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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표1.jpg

2016. 11. 21 / 145×210mm / 284쪽 / 16,000원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

 

​끝나지 않은 프랑스 현대사상의 모험

지은이: 오카모토 유이치로

옮긴이: 차은정

보도자료

대담한 기획, 최고의 프랑스 현대사상 통사

이 책은 20세기 세계 사상사를 주도한 프랑스 현대사상가들의 이론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읽도록 안내한다. 레비스트로스에서 라캉, 바르트,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가타리, 데리다까지, 나아가 장뤽 낭시, 자크 랑시에르, 베르나르 스티글레르까지, 프랑스 주요 사상가들의 이론을 섭렵해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은 누구인가’, ‘사회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데 탁월한 길잡이 역할이 되어준다. 이 책은 매우 드물게도 프랑스 현대사상을 통사(通史)로 해설하고 있어서 너른 시야에서 사상의 궤적을 명쾌하게 조감하도록 하는 장점을 가졌다. 일본에서 출간 당시에 “프랑스 현대사상에 입문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한 권” “깊은 학식이 뒷받침된 비범한 책” “새로운 시점에서 프랑스 현대사상을 재고하는 역작”이라는 등의 높은 평가를 받은 화제작이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가도 넌센스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어렵고 모호한 내용들 탓에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프랑스 현대사상을, 맥락과 의미를 짚는 해설을 통해 명쾌하게 이해시키고, 그로부터 근대를 넘어선 포스트근대를 가늠해보도록 이끌어간다.

‘근대’의 문제에 정면 도전한 프랑스 현대사상가들,
이들의 끝나지 않은 모험


레비스트로스, 라캉, 바르트,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가타리, 데리다 … 한때 이 이름 중 하나라도 언급하지 않고서는 지식인 세계에서 폼(?)을 잡기 어렵던 때가 있었다. 그만큼 프랑스 현대사상의 영향력과 입지는 대단했다. 하지만 프랑스 사상의 주역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두껍고 난해한 철학서를 들춰보는 독서 인구도 줄어들면서 이 이름들이 언급되는 일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소위 ‘위대한 사상의 시대’를 이끌던 프랑스 현대사상은 이제 관심 밖으로 폐기되고 만 것인가?

이 책의 저자 오카모토 유이치로는 책의 서두에서 이런 의문을 던진다. “21세기에 접어든 후 데리다와 레비스트로스가 사망하며 프랑스 현대사상도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지금 왜 프랑스 현대사상사를 써야 하는가? 프랑스 현대사상은 그 역할을 끝냈고 이미 현실성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하지만 저자는 이내 의문을 반박하며 이렇게 말한다. “프랑스 현대사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 의미가 충분히 이해되지도 않았다. 프랑스 현대사상가들이 질문하고 해명하고자 한 문제는 여전히 현대세계의 중심문제로 자리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프랑스 현대사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파고들며 현대세계의 중심문제를 사상의 무대로 끌고나온다. 프랑스 현대사상 전체를 ‘근대를 비판하며 근대를 넘으려 한 도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랑스 현대사상 전체를 재고한다. 한편 앞서의 지도적 사상가들이 자신의 이론을 마무리 짓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한창 이론을 개진하던 중에 떠났기 때문에 계승 작업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사상가들의 이론이 어느 지점에서 멈춰버렸는지를 꼼꼼히 짚어나간다. 나아가 ‘기호적·언어론적 전회(轉回)’로부터 시작된 프랑스 현대사상이 지금은 ‘기술적·미디어론적 전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지적하며 새로이 전개되는 사상의 흐름으로서 ‘미디올로지’를 소개하고 있다.

‘68년 5월 혁명’ ‘솔제니친 사건’ ‘소칼 사건’ …
사상이 깃든 시대, 시대가 깃든 사상을 읽는다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는 사상 및 철학 이론에 대한 해설서에 그치지 않고 사상이 전개되던 당대의 시대적 맥락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1968년 봄부터 시작해 5월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68년 5월 혁명’과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가 발표되고서 벌어진 유럽 사회의 동요, 그리고 뉴욕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앨런 데이비드 소칼이 벌인 지적 사기를 일컫는 ‘소칼 사건’의 충격 등의 면면히 소개된다. 사상이 시대에 깃들고, 시대에 사상이 깃든다는 관점 하에서 사상과 시대의 맥락을 별개로 떨어뜨리지 않고 하나로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덕분에 저자의 다음과 같은 관찰도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프랑스 철학 특유의 비유적이고 모호한 언어의 남발, 즉 ‘프랑스 철학은 알고 보면 죄다 말장난 아니냐’는 식의 의문을 낳는 언어에 대해 저자는 이러한 설명을 내놓는다. 프랑스 사상계가 한편으로는 매력이고 한편으로는 반발을 일으키는 특유의 ‘에크리튀르’를 고수하는 까닭은 분석적인 영미 철학과 아카데믹한 독일 철학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264쪽)이라는 것이다.

갈수록 혼돈이 예고되는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철학적 작업,
도래할 사회를 가늠하기 위한 길잡이로서의 사상사


오카모토 유이치로는 『포스트모던의 사상적 근거: 9·11과 관리사회』를 통해 들뢰즈, 푸코, 데리다의 이론을 통해 현대의 관리사회론을 논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헤겔과 현대사상의 임계』를 통해서는 ‘매우 독특하고 자극적인 헤겔론을 제시했다’고 상찬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오랫동안 강단에서 영미철학, 독일철학, 프랑스철학 등을 두루 가르친 이력을 바탕으로 현대 철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적 조류를 전 세계의 사상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펼쳐왔다. 갈수록 혼돈이 예고되는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철학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가 최근에 펴낸 『지금 세계의 철학자들이 생각하는 것(いま世界の哲学者が考えていること)』이 현재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사상 및 철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도 그러한 시대적 요구의 방증이 아닐까 싶다.

 

 

차례

시작하며
프롤로그_ 프랑스 현대사상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장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란 무엇인가

1 구조주의는 어떻게 성립되었나
2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3 구조주의의 범위

2장 구조주의적 사상가들의 흥망_ 라캉, 바르트, 알튀세르

1 프로이트로의 회귀와 구조주의_ 라캉
2 현대의 신화와 텍스트 이론_ 바르트
3 마르크스주의의 구조론적 전회_ 알튀세르

3장 구조주의에서 포스트구조주의로_ 푸코

1 소외론에서 서양 근대이성 비판으로
2 구조 없는 구조주의
3 권력론의 아포리아와 주체·윤리로의 회귀

4장 인간주의와 구조주의의 너머로_ 들뢰즈·가타리

1 ‘안티 오이디푸스적 삶의 방식’ 선언
2 욕망에서 리좀으로
3 관리사회론의 충격

5장 탈구축과 포스트구조주의의 전략_ 데리다

1 탈구축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2 탈구축의 전회와 우편 모델
3 탈구축의 정치화

6장 포스트구조주의 이후의 사상

1 프랑스에서 ‘프랑스 이론’이 퇴조하다
2 정치사상의 재구축을 향하여
3 포스트 ‘포트스구조주의’와 미디어론의 구상

에필로그_ ‘프랑스 현대사상’은 끝난 것인가
끝내며
옮긴이의 말_ 근대 비판의 사상을 통해 근대를 넘어서다
찾아보기

 

 

책 속에서

이 책은 프랑스 현대사상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칙적으로 각각의 사상 전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나아가 각각의 사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제시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반론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단순한 소개로는 사상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석과 평가가 불가피하며 이것을 뺀 객관적인 기술은 불가능할 것이다. (…) 이 책의 특징은 각각의 사상을 이른바 외부에서 조망하려는 태도 속에 상대화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각각의 사상가(예를 들어 레비스트로스, 푸코, 데리다 등)에 대한 책은 대체로 그 사상가를 내부에서(즉 그 사상가에 공감하면서) 서술해왔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사상사이면서도 그 누구의 사상에 관여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외부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6쪽)

‘프랑스 현대사상’이라는 것은 구조주의에서 시작해 포스트구조주의까지, 그리고 그 이후의 전개를 포함한다. 이때 공통의 지표가 되는 것은 ‘근대를 다시 묻고 그것과는 다른 가능성을 구상하는 사상’이다. ‘현대사상’이라는 것은 ‘근대 비판의 사상’으로 존재해왔다. ‘프랑스 현대사상’가들은 각각의 연구영역에 따라 다양한 논의를 전개해왔는데, 근대 비판의 사상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258~259쪽)

들뢰즈·가타리에 따르면, 철학의 작업은 개념을 창조하는 것이다. 즉 언제나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것이 철학이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의 ‘코기토(나는 생각한다)’, 칸트의 ‘비판’, 헤겔의 ‘정신’ 등은 그러한 새로운 개념의 창조라고 부를 수 있다. (…) 들뢰즈·가타리가 개념(콘셉트)이라고 부른 것을 여기서는 ‘사상의 렌즈’라 부르기로 한다. 새롭게 창조된 개념에 의해 사고함으로써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사상가들은 ‘사상의 렌즈’를 창조하고 ‘이것을 통해 세상을 보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프랑스 현대사상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발상(콘셉트)의 렌즈를 만들어냈다. 각각의 사상가들은 각각의 독특한 ‘사상의 안경’을 창조하여 그것을 착용해서 세상을 보라고 제창한다. (261쪽)

1960년대 이후 프랑스의 지식계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필두로 새로운 지식의 거대한 흐름이 창출되었다. 이 흐름은 라캉, 바르트, 푸코, 들뢰즈, 알튀세르, 데리다를 거쳐 1980년대까지 유럽사회에서 지식의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한국사회에 이 흐름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며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다. 그런데 그 유입 과정을 살펴보면 지식의 계보를 밟아나가기보다 그 시대적 맥락이 사상된 채 개개의 이론을 명제화하는 경향이 강했다. (…) 1990년대 초반 대학사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한국사회구성체 논쟁’에서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이 차지한 위상이 그러했고 2000년대 초반 ‘노마디즘’으로 ‘각색’되어 지식계에 회자된 들뢰즈의 이론에 대한 인식이 그러했다. 이 속에서 우리의 질문은 왜 그들이 그러한 이론을 주장했는가에 있지 않았고 어떻게 그 이론을 한국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있었다. (…) 현실에 대한 사유가 현실과 이론의 관계에 대한 사유로 변질된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273~274쪽)

 

 

지은이
오카모토 유이치로 岡本裕一朗

1954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1984년 규슈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교 문학부 조교수를 거쳐, 현재 타마가와 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철학과 윤리학이다. 지은 책으로 『포스트모던의 사상적 근거』, 『헤겔과 현대사상의 임계』, 『12살 이후의 현대사상』, 『네오프래그머티즘이란 무엇인가』, 『사고체험』, 『현대 철학 로드맵』, 『지금 세계의 철학자들이 생각하는 것』 등이 있다.

옮긴이
차은정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교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 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숲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근간), 『지구화 시대의 문화정체성』(공역)이 있다. 현재 ‘식민지 이후의 식민지’를 주제로 역사의식과 신화세계를 연구하며,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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