평가절하되는 일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피해자의 말이 항상 진실인 것만은 아니지만, 투르크하이머는 피해자의 말에 진실한 증거로서의 효력을 전혀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어떤 사건을 판단해야 할 때,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는 입증 원칙’, ‘증거의 우월성 원칙’,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의 원칙’ 등 제도와 맥락에 따라 요구되는 확신의 수준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에서 형사절차상의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는 입증 원칙’이 요구되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투르크하이머는 지적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대학에서도 일어납니다. 투르크하이머는 우리의 인식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법과 문화에 성차별과 권력불균형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지은이 소개 아드리안 홉킨스(Adrienne Hopkins) 아드리안 홉킨스는 12년간 영국 옥스팜Oxfam에서 국제개발 경력을 쌓은 후 2012년 성평등 전문위원으로 옥스퍼드 대학의 평등과 다양성 팀The Equality and Diversity Unit에 합류하여 2019년부터 동 기관의 수장으로 재직 중이다. 치사토 키타나카(Chisato Kitanaka) 치사토 키타나카는 일본 히로시마 대학의 하라스먼트 상담실 준교수로 하라스먼트 피해자를 상담하고 문제해결을 지원한다. 사회학자로서 주요 연구 주제는 사회학적 젠더 이론, 여성 폭력, 학내 괴롭힘 등이다. 2017년 『아카데믹 하라스먼트 해결: 대학의 상식을 다시 묻기アカデミック・ハラスメントの解決: 大学の常識を問い直す』를 출간했다. 데이비드 카프(David Karp) 데이비드 카프는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리더십 및 교육과학 대학의 교수로 『대학을 위한 회복적 사법 소책자 The Little Book of Restorative Justice for Colleges and Universities』를 포함하여 공동체의 신뢰 회복과 학내에서의 회복적 사법 등의 연구 주제에 관한 다수의 저서와 학술논문을 출판했다. 샌디에이고 대학의 회복적 사법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데보라 투르크하이머(Deborah Tuerkheimer) 데보라 투르크하이머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로스쿨 교수로 형사법과 증거법, 페미니스트 법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뉴욕 지방검찰청에서 5년간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 전담 검사로 재직하였으며, 2021년 『신빙성: 왜 우리는 피해자를 의심하고 가해자를 보호하는가Credible: Why We Doubt Accusers and Protect Abusers』를 출간했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노동법, 젠더법을 연구한다.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젠더법학의 연구, 교육, 실행에 주력한다. 신윤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국제인권규범과 헌법 및 초국경적 인권문제를 연구한다. 이성용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국립평화분쟁연구소 교수. 분쟁 해결, 협상 중재, 전후 복구, 평화구축 관련 주제들을 연구한다. 이주영 서울대 인권센터 연구 부교수. 국제인권규범, 인권이론 및 사회권, 평등을 연구한다. 주윤정 부산대 사회학과 조교수. 인권사회학, 소수자/장애, 생태평화를 연구한다. ​ 차례 발간사 서문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하기 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추구 [아드리안 홉킨스 / 토론 구미영·이주영·주윤정] 대학 내 하라스먼트 개념과 대응: 일본 대학의 사례 [치사토 키타나카 / 토론 김엘림·이주영·주윤정] 회복적 정의와 대학 [데이비드 카프 / 토론 이성용·이주영·주윤정] 신빙성의 불균등한 배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 / 토론 신윤진·이주영·주윤정]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동물의품안에서 | 포도밭출판사

    엮은곳: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지은이: 권헌익, 김기흥, 김석호, 김호경, 김환석, 박효민, 이동신, 조윤주, 주윤정, 천명선, 최태규 ISBN: 979-11-88501-30-4 (03300) 출간일: 2022년 8월 26일 정가: 17,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2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역사/문화 > 역사일반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 > 주제로 읽는 인문학 > 동물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동물 일반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동물의 품 안에서 엮은곳: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지은이: 권헌익, 김기흥, 김석호, 김호경, 김환석, 박효민, 이동신, 조윤주, 주윤정, 천명선, 최태규 책 소개 ​ 동물이 뜻하려는 바를 알아듣기 위한 도전들 동물과 위계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들 인간-동물 관계의 새로운 이론들과 동물 해방의 실천들 『동물의 품 안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는 인간-동물 관계 이론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더 이상 생명을 착취하지 않는 변화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실천으로서 동물 해방 운동이 벌어지는 주목할 만한 현장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론과 실천의 협업을 통해 동물이 뜻하려는 바를 알아듣기 위한 도전을 강화해나가고 동물과 위계적이지 않고 비폭력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들의 목적이다. ​ 보도자료 ​ 자연은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그 활력을 독차지하고 낭비하고 결국 파괴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공간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으며 인간 아닌 다른 생명들이 머물 공간은 그만큼 좁아져간다. 이러한 불균형의 심화는 생태계를 무너뜨리며 심각한 기후재난을 초래한다.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이 고민은 지금의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질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는 지구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의 일원으로서 공생하며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변화를 추구해야 할까. 생명을 착취하지 않는 변화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어느 쪽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까. 이 시급한 변화를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이론과 실천의 도전이 필요하다. 생명과 생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자연, 인간-동물의 이분법적이고 위계적인 관계와 규범을 넘어 ‘공존’과 ‘얽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때다. 『동물의 품 안에서』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공존과 얽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변화한 세상의 모습을 상상하고 예견하게 하는 새로운 연구와 이론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현장에서의 주목할 만한 실천들의 사례를 구체적인 맥락들과 함께 전하고 있다. 동물이 뜻하려는 바를 알아듣기 위한 도전들과 동물과 위계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들의 다양한 사례가 책에 담겨 있다. 이 이야기들이 발판이 되어 인간-동물의 새로운 관계망들이 조직되고 동물 해방의 실천들이 더 많은 곳에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동물의 품 안에서』의 집필에는 인문학(문학), 사회과학(사회학, 인류학), 자연과학(수의학, 생태학, 동물행동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필자들은 인간-동물 관계에 관한 이론, 역사, 사회적 의의 및 정책 등을 심도 깊게 논의했고 다시 각자의 현장의 이야기와 접목하여 글을 완성했다. 이 책은 1부에서 인간-동물 관계의 이해를 위한 이론을 살펴보고, 2부에서 사회 속 동물과 관련한 이슈를 다루고, 마지막 3부에서는 인간-동물 관계의 실천 사례를 살펴본다. 1부의 세 편의 글은 인간-동물 관계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이론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권헌익은 「애니미즘의 역사」 에서, 애니미즘이 인간중심주의적 측면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에 주요한 토대를 제공했음을 밝힌다. 더불어 동물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장르가 어떻게 우리에게 애니미즘적인 경험들을 제공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지금 사회과학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보이는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애니미즘이라는 “둥치에서 나왔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헌익은 말한다. 김환석은 「신유물론, ANT, 그리고 동물연구」 에서 21세기에 급부상하고 있는 신유물론과 인간-동물 관계의 접목을 시도한다. 더불어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을 인간-동물 관계에 적용시키면서 인간-동물 관계를 좀 더 확장된 비인간존재들의 연결망 내에서 조망한다. 이동신은 「동물, 감정,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 에서 20세기 후반 등장한 ‘문학적 동물 연구’에 주목하면서, 동물을 은유적으로만 상상하고 해석하던 인간중심주의적 문학 전통에서 벗어나 인간-동물 관계를 탐구하는 문학비평의 가능성을 타진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동물 그 자체에 주목하는 상상력”이라고 강조한다. 2부의 네 편의 글은 사회 속 동물과 관련한 이슈를 다루는 동물 연구의 현황을 소개한다. 박효민은 「동물과 사회학」 에서 인간과 여러 형태로 상호작용하는 동물이 사회학 연구의 주요 대상으로 포함되지 되지 않았던 이유를 살펴보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 사회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동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일상적 삶의 방식이나 사회구조의 구성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을 제시한다. 천명선·조윤주는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계 맺음」 에서 인간이 동물을 탐구해온 역사를 정리한다. 인간이 동물을 정의하고, 동물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온 다양한 방식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과정 자체가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반영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김기흥은 「질병 경관을 통해 본 인간-동물-병원체의 관계」 에서 국내에서 2000년 이후 발생했던 감염병과 방역 정책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다루기 위해 질병경관(disease-scapes)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질병은 고정되고 닫힌 체계라기보다 유동적이고 해석적 유연성을 가진 실체이며 다양한 행위자들에 의한 수행을 통해 생성되는 다중적 실체이기에, 질병의 이러한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 질병의 탈식민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식임을 주장한다. 주윤정은 「인간-동물 관계와 생태정치」 에서 생태정치의 방식과 사례에 대해 논의한다. 환경사회학, 동물권, 얽힘의 관계 속에서 인간-동물 관계의 생태정치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더불어 인간-동물 관계의 정치성을 코스모폴리틱스라는 관점을 통해 살펴보며, 얽힘과 경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3부에서는 최근 이슈가 된 사건들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인식 변화가 어떻게 동물과의 새로운 관계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 관계 변화에서 비롯된 행동들이 어떻게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지를 살펴본다.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 최태규는 「한국의 사육곰과 인간의 특이한 관계, 변화」 에서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농가에서 사육하던 곰을 보호 동물 거주처인 생추어리로 옮겨오기 위해 2015년경부터 활동한 시민단체들의 노력을 정리했다. 김호경은 「인간이 바꾼 돌고래의 삶, 인간의 삶을 바꾼 돌고래」 에서 2013년에 돌고래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제주 앞바다로 방류하기까지 진행된 전문가, 활동가, 정치인 들의 활동을 담았다. ​ ​ 지은이 소개 권헌익 런던 정경 대학 인류학 교수로 재직했고 2011년부터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 사회인류학 석좌교수로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메가아시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2008), 『또 하나의 냉전』(2010), 『전쟁과 가족』(2020),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김기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과학기술학 관련 주제를 가르친다. 과학기술학과 의료사회학 관련 주제를 연구한다. 『Social Construction of Disease』(2007), 『광우병 논쟁』(2010), 『포항지진 그 후』(공저, 2020),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김석호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회발전연구소 소장. 지역사회학회 회장과 『조사연구』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Lack of Dream-Capital among Korean Youths: Rationally Chosen or Culturally Forbidden?」(2018), 『한국정치의 재편성과 2017년 대통령선거 분석』(공저, 2019), 『공정한 사회의 길을 묻다』(공저, 2021) 등을 썼다. 김호경 서울대학교 대학원 환경교육 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에서 동물행동생태학을 전공하고, 전시기획사, 동물원, 자연사박물관에서 과학 전시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운영하는 일을 해왔다.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의 ‘사이언스 아뜰리에’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여 〈멸종위기 생물카드〉, 〈생물×생각 다양성 App〉 등을 기획했다. 김환석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한국과학기술학회와 한국이론사회학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과학기술사회학과 현대사회 이론이 주된 연구 분야다. 『신유물론』(공저, 2022), 『21세기 사상의 최전선』(공저, 2020), 『포스트휴머니즘과 문명의 전환』(공저, 2017), 『모빌리티 시대 기술과 인간의 공진화』(공저, 2017) 등을 썼다. 박효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조교수.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사회심리학, 공정성, 이주민, 인간과 동물 간의 공정성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공정한 사회의 길을 묻다』(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공정성 이론의 다차원성」, 「Reward stability promotes group commitment」, 「Traumatic Stress of Frontline Workers in Culling Livestock Animals in South Korea」 등을 썼다. 이동신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포스트휴머니즘과 미국현대소설 및 SF 소설을 연구한다. 『A Genealogy of Cyborgothic: Aesthetics and Ethics in the Age of Posthumanism』(2010), 『다르게 함께 살기: 인간과 동물』(2021),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고, 『갈라테아 2.2』(2020) 등을 번역했다. 조윤주 서정대학교 반려동물과 교수. 수의학을 전공했으며 유실·유기동물 관리 방안과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에 대해 연구한다.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주윤정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인권, 소수자, 생태평화, 다종간 정의multispecies justice 등을 연구한다. 『보이지 않은 역사: 한국시각장애인의 저항과 연대』(2020), 『관계와 경계』(공저, 2021), 「스탱게르스의 가이아와 강정에서 고사리 꺾기: 이야기, 실천의 생태학, 관심을 기울이기」(2022), 「경이와 돌봄의 정동:천성산과 제주의 여성 지킴이들」(2020) 등을 썼다.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수의학에서 인문사회학적인 측면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근대 수의학의 역사』(2008),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 (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고, 『동물에게 인간은 무엇인가』 (공역, 2018) 등을 번역했다. 최태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사과정. 동물복지를 공부한다. 웅담 채취용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시민단체인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를 결성해 활동한다.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 엮은곳 소개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는 2018년 “인간-동물 관계의 전환: 신사물론적 경계 허물기”라는 주제의 서울대학교 교내지원사업을 진행하는 연구팀으로 출발해, 2019년 “위계에서 얽힘으로: 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동물 관계”라는 제목으로 교육부 인문사회기초연구사업에 선정된 후 현재까지 활동을 잇고 있는 연구팀이다.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는 인문학(문학), 사회과학(사회학, 인류학), 자연과학(수의학, 생태학, 동물행동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융합연구 네트워크로서 인간-동물 관계에 관한 이론, 역사, 사회적 의의 및 정책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개진해왔다. 연구팀은 연구자들과 학생들이 조우하는 학교 현장에서도 ‘생성(poiesis)’의 의미를 강조하며 새로운 이론과 실천이 생성되는 계기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동물의 품 안에서』의 집필과 출간 역시 그러한 계기를 마련하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 ​ 책 속에서 ​ 동물은 이성이 없고 본능에 따라 살고 훈련받은 데로만 행동한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흔하지만 인간-동물 관계를 실천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이 틀렸음을 안다. 키우는 강아지의 여러 가지 표정, 소리, 몸짓을 지켜보면서, 이건 무슨 뜻이고 저건 무슨 뜻인지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10~11쪽 오랫동안 인간은 동물이 뜻하려는 것을 인간이 알 수 없다고 단정해왔다. 그러면서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무시하거나 몇 가지 본능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해온 것이다. 이제 새롭게 인간-동물 관계를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시도는 바로 그렇게 단정해온 방식, 한 가지 해석만을 고수했던 태도를 버리는 데서 시작한다. - 11쪽 인간과 동물의 관계적 지평에 관한 지적 관심 뒤에는 특정한 역사적 환경과 배경이 있다. 당연히 역사결정론적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나, 그럼에도 인간이 인간 이외의 생명들에 갖는 관심은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만든 세계, 즉 인간의 조건과 그들이 처한 역사적 환경의 표현이다. - 22쪽 지난 20세기 상징·표상으로서의 인간-동물 관계가 사회이론의 토대가 되었다면, 21세기에 들어서서 인간-동물 관계는 이 책의 여러 저자들이 지적하듯이 존재론적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는 근대성 비판이나 근대 이데올로기의 인간중심주의 비판 등 여러 결들이 있지만, 새로운 애니미즘적인 측면도 있다. - 39~40쪽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을 포함한 신유물론은 인간-동물 관계와 그 윤리에 대한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또 역으로 동물연구를 통해 이런 이론적 접근은 보다 풍부한 내용을 지닐 수 있다. 이 모두는 관계적 행위성의 개념, 그러한 행위성과 연관된 공간적 윤리, 그리고 동물의 타자성을 감지하려는 세심한 노력에 의해 추동되는 것이다. 세계를 구성하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마주침들은 공간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한 접근을 통해 연구될 필요가 있다. 우리 인간들과는 다른 타자의 신체들, 타자의 스케일들, 타자의 공간들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요구는 인간과 동물의 마주침들에도 마땅히 적용되어야 한다. - 59~60쪽 동물을 감정의 정제된 은유이자 공감의 매개체로 사용한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애니미즘과 같은 종교적 관습이 아니더라도 동물은 신화와 문학에서 상징적 존재로 항상 등장해 왔다. 그렇지만 정작 동물의 감정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 71쪽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은 오랜 시간 인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친근한 가족 구성원으로, 때로는 동력원이나 재산으로, 상황에 따라 식량으로 혹은 그 밖의 다른 형태로 관계를 맺어 왔다. 이와 같이 동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일상적 삶의 방식이나 사회구조의 구성에 크게 영향을 미쳐 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은 지금까지 사회학의 탐구 대상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 일면 의외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사회학의 역사 속에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 98쪽 문명과 학문의 발달에 힘입어 동물에 대한 지식을 집대성한 성과는 생물학과 수의학, 그리고 농학과 같은 전문 학술 분야로 쌓여 왔다. 그러나 동물은 단순히 죽이고 관찰하고 이용하는 대상만은 아니었다. 인간은 ‘길들임’이라는 독특한 이종 간의 관계(multi-species relationship)를 발전시켰다. 인간 사회에서 동물은 다양한 종류의 노동과 관계에 참여한다. 이 관계 안에서 인간은 동물과 소통하고 동물을 이용하며, 동시에 보호하고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개별적 그리고 집단적 경험과 인식은 문화가 된다. - 130쪽 그렇다면 동물의 입장은 어떨까? 인간과 접촉한 동물의 일부는 인간 사회로 깊숙이 관여되어 들어왔고, 일부는 인간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어떤 형식으로든 상호작용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또 일부는 인간과 접촉을 두려워하며 가능한 인간으로부터 멀어져 있기를 택한다. 동물은 인간과의 경험을 통해 인간-동물 관계를 어떻게 학습할까? - 149~150쪽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의 근본적 이해는 결국 인간-동물-병원체의 삼각관계에 관한 이해를 통해 가능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삼각관계는 맥락의존적이고 우연적이다. 인간-동물-병원체의 관계의 양상을 가시화시킬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방역전략’이다. -165쪽 이 글에서 제안했던 대로 질병을 단순히 고정되고 고립된 병원체-환자(숙주)의 관계에서 보는 것을 넘어 유동적이고 수행적인 형태의 질병, 즉 ‘질병경관’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점은 메르스의 경험에서도 드러난다. 상당히 과학주의적 입장에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으로 취급되어 온 세계보건기구의 표준지식(매뉴얼, 가이드라인 등)도 실제로는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는 지식일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질병의 공간과 현장에서부터 세계보건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만들어진 질병경관을 통해 질병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 196쪽 생태정치의 장은 다양하다. 반려동물과의 관계 문제, 공장식 축산의 문제, 야생동물의 문제, 도시에서 인간과 새의 공존의 문제 등 그 범위가 무척 다양하다. 현재까지의 인간 중심적 세계는 비대칭성을 통해 한 목소리를 들리지 않게 했다. 한 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 전염원으로 멧돼지가 지목됐을 때 수많은 돼지들이 살처분되고 멧돼지들은 무차별하게 살상되었다. 인간은 이 돼지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프리카돼지 열병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민, 살처분 노동자뿐만 아니라 죽음을 맞은 돼지들의 입장 역시 헤아려야만 한다. 나아가 공장식 출산에 의존해 육식을 하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본원적 한계를 인정하되 모든 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 232~233쪽 살아 있는 곰에게서 웅담을 채취하는 것이 문제라는 뉴스는 잊을 만하면 나오는 단골 뉴스다. 앵커의 멘트가 끝나면 한국인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익숙한 장면이 등장한다. 불안정한 카메라 앵글이 흔들거리며 녹슨 철제 기구가 털 사이에 박힌 맨질맨질하고 까만 털가죽을 비춘다. 꿈틀거리는 반달가슴곰의 입에서는 나지막한 신음과 함께 고통의 입김이 뿜어져 나온다. 동물학대와 비위생적 보신문화라는 비난이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절로 나오지만, 수십 년 동안의 공분이 정책이나 법으로 가닿지는 못했다. 그리고 2021년에도 여전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238쪽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018년 가을, 네 명이 시작했다. 세 명이 수의사고 한 명은 환경운동가였다. 이들은 사육곰 문제에 집중하는 조직이 있다면 사육곰 산업의 규모나 한국의 경제적 수준, 동물보호 인식의 성장을 감안했을 때 문제를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제껏 해결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540여 마리의 곰이 34개 농장에 살고 있는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5년 안에 생추어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가장 먼저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사육곰 생추어리를 찾아가 생추어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묻기 시작했다. - 245쪽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동물권행동 카라의 도움을 받아 화천 농장의 사육곰 15마리를 매입해 돌보면서 1년 내에 곰 생추어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생추어리에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들이 사람의 관리를 받으면서 죽을 때까지 그들이 하도록 진화한 본연의 행동을 보장받으며 살게 될 것이다. 화천에서 구조된 곰들은 대부분 노령에 접어들었고 두 마리는 이미 죽었다. 이들이 죽기 전에 너른 들판을 달리고 나무를 오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 곰들의 복지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곰들의 삶이 바뀌고 그 모습을 사회에 보여 주는 것은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 반성의 과정에 함께하기를 바란다. - 251~252쪽 2011년 7월 14일 해양경찰청은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26마리를 구입하고 불법 유통해 온 혐의로 제주 퍼시픽랜드와 관계자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1990년부터 2011년까지 구입한 남방큰돌고래 중 공소시효에 따라 2009년 5월 이후 불법 취득한 11마리에 대해서만 법 위반이 적용되었다. 그중 10마리는 2011년 당시 퍼시픽랜드에서 보유 중이었고 나머지 1마리가 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였다. - 257쪽 돌고래 야생 방류는 우리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시각과 방식을 다시 생각하고 스스로 변화하게 했다. 인간은 욕망에 따라 동물을 인간의 방식으로 지배하고 이용하는 데 익숙했고, 이러한 가해를 의도적으로 묵인하고 은폐해 왔다. 즐거움과 안위를 위해 동물의 자유와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를 정당화했다. 이미 수족관으로 들여온 돌고래는 인간의 보호 아래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의 모습은 인간의 교만한 인식을 흔들었다. 자유를 되찾은 돌고래들은 자신들이 고유한 생명의 주체임을 증명했다. - 269~270쪽 ​ 차례 서문 인간-동물 관계 연구의 이론과 실천 [김석호·이동신] 1부 동물과 이론 애니미즘의 역사 [권헌익] 신유물론, ANT, 그리고 동물연구 [김환석] 동물, 감정,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 [이동신] 2부 동물과 사회 동물과 사회학 [박효민]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계 맺음 [천명선·조윤주] 질병 경관을 통해 본 인간-동물-병원체의 관계: 구제역과 메르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김기흥] 인간-동물 관계와 생태정치 [주윤정] 3부 인간-동물 관계의 실천 사례 한국의 사육곰과 인간의 특이한 관계, 변화 [최태규] 인간이 바꾼 돌고래의 삶, 인간의 삶을 바꾼 돌고래 [김호경]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한인정 사진: 서재현 ISBN: 979-11-88501-29-8 (03300) 출간일: 2022년 7월 7일 정가: 13,800원 제본: 무선 쪽수: 160쪽 판형: 125×195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국내도서 > 사회정치 > 사회비평/비판 > 인권/사회적소수자 문제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지은이 : 한인정 책 소개 ​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서.” 여기, 더 이상 차별과 편견과 혐오에 당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주여성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말하고, 혐오에 맞서겠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더는 친구를 잃지 않기로 다짐한 이들이 있다. 옥천군에 사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나’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일 때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주여성들은 이제 ‘나’로 살아가겠다고 외친다. 그러기 위해 이들은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찾아내고 다가가고 손을 잡았다.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를 지탱하는 이들, 편견과 핍박에 맞서 싸우며 서로 보살피는 옥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보도자료 ​ 이주여성들은 차별과 편견을 일상적으로 겪는다. 무례한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그들이 떠나온 본국이 얼마나 가난한지, 본가는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 받고 시집왔는지, 그래서 본가에 얼마씩 송금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이름을 부르지 않고 굳이 ‘베트남’, ‘월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음 본 사이임에도 서슴없이 반말을 한다. ​ 집에서는 모국어를 못 쓰게 한다. 모국어 사용을 금지당한 이주여성들은 자식에게도 자신의 모국어를 가르치지 못한다. 아이는 갈수록 한국말이 유창해지지만 이주여성은 한국말 익히기가 쉽지 않고, 결국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는 단절이 생긴다. 아이는 점차 엄마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 상당수 이주여성들은 과중한 노동에 시달린다. 집안일을 도맡는 것은 기본이고, 끊임없이 임금노동을 한다. 이들이 버는 돈은 시어머니나 남편 통장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는 시간 빼고 대부분 시간을 노동하는 데 쓰지만 이들은 가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본가에 그래서 얼마씩 송금하냐’는 무례한 말을 듣고 ‘돈 벌려고 몸 팔아 결혼했다’는 참기 힘든 모욕의 말을 듣는다. 한국 며느리들이 친정에 용돈 보내면 죄가 아닌데, 이주여성들은 친정에 아껴 모은 돈을 조금이라도 부치면 도둑 소리를 듣는다. ​ 다문화센터라는 곳이 있다. 얼핏 보면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곳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가 않다. ‘다문화가족’ 지원의 내용은 이주여성을 한국 가정에 동화시키는 과정이다. 한국 가정은 그대로이고, 이주여성만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한국 가정의 ‘법’에 순응하게끔 한다. 이주여성은 현재의 다문화센터 운영이나 다문화가족 정책 등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진다고 문제제기한다. 한쪽(이주여성)은 자기 문화를 버리고, 한쪽(한국가정)의 문화만 법처럼 따르는 게 어떻게 ‘다문화’인가. ​ 지방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때의 일이다. 이주여성들은 선거 후보자들에게 이주민 관련 공약을 요구하기 위해 관련한 인사들을 불러 모아 기자회견 및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다른 지역의 활동 사례 및 참고할 만한 조례 내용 등을 조사 정리하여 선거 입후보자들에게 전달했고 더불어 ‘이주여성 및 이주민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고발했다. 뜨거운 현장이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자리에 참석한 후보자들의 발언에서도 편견은 심각하게 드러난다. 이주여성의 출산율이 6%나 되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가 중요하다느니, 이들의 아이들 덕분에 지역의 작은학교들이 학생 수를 채우고 있으니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느니 등등. 이주여성을 누군가의 부인, 며느리, 엄마로서만 인정하고 이주여성의 존재 자체는 무시하는 인식은 끔찍할 만큼 굳건하다. ​ 가정폭력을 당해서 경찰에 신고해도 도착한 경찰은 한국말이 통하는 남편 말만 듣고 돌아간다. 폭행을 당한 이주여성이 겁이 질려 서툰 한국말로 상황을 설명하려 해봐도, 경찰은 “좋게 좋게 푸세요. 아니, 남편이 감옥 가면 좋겠어요?” 같은 말을 하며 서둘러 떠나려 할 뿐이다. ​ 이상의 내용들을 모든 이주여성들이 모두 겪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 중 하나의 상황도 겪은 적 없는 이주여성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 차별과 편견과 혐오로 엮인 그물망이 그만큼 촘촘하다. ​ 여기, 차별과 편견과 혐오 같은 폭력에 더 이상은 당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주여성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말하고, 혐오에 맞서겠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더는 친구를 잃지 않기로 다짐한 이들이 있다. 옥천군에 사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나’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일 때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주여성들은 이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겠다고 외친다. 그러기 위해 이들은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찾아내고 다가가고 손을 잡았다.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를 지탱하는 이들, 편견과 핍박에 맞서 싸우며 서로 보살피는 옥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 지은이 소개 한인정 〈옥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옥천 곳곳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기록했다. 그 속에서 소멸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를 봤다. 있지만 없던 이야기, 묵혀놓은 이야기들이 투명하던 강을 흐리게 만들면서 떠오르는 것을 봤다. 이는 혼란이 아니라 해방이었다. 이주, 페미니즘, 동물권, 기본소득 등에 관심을 두고서 지금은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 어스링스, 기본소득신진연구자네트워크 등에서 학업과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네 삶이 각각 다름을, 동시에 서로에게 기대어 있음을 보여주는 활동들이다. 각자의 경계, 모두와의 경계에서 느슨한 공동체를 이루길 꿈꾼다. ​ ​ 책 속에서 ​ 이주여성은 누구인가. 이들은 자신을 이렇게 명명했다. ‘가난한 집 맏딸’. 익숙한 단어다. 산업화 시기 급격히 빈곤해진 농촌사회에서 서울로 돈을 벌러 간다던 한국의 ‘맏딸’들이 꼭 그랬었으니까. -17쪽 이주여성들은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기대와 꿈이 좌절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이주를 통해 원 가족의 계층 상승을 도울 수 있다는 성공 신화, 드라마 속 삶을 살 수 있다는 환상이 산산조각 나는 경험이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속았다’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나간다. 새로운 환경이지만, 자신의 삶을 바꿔나가기 위해 무급노동인 가사노동, 출산과 육아, 시부모 모시기, 가내노동(농사)을 수행하며, 동시에 생계비를 벌어오는 역할도 수행한다. - 21쪽 이주여성은 다문화가족의 일원이다. 다문화가족이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가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다문화가족의 생활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이 자라온 문화, 언어, 전통을 모두 버리고 한국문화에 동화되도록 강제당하기 때문이다. - 32쪽 “한국 왔으니까 한국법만 따르라고 해요. 베트남 언어 못 쓰게 하고. 베트남 방송도 못 보게 하고. 베트남 음식 못 먹게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집에서 한국 음식만 먹으라고. 한국 사람도 베트남 음식 좋아하지 않아요? 한국 사람은 다른 나라 갔다고 음식까지 다 바꾸지 않잖아요. 왜 맨날 무조건 베트남 사람한테만 음식이랑 언어랑 친구랑 다 바꾸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33쪽 “제가 좀 알아서 하게 두면 좋겠어요. 저 잔업 많이 해도 150만 원 받았거든요. 근데 남편이 돈을 안 버니까 그거 생활비로 써야 하는데. 그때 시어머니가 너 적금 안 하면 아기 안 보여준다고 해서 힘들어도 눈 딱 감고 매달 50만 원씩 적금했어요. 내 통장 아니고 시어머니 통장에. 시어머니가 확인해야 하니까. (...) 아예 제 생활은 없죠. 친정에는 아예 돈 못 보내고.” - 39쪽 “저 그냥 사람인데. 자꾸 저를 나쁜 눈으로 보는 느낌이에요. 그냥 돈을 주면 나를 살 수 있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시집온 건 그냥 한 사람과 잘 살아보려고 그리고 제 인생을 잘 살려고 한 거잖아요. 근데 이 사건만 봐도, 무슨 물건처럼, 자꾸 얼마 주면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하잖아요.” - 42쪽 “한국인 며느리라면 싸운 뒤에 막 화해시키려고도 하고 자기 아들 야단도 치고 그러는데, 베트남 며느리한테는 얼마 주면 되냐고, 그렇게 말하는 거야. 도망가는 것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돈 주면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말했죠. 어머니 우리 돈 받으려고 결혼한 거 아니에요. 우리 돈 벌려고 한국 온 건 맞지만 남편이랑 결혼해서 더 잘 살아보려고 온 거예요. 그냥 결혼 대가로 얼마씩 돈 받으려고 그런 게 아니에요.” - 63쪽 “진짜 욕하고 때리는 일은 정말 많아요. 몇 대 치는 정도는 그냥 화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요. 근데 그게 심해져요. 나중에 112 신고할 정도면 심각한 거예요. 목을 조르는데 정말 죽을 수 있다고 느끼는 거죠. 근데도 경찰이 와서 하는 말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요. 몇 번이나 신고했는데도 맨날 와서 하는 말이 사이좋게 지내라는 거예요.” - 66쪽 “이혼하기 전에 개명을 했고 국적 받았어요. 그냥 그걸로 끝이에요. 남편은 안 쫓아내는 걸 다행으로 알라고 말하고. 돈이 없으니까 변호사를 따로 구할 수도 없고. 아기 얼굴이라도 보여준다고 하면 고마운 거예요. 어떤 친구는 남편이 때려서 이혼했는데도 아기 뺏겼어요. 맨날 아기 보고 싶어서 울어요.” - 68쪽 “친구는 평생 시어머니 밭에서 일했는데. 나갈 때 한 푼도 없어. 농작물 판 돈은 다 시어머니 통장으로 들어가요. 집에서 일하는 거니까 월급도 못 받아. 아이 키우고 싶은데 나가서 일해야만 아이 볼 수 있다고 해서 밭에서 매일 일했는데, 결국 헤어질 때 되면 빈손으로 나가는 거죠.” - 69쪽 “다문화가족협의회라고 있어요. 그런데 그 협의회가 남성 중심적이에요. 제가 그래서 회장에게 물어본 적도 있어요. 다문화가족협의회에서 여자는 임원이 될 수 없냐고. 그랬더니 그러더라고요. 여기는 남자만 임원 하는 거라고. 그래서 내가 남자만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차라리 다문화남편협의회라고 이름을 바꾸라고 비꼬기도 했어요.” - 86쪽 “다문화가족 지원이라는 것이 이주여성이 다문화가족 안에서 힘들어도 다문화가족 자체가 그냥 잘 굴러가면 괜찮다는 거잖아요. 그러다가 이주여성이 탈락하면, 그냥 이주여성만 고국으로 돌아가면 되는 거고요. 그러면 다시 이주여성 한 명 데려와서 다문화가족 안에 데려다놓고요. 그럼 나는 뭔가요. 나는 다문화가족의 평화를 위한 희생양인 건가요?” - 87쪽 “저는 제 이름 ○○○으로 살고 싶어요. 근데 다문화가족이란 이름으로 저를 누군가의 며느리, 부인, 엄마일 때만 지원하는 거잖아요. 제가 만약 그 위치를 벗어나면요. 저는 아무것도 지원받을 수 없어요. 저는 그냥 저로 살고 싶어요.” - 93~95쪽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옥천 주민의 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지, 어떻게 하면 해결될 수 있는지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이기 전에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100쪽 ​ 차례 ​ Bắt đầu_ Vũ Thị Thanh Hoa sống ở huyện Okchoen 들어가며_ 옥천에 살고 있는 ‘부티탄화’ 간절한 마음으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만, 잘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당신들의 질서 낯선 공간, 낯선 향기, 낯선 언어, 낯선 시선 한국에선 한국법만 따르라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는 사람? 내가 내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나의 정체성(나라, 피부색, 종교)을 비하하지 마세요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오늘도 공원 한 바퀴 얼마 주면 돌아오니? 친구 없었으면 미쳤을 거예요 112 신고해도 소용없어요 아이 없이 못 살아요, 이대로도 못 살아요 사랑하는 나의 아기, 내 마음 알고 있니? ‘나’로 살기 위한 싸움 우리들의 사이버마을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용기 하나의 힘으로 뭉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첫’ 기자회견 이주공동체를 꿈꾸며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주여성이 살고 싶은 ‘공간과 관계’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 부티탄화 회장 인터뷰 우리, 여기서 ‘일’하고 있어요 외국인노동자 A씨 인터뷰 나가며_ 용감한 나의 언니들에게 ​ ​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소개 ​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듣는 지명, 낯선 사람, 생소한 사물 들이 등장해도 놀라지 마세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이미 알던 것도 새롭게 보일 테니까요. 어쩌면 평소 접하지 못하고 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연들 속에 지금 내가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강원도 고성의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의 포도밭출판사, 대전의 이유출판, 전남 순천의 열매하나, 경남 통영의 남해의봄날. 다섯 출판사에서 모은 반짝이는 기록들을 소개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어딘가에는’ 책들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 ​ ​ ​ ​ ​ ​ ​ ​ ​ ​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먼지의 말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채효정 ISBN: 979-11-88501-22-9 (03300) 출간일: 2021년 9월 17일 정가: 16,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2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먼지의 말 지은이 : 채효정 책 소개 ​ 정치학자 채효정, 먼지로서 먼지에게 쓰다 ​ 이 책은 정치학자 채효정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주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채효정은 ‘마음이 견디지 못해, 가슴에서 돌멩이 하나를 빼내듯이’ 썼다고 말한다. 슬픔으로 쓴 글이 있고, 분노로 쓴 글이 있고, 함께 웃기 위해 쓴 글이 있다. 먼지로서 먼지에게 쓴 글들이다. 먼지란 ‘없지 않은 존재’를 일컫는다. 먼지는 ‘도래할 주체’들의 태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먼지의 말』은 없지 않은 존재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보도자료 ​ 2015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강사 채효정은 학교로부터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후 채효정은 부당한 해고에 항의하며 잔디밭에서 강의를 이어갔다. 나는 2016년 12월 겨울날,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잔디밭 강의의 청강생이 되고자 그의 강의실(경희대학교 노천극장, 대운동장, 잔디밭 등지에서 강의가 이뤄졌다)을 찾아갔다. 추운 날이었지만 나와 같은 청강생이 제법 있었다. 채효정은 털장갑을 끼고, 털모자를 눌러 쓰고, 확성기를 얼굴에 바싹 붙이고 소리를 높여 강의했다. 그는 우리의 ‘빼앗긴 말’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2019년 소위 ‘조국 사태’ 초반에, 평소 정치사회 문제에 자주 의견을 내던 사람들도 왠지 말을 아꼈다. 신중함은 보통은 미덕이지만 이때의 신중함에는 껄끄러운 점이 있었다. 그들은 지켜보자고 했고, 조국을 아주 옹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아직은 판단을 유보할 때라고도 했다.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기가 매우 답답했고 어느 지점에서는 몸서리가 쳐졌다. 그때 내가 찾아 읽던 글 중에서 단연 선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며 조국 사태가 주는 무참함을 말하고, 조국 옹호 세력을 비판하는 글을 쓰던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중국의 탄압에 맞서며 홍콩 이공대에서 투쟁이 일어났을 때, 이공대에게 벌어지는 일을 상세히 보도하는 채널은 드물었다. 채효정은 역시 날마다 긴 글로 투쟁의 안팎을 전했고, 연대의 필요성을 일깨웠고, 당장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었다. 돼지 ‘살처분’이 벌어질 때, 나는 여러 가지 입장들을 읽었다. 방역의 입장, 축산 농가의 입장, 산업의 입장… 돼지의 비명 소리가 꿈에서 들리는 괴로움 속에서도, 나는 내가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어떠한 ‘입장’들을 생각했다. 그때 채효정이 돼지의 입장을 써주었다. 나는 내가 돼지라는 걸 깨달았다. 돼지의 입장이 내 입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돼지인데, 누구의 입장을 걱정한단 말인가. 삼성 해고자 김용희를,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박문진, 송영숙을 알리는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제주 청년 노민규의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시위를,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시위를, 경동 도시가스 가스 안전 점검원들의 시위를 알리는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나는 채효정의 글을 읽으며 훅 하고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채효정의 글을 읽고서야 푹 하고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채효정이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마음이 견디지 못해, 가슴에서 돌멩이 하나 빼내듯이’ 썼다는 이 글들을 페이스북에서 찾아 그러모았다. 처음에 200여 편을 모았는데, 그중 82편을 추렸다. 『먼지의 말』은 정치학자 채효정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주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슬픔으로 쓴 글이 있고, 분노로 쓴 글이 있고, 함께 웃기 위해 쓴 글이 있다. 채효정은 먼지로서 먼지에게 이 글들을 썼다. ‘먼지’는 무엇을 일컫는 말인가. 먼지는 ‘없지 않은 존재’이다. 그리고 먼지는 ‘도래할 주체’들의 태명 같은 것이다. 채효정은 서문 「왜 쓰는가」에서 왜 이 글들을 썼는지 돌아본다. 그는 무척 무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를 살펴본다. 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한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무겁고 두려운 마음이지만, 간절했기에 썼다고 밝힌다. “여기 적힌 간절한 말들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말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한다. 이 책에서 듣게 될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알려드린다. 목소리의 주인공이라 하면 인간만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목록에는 아래와 같이 물건도 있고 건물도 있고 동식물도 있다. 이들에게도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노동자 / 아파트 외벽 도색 노동자 / 돌봄 노동자 / 남극 세종기지 / 바이러스 / 빙하 / 녹색당 / 벌레 / 땅 / 나무 / 고양이 / 뱀 / 택배 노동자 / '근로자 A씨' / 이주 노동자 / 화재로 숨진 망원동 쌍둥이 형제 / 탄소 / 배달 노동자 / 간호사 / 콜센터 노동자 / 코로나 / 학생 / 비정규직 노동자 / 김용희 / 김용균 / 블루베리 / 간병인 / 청도 대남병원 / 김선일 / 김정희 / 하청 노동자 / 청소년 / 딜란 크루스 / 홍콩 이공대 시위대 / 자살자 / 광주 / 노민규 / 마을 / 안전로프 / 프롤레타리아 / 먼지 / 마트 노동자 / 쪽방촌 김씨 / 톨게이트 투쟁 노동자 / 돼지 / 박문진 / 송영숙 / 화물 트럭 노동자 / 할머니 / 청소 노동자 / 해고 강사 / 4월 16일 / 개 / 노란 조끼 등등. ​ 지은이 소개 채효정 정치학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해직강사로 대학의 기업화와 비민주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요집회와 잔디밭 강의 등 학내투쟁과 강사투쟁을 했고 그 경험을 기록하여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를 펴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이자 발행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으로 잘못된 교육 시스템과 한국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글을 꾸준히 써왔다. 2018년부터 월간 『워커스』에 노동, 정치, 교육, 돌봄, 기후위기 등 다양한 현안에 섬세한 고민과 물음을 던지며 ‘워커스 사전’을 연재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능력주의와 불평등』,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상상하라 다른 교육』, 『교육 불가능의 시대』 등이 있다. 현재 강원도 인제에서 글 노동자, 들 노동자로 산다.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연구자이자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 ​ 책 속에서 ​ “나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 “나는 이 세계에 지분이 없다.” - 「딜란 크루스」, 122쪽 ‘근로자’ 1명 이름은 ‘A씨’ ‘끝내 숨져’ 이름 없는 노동자가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하고 끝내 숨졌다는 소식 이 소식은 왜 날짜와 장소만 바뀐 채 늘 똑같은 문장으로 전송되는가 - 「근로자 1명 끝내 숨져」, 59쪽 ‘죽음의 외주화’란 그 말이다.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너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게 사회의 도덕률이 되어버렸다. 안 보이는 곳에서 죽도록 일하고 안 보이는 곳에서 죽어라. -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254쪽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144명) 이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 「조용히」, 151쪽 “나쁜 짓을 안 하믄…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모은대?” - 「민도」, 208쪽 질문은 ‘10년 후에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였다. 한 사람은 ‘먼지’라고 대답했다. 먼지… 갑자기 가슴이 쿵하면서 머리가 멍해졌다. “먼지라고요? 이 질문을 한 이후로 이렇게 시적인 대답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하니까 씩 웃는데, 그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 다행히도. 친구들이 옆에서 “아, 뭐래” 하고 퉁을 줘도 의연하게 “왜 먼지가 어때서?”라고 되물었다. “너희들은 먼지가 안 될 것 같냐?”라고 하면서. 또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있을 것 같다고 했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니… 또 친구들은 옆에서 우와 그게 말이 되냐고 웃으면서 떠든다. - 「먼지의 말」, 156쪽 추석 연휴 전날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한 노동자가 아파트 옥상 위로 올라갔다. 거의 완공된 아파트는 외벽 도색을 앞두고 있다. 하얗게 밑칠을 마친 외벽을 타고 내려오며 로프에 매달린 노동자는 한 자씩 글자를 써내려갔다 제 몸보다 큰 붉은 글씨를 한 자 한 자 읽어본다. 사 기 꾼 시 공 업 (체) 시 행 사 는 더 사 기 꾼 노 임 주 라 개 자 식 그는 로프를 알고, 칠을 아는 사람 추석 연휴 전날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자신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공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저 말을 쓰고 내려와 경찰에 ‘입건’되었다. - 「임금 주라」, 26쪽 숙련 택배 노동자의 한달 평균 택배 물량은 7,000~8,000개 지난 3개월간 10년차 택배기사인 정씨가 배송한 택배 상자는, 2월에 9,960개 3월에는 1만 1330개 4월에는 1만 288개 오전 6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15시간 중노동 근무 어린이날 앞두고, 심정지로 돌연사 - 「돌연사」, 58쪽 “우리는 당신들이 미처 죽이지 못한 노동자의 자식들이다.” -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125쪽 숫자, 순위, 평균, 생략으로 ‘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현실’을 전하는, 뉴스. 그런데 그렇게 해도 너무나 끔찍한, 뉴스. - 「3,400명」, 184쪽 “싸움은 물러설 수 없는 곳에서 하는 것 같아요.” - 「물러설 수 없는 자리」, 258쪽 도살된 4,700여 마리의 돼지. 해고된 1,500여 명의 톨게이트 노동자. 24년 동안 사회적 죽임을 당한 채로 살아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올 1학기 해고당한 대학 강사는 7,834명. 그 외에도 또 어디서 얼마나 많은 목숨들이 삶의 벼랑 끝에서 떠밀려 내던져졌는지 모른다. 그 속에 나도 있다. ‘최소 비용, 최대 이익’을 위해 산 채로 매장되는 존재들. 살처분이나 해고나 생매장이긴 마찬가지다. 어느 날 홀연히 자기가 살던 사회에서 쫓겨나 산 채로 어둠 속에 사라진다. 존재를 부정당한 그 구덩이에서 기어 나오려고 날마다 안간힘을 쓴다. - 「돼지들이 죽던 날」, 201쪽 안전로프(구명줄)가 없었다. 엊그제 유리창 외벽 청소 중에 추락 사망한 노동자. 안전로프가 없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떨어지면 끝이라는 것.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이였을 사람 누군가의 안전로프가 되었을 사람. 그리고 그는 자기 자신을 고용한 자기 자신의 사장님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전로프가 없었는지, 그걸 물어봐야만 하는데. - 「안전로프 없는 사회」, 148~149쪽 “거기서 잘렸으니, 거기로 돌아가야죠….” - 「물러설 수 없는 자리」, 258쪽 차례 ​ 서문_ 왜 쓰는가 이상한 점 죽었다 아니 죽였다 임금 주라 취향의 정치와 혐오의 정치 돌봄노동과 기후위기 에코 포르노그래피 자본주의에 반대하지 않는 그린 뉴딜이라니 수업료 땅 선생님과 나무 선생님 뉴딜의 한계 작은 평화 밭에서 돌연사 근로자 1명 끝내 숨져 산재는 막지 못한다고 우리들의 죽음 그린 뉴딜, 좋은 포장지 나중에 이윤보다 생명을 위기 이후 조용한 독재자 루카스 플랜 이 차이는 어디서 왔는가 그 사람이 점점 투명해진다 땅 병은 가난한 사람들부터 낚아챈다 탈노동 김선일을 기억하라 사람이 죽었다 다시는 로봇은 비싸고, 인간은 싸니까요 2명이 100명을 대표하는 세상 싸우는 청소년들 딜란 크루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살아있어요 어떤 사람들의 전쟁 폭력에 지지 않는 사람들 성난 목소리 착시현상 ‘모두의 것’을 되찾는 일부터 안전로프 없는 사회 죽음의 사회적 전형 조용히 보이지 않는 사람들 먼지의 말 누가 돈을 가져가는가 힘의 기울기 쪽방촌 김씨 조국 이후 계급의 눈으로 촛불 다음 날 여성을 교환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 3,400명 숨을 못 쉬겠다 천만이 모여도 옳지 않다 노동자 숨져 다들 트라시마코스가 되기로 하였소? 돼지들이 죽던 날 고공으로 올라간다 졸면 죽음 『한겨레』 평기자 성명을 읽으며 민도 식자들 아무도 책임이 없다 역사 부르주아화와 관제 민족주의에 맞서 애국 ‘사라졌다’고 한다 구제 우리가 소멸하지 않겠다면? 강사법과 대학의 미래 원하는 것을 요구하자 4월 16일 밤 나는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다 대학의 죽음 상상 이상의 대학 한 사람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개를 버리는 방법 물러설 수 없는 자리 인간의 길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환영인사 편집자의 말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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