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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데기 민주주의 | 포도밭출판사
2016. 12.16 / 125×200mm/ 212쪽 / 14,000원 껍데기 민주주의 기득권 공화국에서 민주공화국으로 지은이: 하승수, 하승우 보도자료 부패한 권력자를 끌어내린 빈자리를 이제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지금 모든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은 앞당겨 치러질 대선에 모아지는 듯하다. 하지만 저 자리에 ‘좋은 대통령’을 앉히면 근심이 사라질까.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참담함이 그 때에는 가실 수 있을까? 가진 자는 법이든 돈이든 거칠 것이 하나 없고, 없는 자는 존재 자체부터 너무나 사소하고 비참하게 여겨지는 이곳은 ‘기득권 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분명히 되어 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실상이 드러났듯 지금껏 이 나라를 제 것인 양 마음껏 농단한 것은 기득권 일당이다. 이러한 사태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다음 행보는 어떠해야 할까. 『껍데기 민주주의』는 ‘기득권 공화국’과 ‘헬조선’을 초래한 원인을 진단하고, 사회가 과두지배나 다름없이 운영되는 ‘껍데기 민주주의’ 체제의 문제를 파헤친다. 형제이면서 풀뿌리 활동가이자 정당인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변호사 하승수와 정치학자 하승우는 근본적인 사회 전환의 실마리를 찾고자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을 주제로 정해 대화를 시작했다. 이 책은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오히려 더욱 나빠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한국 사회는 이제 변화를 위한 한 걸음을 뗐다. 저자들은 소수 기득권이 아닌 우리들 ‘여럿’을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느리게 질주’하자고 제안한다. 기득권 공화국 대한민국, 왜 이럴까? 2016년 한국사회는 숱한 현안들을 마주했다. 4월에 제20대 총선을 치렀고, 곧이어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으며, 더위가 꺾일 무렵에는 울산 앞바다와 경주에서의 지진으로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 사회 곳곳에서 혐오 범죄가 잇따랐고, 비용 절감에만 고심하는 불의한 일터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소위 ‘뜨는 동네’의 임차상인들이 힘없이 거리로 내몰렸고,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주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라는 화약고를 이 땅에 배치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비로소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매서운 날씨에 국민들을 광장에 서게 했다. 마침내 이 참담한 ‘기득권 공화국’의 우두머리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렸지만, 아직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적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2017년이면 ‘87년 체제’ 이후 30년이다. 하지만 이 사회의 민주주의는 곳곳에서 결함을 노출하고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여전히 ‘헬조선’이다. 『껍데기 민주주의』는 기득권 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을 목도하게 된 지금, 이제는 현상만이 아닌 원인을 보자고 제안한다. 하승수, 하승우 두 사람은 형제라는 점 외에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랜 동안 시민운동에 몸 담아왔고 풀뿌리, 아나키즘, 공공성 등을 화두로 삼는 점에서 일치한다. 녹색당이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하승수는 올해까지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다가 임기를 마치고 현재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있으며, 하승우는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으로 있다가 올해부터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나날이 터져 나오는 현안들 속에서 보다 근본적인 사회 전환의 실마리를 고민하고자 대화를 시작했다. 이 책은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오히려 더욱 나빠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같이 고민한 결과물이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 결국 ‘삶’으로 수렴되는 주제들 『껍데기 민주주의』는 변호사 하승수와 정치학자 하승우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두 저자는 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을 맞이하는 지금, ‘헬조선’의 원인을 진단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방도를 모색하기 위해 다섯 차례의 대담을 벌였다. ‘헬조선’을 초래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그것을 ‘껍데기 민주주의’라는 말로 지적한다. 시민들이 중요한 문제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사회가 과두지배체제와 다름없이 운영되는 것의 근본 원인에 ‘껍데기 민주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이번에 촛불의 힘으로 더욱 심각한 ‘농단’을 막고 부패한 일당에게 죄를 묻는 데까지는 왔지만,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빈번한 ‘껍데기 민주주의’의 전횡을 해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1장_ 민주주의를 말하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화 및 분권화 전략을 말하고, 정당민주주의의 한계 및 이를 넘어서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논의한다. 특히 ‘좋은 정치인이 민주주의를 진전시킨다’는 생각은 오류라고 지적하며, 과두지배체제를 깨고 신뢰할 수 있는 대의정치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 특히 선거제도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승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2장_ 자본주의를 말하다>에서 하승수는 토지, 돈, 노동력의 상품화가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진단하며, 이렇게 상품화된 것들을 다시 공유화하는 움직임을 자본주의를 극복해가는 실마리로 제시한다. 하승우는 자본주의가 생산/유통/소비/폐기라는 각각의 단계를 끊어버린 사태가 오늘날의 가파른 일상과 정치사회적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며, 다시금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탈자본주의 전략의 핵심이라고 논의한다. 변화의 가능성을 참조하기 위해 하승우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의 경우를 상세히 소개한다. <3장_ 풀뿌리를 말하다>에서 두 저자는 ‘풀뿌리’ 개념을 살펴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풀뿌리는 배제와 소외를 딛고 스스로를 조직해나가는 정치적 주체를 일컫는 말인데, 최근 들어서는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아래부터의 동력을 일으키는 기초 연결망으로서 그 정의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풀뿌리 부문과 관련하여 잘못되고 있는 흐름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탈정치적 운동은 없다’ ‘관이 민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시민사회조직의 비민주화’ ‘청구형 정치의 민낯’ ‘명망가 의존의 심각성’ 등의 꼭지는 제목에서부터 짐작되듯 잘못된 경향에 대한 비판이자 풀뿌리 활동가인 저자들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4장_ 개발과 폭력을 말하다>에서 하승수는 개발과 폭력의 범위를 국소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과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으로까지 넓혀서 따져야 한다며 대화를 연다. 하승우는 개발과 폭력 모두 지배의 문제로 파악하며 논의를 이어간다. 즉 개발은 경제적 지배 현상, 폭력은 정치적 지배 현상인데 한국 사회의 특수성은 개발과 폭력이 끈끈하게 결합되어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어떤 주체들이 그러했는가.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가와 자본의 결탁이다. 구체적으로는 관료와 그들에 밀착한 경제적 이해 집단의 결탁이다. 저자들은 이 사악한 결탁을 깨뜨릴 실마리로서 제도가 뒷받침되는 경제적 분산 및 정치적 분권을 검토한다. 구조적인 전환만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르게 인간답게 살아가는 실천을 일상에서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혼자서 답을 찾기 보다 더 많이 ‘대화’하자 시대는 큰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앞서 적은 국내 현안들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 뉴스들을 봐도 전 지구적 시대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6월 영국발 브렉시트가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고, 지난 달 11월의 미국 대선에서는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되며 세계 정치사회 지형에 거센 파고를 일으켰다. 올해 한반도에 찾아온 폭염과 지진 탓에 뒤늦게 실감했으나,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경고하는 바다. 그렇기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반문하는 때가 잦아진다. 저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하자고 제안한다. 혼자서 답을 찾지 말고 서로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소수의 ‘기득권’이 아니지만 우리는 ‘여럿’이기에. 우리가 서로 만나고 대화를 시작했을 때 어떤 힘이 우리에게 생길지는 실로 누구도 단정하지 못한다. 기득권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민주공화국’을 만들어나갈 힘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들은 이 책을 ‘함께’ 읽고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들어나가자고 이야기한다. 차례 여는 글_ ‘헬조선’의 본질을 꿰뚫어 보자 1장_ 민주주의를 말하다 껍데기 민주주의 우리가 집권하면 달라진다? 민주주의의 주체는 누구인가 ‘무주공산입니다, 싸우세요!’ 제대로 된 정당의 기능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자 정당이 해야 할 일 갈등의 전국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 2장_ 자본주의를 말하다 탈자본주의는 가능한가 끊어진 관계의 복원 사례만으로는 안 된다 차베스 정권은 어떻게 했나 정의로운 전환의 길 “자력화하지 않는 시민은 시민이 아니다” 체제 전환의 실마리들 균열선을 보라 3장_ 풀뿌리를 말하다 기초조직의 발견 캣맘이라는 풀뿌리 권력은 원래 우리 것이다 탈정치적 운동은 없다 관이 민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게이트키퍼는 누구인가 시민사회조직의 비민주화 청구형 정치의 민낯 명망가 의존의 심각성 풀뿌리는 삶의 문제다 4장_ 개발과 폭력을 말하다 국가와 자본의 결탁 사적 폭력에서 공권력으로 관료조직과 사법부의 폭력 참여와 분권으로 가는 먼 길 관료제를 깨려면 시스템의 규칙을 바꾸자 경제성장주의는 끝났다 이 위기를 뭐라고 호명해야 할까 닫는 글_ 우리가 다수다! 책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 한국 사회에서는 본질에 관한 토론이 실종되었다. 물론 수많은 현안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안만 따라다녀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주의, 자본주의, 풀뿌리, 개발과 폭력 등의 화두를 대화 주제로 삼았다. 시기적인 맥락도 있다. 이제 1987년 이후 30년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 지금은 조금 더 넓고, 조금 더 깊게 87년 이후 30년을 돌아보는 토론이 필요한 시기다. 결국 87년 이후에 대한민국이 소위 ‘헬조선’이 된 것은 민주주의의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여는 글: ‘헬조선’의 본질을 꿰뚫어 보자」에서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한 첫걸음은 이것을 더 이상 개인의 질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질문에 답하려면 일단 우리는 만나야 한다. 지금처럼 혼자서 답을 찾아본들, 답을 찾은 듯 보여도 위기는 되풀이되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던지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닫는 글: 우리가 다수다!」에서 지은이 소개 하승수 변호사였지만, 10년째 휴업 중이다. 1996년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참여연대에서 납세자운동본부 실행위원장, 협동사무처장 같은 역할을 맡았다. 2001년 시민자치정책센터 창립에 참여했고,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으로 재창립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2001년부터 경기도 과천에서 지역 시민운동에 참여했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제주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며 제주 지역의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2008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창립에 참여해서 초대 소장을 맡았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 녹색당 창당 과정에 참여해, 2016년 9월까지 5년간 사무처장,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지금은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전면 개혁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하승우 ‘풀뿌리 공론장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생운동에 한 발가락 정도만 담그고 살다 의도치 않게 대학원에 갔다. 그 후 여러 단체에 몸을 담았지만 분란을 일으키고 나오는 삶을 반복하다 시민자치정책센터를 만나면서 풀뿌리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후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2006년 중반부터 한양대, 경희대 등에서 강의하고 ‘프로젝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대학에서 번 돈으로 2007년 지행네트워크라는 연구공동체를 만드는 데 참여했고, 대학을 관둔 뒤에는 자치와 자립, 협동조합, 시민정치, 아나키즘, 공공성 같은 주제로 독서회를 만들고 시민들을 만났다. 2013년 10월에는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과 땡땡책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공동대표를 맡았다. 2011년 녹색당 창당 과정에 발기인으로 참여했지만 계속 겉돌다 2016년에 덜컥 공동정책위원장으로 코가 꿰였다. 인생은 알 수 없다.
-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 포도밭출판사
135×210mm┃336쪽┃17,000원┃ 2017년 11월 17일 출간┃ ISBN 979-11-88501-01-4 (03330)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지은이: 김신범 보도자료 “화학물질로 인한 재앙은 앞으로 더 많이, 더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중에 또 무엇이 우리를 죽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죠” 인류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화학물질은 벌써 수만 종에 이르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난다. 이제 이 물질은 누구도 피할 수 없을 만큼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자칫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기도 한 화학물질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일일이 독성을 파악하고, 용도에 맞게, 올바른 방식으로 쓰도록 규제되고 있을까. 짐작하듯이 그렇지 못하다. 문제가 좀 심각하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지울 수 없는 큰 아픔과 상처는 물론,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숱한 과제를 드러냈다. “도대체 정부는 뭘 했단 말입니까?” 이렇게 따지는 것도 한계를 드러냈다. 스스로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도 돕지 않는다. 그런데 화학물질은 워낙 새로운 물질이다 보니 개인이 혼자 똑똑해져서 위험을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같이 안전해져야 한다. 문제는 그 길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 이윤에 눈 먼 기업들이 진실을 감추기 위해 펼쳐드는 ‘비밀’이라는 방패가 그것이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비밀과의 싸움’이 필요한 것이 그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싸움을 해온 사람이 있다. 수은 공장 노동자인 문송면의 죽음이 계기가 되고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의 결과로 세워진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창설 때부터 일해온 김신범 실장이다.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에는 그가 바라보는 한국 사회 화학물질 관리 실태의 취약점들과 ‘같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나부터 할 일들이 안내되어 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길 바라는 모두를 위한 ‘화학물질 이야기’다.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 최초의 합성치약인 오돌(Odol)이 판매된 것은 1903년이었고 합성세제 퍼실(Persil)이 등장한 것은 1907년이다. 가정용 합성페인트의 등장은 1930년대였고, 플라스틱이 장난감과 주방용품, 가구 등에 사용된 것도 이때부터다. 미국에서의 합성농약 사용량은 1947년에 1억2천4백만 파운드였다가 1960년에는 무려 6억2천7백만 파운드로 늘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인류의 화학물질 생산과 소비는 급증했다. 한국은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시작과 함께 화학물질 생산이 본격화되었고, 일상생활 속으로 화학물질과 그 제품이 확산된 것은 1970년대 이후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된 1988년에 문송면의 수은 중독과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 사건이 터졌다. 2011년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났다. 화학물질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는 만큼 그로 인한 피해 또한 급증한다. 이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다. 안전한 일상을 위한 변화의 길목을 가로막는 큰 방해물들이 있다. 그것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드러났듯, 안전에 무감하고 탐욕에 눈 먼 기업들 및 그들을 비호하는 정치권력이다. 이제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 국내 화학물질 관리 체계의 중요한 변곡점을 이끈 주역이자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한 노동을 위해 활동해온 저자는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에서 그 길을 신중히 안내한다. 화학물질 관리 실태를 보라 환경부는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을 4만 4천여 개로 추정하는데, 이중에 독성이 파악된 것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3만 7천여 개의 물질은 독성 파악조차 안 된 실정이다. 독성을 모른 채 그냥 쓰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사실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실정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화학물질 관리가 이뤄지던 초기인 1970년대 미국에서부터 계속돼온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 상황을 어렵다고 놔둘 게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정책과 엄밀한 규제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일례로 말하는 것이 유럽의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 같은 제도다. 이 제도의 핵심은 “노 데이터, 노 마켓(No Data, No Market)”으로 표현된다. 독성과 용도에 대한 데이터 없이는 화학물질과 그 제품을 시중에 내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인류 공통이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화학물질 관리 수준을 정비하자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고 그 결과 2013년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의등록및평가등에관한법률) 제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이 어떤 세력들에 의해 그만 무력화된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위험하게 만드는가 가습기살균제, 살충제 달걀, 발암물질 생리대…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팔기 이전에 안전을 충실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다. 무슨 소린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말이지? 답은 간단하다. 우리 사회는 기업에게 사전에 위험을 파악하고 안전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정책과 체계가 없다. 앞서 적었듯, 이른바 화관법과 화평법이 2013년에 제정되었다. 그런데 이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기업들은 대놓고 “이제까지 법을 안 지켜도 되었는데 갑자기 법을 지키라고 하면 망하란 소린가” “제품 내 화학물질 독성을 일일이 다 파악하라고 하면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논리로 이에 맞섰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강력하게 지시하고 나서면서 화학물질을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기대는 그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첫째로 필요한 것은 기업들이 사용한 화학물질 취급 정보다. 그런데 2013년 기준 국내 기업들 중 86% 가량이 화학물질 정보를 ‘영업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길 거부했다. 이것들은 정말로 영업상 중요해서 비밀이었을까. 아니다. 심지어 회사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둔 정보까지 공개 요구 시 영업비밀이라고 우기는 일도 있었다. 공개하라는 강제가 없으니 그냥 감추는 것이다. 2015년 화관법 개정 시행 이후로는 공개 정보 비율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 과제는 많다. 가만 보면 화학물질 정보가 영업비밀일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이 일반인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저자는 미국 환경부를 방문했을 때의 경험을 들려준다. 저자는 미국 환경부 직원을 통해 미국에서는 영업미밀 인정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미국은 회사가 영업비밀을 주장하여 얻고자 하는 이득, 즉 시장 내 독점적 지위보다 제품 구매자가 제품 정보를 온전히 이해하고 가격과 안전과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더 우선시한다. 정부가 영업비밀을 인정해주는 것은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 차이인 것이다. 이렇게 상식적인 일이 왜 우리 사회에서는 그토록 어려웠을까. 결국 권력이 누구 편인가의 문제이다. 소비만 안전해지는 길은 없다 생산을 바꿔야 모두가 안전해진다 저자 김신범은 처음에 노동자들에게서 발생하는 직업성 암의 원인을 추적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노동조합에 들어가 활동하다 깨달은바, 노동자들이 처한 여러 위험들을 노동조합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금속노조 내 ‘취약노동자분과’를 만들어 건강권 캠페인들을 추진한다. 많이 알려진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환경미화원에게 씻을 권리를> 등이 그가 추진한 캠페인들이다. 이후 우연한 계기로 화학물질 연구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는 관련 연구조사뿐 아니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발암물질목록> 만드는 작업을 시작으로, 여러 알권리운동과 조례제정운동 등을 벌이며 국내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정의롭게 바꾸고자 힘써왔다. 그는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를 만나는 일로 이력을 시작하여, 지역을 만나고, 소비자를 만나면서 접점을 넓혀왔다. 화학물질 연구자이면서 그의 관심은 늘 노동자, 마을, 이웃이다. 여러 영역을 거친 끝에 그가 말하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생산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석면 베이비파우더 사건을 기억한다. 갓난아기를 위한 제품에서 치명적인 석면이 검출된 사건이다. 이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면, 그걸 만든 현장 노동자들도 석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제품 생산 현장에서부터 안전을 규제했다면 저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예도 말해보자. 만약 공장에서 독성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면 누출사고가 발생 시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미친다. 문제가 이러하다면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 굴뚝을 감시하는 것인가? 주변 하수도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은 공장의 독성물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부터 시작해야 문제가 차례로 해결될 수 있다. 생산에 주목하고 생산을 바꾸자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저자는 이러한 가르침을 전해준 이들로 켄 가이저 교수 등을 책에서 소개하기도 한다. 발암물질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엄청난 영감과 영향을 준 국제암연구소의 로렌초 토마티스 역시 각별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스승으로 소개하는 저들의 공통점은 화학물질 자체만이 아니라 늘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경우에도 결코 탐욕의 편에 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자신을 믿자! 긴 화학물질 이야기의 끝에서 찾은 결론이 놀라울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믿자고 말한다. 2009년에 직접 나서서 힘을 모아 <발암물질목록1.0>을 만들고 발표할 때도 실감했던 바다. 정부에게, 혹은 힘 있는 누군가에게 조르기만 한다고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직접 나서서 움직일 때 함께할 이들이 나타난다. 저자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큰 목표 역시 이와 같이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그리고 생산 따로 소비 따로 동떨어지지 말고 계속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학물질 문제는 개인들이 각자 똑똑해져서 안전해지기에는 한계가 많다. 전문가도 낱낱의 화학물질을 다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방비의 순간들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는 곧 ‘너의 안전이 나의 안전’임을 설득한다. 같이 안전해지는 것만이 진짜 안전이라고 알려준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우리 자신의 힘을 믿고, 우리가 원하는 안전에 대해 같이 목소리 내자고 말을 건넨다. 지은이 소개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발암물질을 조사하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화학물질 알권리 정책을 만드는 연구자이며,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활동가다. 2016년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 던지는 질문》(공저), 《환경정의, 네가 뭔지 알고 싶어: 우리와 다음을 생각하는 청소년 환경정의 교과서》(공저) 등이 있다. 추천의 말 달걀에 살충제가 있고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뉴스에 화가 나는가? 당신의 혈액에는 달걀과 생리대에서 발견된 것보다 더 위험하고 더 많은 유해물질이 있을지 모른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유해물질 사고의 희생자가 자신이 아니어서 안도했다면 이제 이 책을 제대로 만나보시라. – 고혜미(방송작가 · PD) 국내 화학물질 관리 시스템이 자리잡는 과정에 중요한 변곡점이 하나 있다. 그 변곡점이 바로 김신범이다. 그가 있었기에 노동자, 어린이, 여성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고민할 수 있었다. – 고금숙(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 팀장)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우리는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진실을 알았다. 이토록 무겁고 두려운 진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끊이지 않는 산단 화학물질 사고에서도 확인했다. 20년 넘는 잠복기간이 지나 피해가 발생한 석면 피해자와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이 증인이다. 그래서 비밀은 위험하다. – 최준호(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가습기살균제, 생리대 사건 등에서 보듯 기업은 스스로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위험에 맞서 함께 외치고 행동할 때다. – 한은영(울산울주아이쿱생협 이사) 노동자이면서 지역주민이면서 부모이기도 한 우리가 나설 때, 화학물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으면 안전”한 것이 아니라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위험”한 것이다. – 나현선(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국장) 이 책은 생활 속에서 가장 널리 쓰이면서도 사회문제로서는 관심 밖이던, 화학물질이 대한 인식의 간극을 담백하게 메워줄 것이다. 감시자로서의 ‘당신’에게는 훌륭한 화학물질 책이 될 것이고, 위험한 사회를 걱정하는 ‘당신’에게는 안전한 사회를 향하는 사회학 책이 될 것이다. – 윤은상(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 책은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의 불안이 과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의심이야말로 정당하다고 위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안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이 있음을 알려준다. 화학물질이 불안한 당신에게 권한다. – 배보람(녹색연합 평화생태팀 활동가) 2011년 이른 봄, 저자가 일상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유해화학물질을 줄여보자며 학부모단체를 찾아왔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교육단체에서 무슨 유해물질을 고민한단 말인가, 싶었다. 그 의구심의 순간이 이제는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초석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유해화학물질 정책과 제도를 바꿔내는 저자의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박수미(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사무국장) 10여 년을 함께하며 저자의 현장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그 애정과 열정의 산물인 이 책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 현재순(《일과건강》 기획국장) 이 책에는 저자가 현장에서 오롯이 경험하여 도출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생생하게 설명되어 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기꺼이 동참할 독자들이 많아지리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 의지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실행이 필요한데, 그 실행의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 이선임(서울아이쿱생협 이사장) 차례 머리말 제1장. 화학물질을 만나다 나무가 우거진 수원캠퍼스에서 시작된 여행 원진레이온 피해자를 만나다 가난보다 더 무서운 노동 노동자들이 화나는 진짜 이유 답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곁 일터로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제2장. 거짓 지식에서 벗어나다 다시 맡은 화학물질 일 로렌초 토마티스와 국제암연구소 1과 2를 둘러싼 싸움 로렌초 토마티스, 국제암연구소의 변질에 맞서다 발암물질 목록을 작성하자 발암물질 감시운동에 들어서다 제3장. 일터에서 발생하는 암 암은 왜 논쟁을 일으킬까? 금속노조, 발암물질 조사를 시작하다 9,044개 제품 중 47% 숫자 뒤의 진실 우리도 금지물질 목록을 만들자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법 발암물질 없는 사업장, 톡식프리 타타대우상용차 우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0.01%만 직업성 암 환자? 직업성 암 환자는 수천 명이 넘을 것 서랍 속 자료를 꺼내 당사자에게 제공하라 제4장. 생산과 소비는 만나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다 베이비파우더 속 석면 ‘발암물질감시’ 운동에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운동으로 2016년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현장에서 이제야 맞추어진 퍼즐 보스턴에서 얻은 깨달음 제5장. 당신의 마을은 안녕하십니까 물고기가 죽었다고? 화를 내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발암물질 때문에 화난 주민들 발암물질 사용, 기업의 권리인가? 발암물질은 줄여야 한다 알권리를 다시 생각한다 비밀에 대하여 마을과 공장이 너무 가깝다 제6장.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 화학물질의 위협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 절망 뒤에 찾아온 희망 생각의 틀을 바꾸자 ‘우리’가 나설 때 바뀐다 엄마 아빠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지역주민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노동자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엄마 아빠이며, 지역주민이며, 노동자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원하는 것은 말할 때 이루어진다
- 타자들의생태학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필리프 데스콜라 옮긴이: 차은정 ISBN: 979-11-88501-27-4 (93380) 출간일: 2022년 10월 12일 정가: 18,000원 제본: 무선 쪽수: 184쪽 판형: 145×210mm 분야: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국내도서 > 사회 정치 > 생태/환경 > 생태/환경 일반 국내도서 > 사회 정치 > 사회비평/비판 > 환경문제 월딩 시리즈 1 타자들의 생태학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 지은이: 필리프 데스콜라 옮긴이: 차은정 책 소개 새로운 지식과 실천을 모색하는 인류학 총서 《월딩 시리즈》 첫 책 레비스트로스의 계승자로서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론가 필리프 데스콜라의 저서 국내 첫 번역 출간! 『숲은 생각한다』 저자 에두아르도 콘과의 대담 수록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론가인 필리프 데스콜라의 책. 그는 이 책에서 자연과 문화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는 이원론적 관점과 그것에서 비롯하는 이론들의 양상을 비판적으로 논평하면서, 그 자신이 ‘자연의 인류학’이라 부르는 학문적 기획에 대해 논한다. 데스콜라는 이 책을 통해 근대사회와 과학기술의 존재 양식을 재고함으로써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을 주창하고, 인간과 비인간존재(‘타자’) 간의 ‘관계의 생태학’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주지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앎과 실천을 통한 존재론적 구성의 변화를 통해 지구 환경과 인류가 처한 위기를 해결할 방향을 모색한다. 보도자료 《월딩 시리즈》를 시작하며 내놓는 첫 책은 필리프 데스콜라의 『타자들의 생태학』이다. 필리프 데스콜라는 레비스트로스의 계승자로 손꼽히는,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론가 중 한 사람으로서 그의 대표작인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2005)가 출간되었을 때 레비스트로스는 이렇게 극찬했다. “이 책은 인류학적 성찰에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하며, 앞으로 수 년 동안 우리의 모든 논쟁에 필수적인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타자들의 생태학』은 데스콜라가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를 출간한 후 2년이 지난 2007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초청 강연을 위해 작성한 원고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데스콜라는 서두에서 밝히기를 자신이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간 관계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일반 모델을 개발”하여 ‘관계의 생태학’을 주창했다면, 『타자들의 생태학』에서는 자신이 ‘자연의 인류학’이라고 명명하는 것을 논하겠다고 밝힌다. 데스콜라는 현 세기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과제는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데스콜라는 자연과 문화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 짓는 이원론적 관점에서 비롯한 자연 대 문화의 논쟁들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20세기 인류학에서 ‘말없이’ 있던 자연을 전면에 내세우는 문제의식의 전환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인류학을 전개한다. 데스콜라는 이 학문적 기획을 ‘자연의 인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데스콜라가 ‘자연의 인류학’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계의 생태학’이라 부르는 것, 이 두 가지는 실로 그가 학자로서 초지일관 천착해온 주요 이론이고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데스콜라는 이 책에서 특히 사회와 환경의 관계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법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자신이 지닌 관점의 인식론적 기반을 명확히 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전개하는 ‘자연의 인류학’과 ‘관계의 생태학’의 핵심과 맥락을 이해하고자 할 때 『타자들의 생태학』은 더없이 탁월한 안내서 역할을 할 것이다. 『타자들의 생태학』은 어느 평자의 말처럼 “작지만 큰 타격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중심주의’를 무너뜨리는 근본적 전환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연과 문화를 구분 짓는 서구적 이원론 개념에서 벗어나 종국에는 그러한 구분마저 무너뜨리고자 하는, 데스콜라가 ‘자연의 인류학’을 내세워 전개하는 강력한 기획을 응축해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데스콜라는 이 책을 통해 근대사회와 과학기술의 존재 양식을 재고함으로써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을 주창한다. 또한 인간과 비인간존재(‘타자’) 간의 ‘관계의 생태학’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주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앎과 실천을 통한 존재론적 구성의 변화를 통해 지구 환경과 인류가 처한 위기를 해결할 방향을 모색한다. 지은이 소개 필리프 데스콜라 Philippe Descola 인류학자. 1949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히스패닉 역사학자인 장 데스콜라가 그의 부친이다. 데스콜라는 생클루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파리대학 고등연구원에서 레비스트로스의 지도하에 에콰도르와 페루 국경의 아추아르 족을 현지 조사하여 민족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9월부터 만 3년간의 일정이었고 아내이기도 한 인류학자 앤크리스틴 테일러와 함께한 현지 조사였다. 아추아르 족은 1970년대 당시 아마존 열대우림의 동부지역에 기반한 지바로 족 중 거의 유일하게 바깥 세계와 접촉하지 않은 부족이었다. 데스콜라는 아추아르 족이 인간과 비인간 동식물을 ‘사람’이라는 동일한 차원에서 사고하며 인공적인 구조물과 자연물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서양의 우주론과는 별개의 아마존의 애니미즘적 우주론을 정립했다. 이 연구는 『길들인 자연: 아추아르 족의 상징주의와 실천 La Nature domestique: symbolisme et praxis dans l'écologie des Achuar』(1986)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1987년에 프랑스 사회과학 고등연구원 교수로 임명되었고, 2000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콜레주드프랑스에서 ‘자연의 인류학’의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2001년에는 레비스트로스가 설립한 사회인류학연구소(LAS) 소장으로 임명되어 2013년까지 운영했다. 2012년에 국립과학연구원(CNRS)으로부터 금메달을 수여받았고 2014년에 국제 코스모스상을 수상했다. 그는 『자연의 사회에서: 아마존 원주민의 생태학 In the Society of Nature: A Native Ecology in Amazonia』(1994)에서부터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 Par-delà nature et culture』(2005)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주요 저작을 통해 다양한 우주론의 실천적 전개를 가로막는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서 인간과 비인간 간 ‘관계의 생태학’을 주창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식과 실천이론을 제시해왔다. 그는 지금까지도 지구 생태계를 위한 인문학을 모색하며 21세기 ‘존재론의 인류학’을 이끌고 있다. 옮긴이 소개 차은정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 대학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숲은 생각한다』, 『부분적인 연결들』, 『부흥문화론』(공역) 등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시리즈 소개 월딩 시리즈 월딩(worlding)은 있기(being)에서 하기(doing)로 삶의 문제의식을 전환합니다. 《월딩 시리즈》는 지구생명체 간의 공생 속에서 새로운 지식과 실천을 모색하는 인류학 저서들을 소개합니다. 1. 『타자들의 생태학』 필리프 데스콜라 지음 / 차은정 옮김 2.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지음 / 존재론의 자루 옮김 3. 『라인스』 (근간) 팀 잉골드 지음 / 김지혜 옮김 4. 『오늘날의 애니미즘』 (근간) 오쿠노 가츠미, 시미즈 타카시 지음 / 차은정, 김수경 옮김 책 속에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입장의 대립은 다음과 같다. 한쪽에서는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소위 천연자원의 사용과 통제와 변형이 초래하는 제약의 측면에서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보다도 자연이 그 한계와 기능 방식에서 동질적이라고 해도 상징적인 측면에서는 이질적이므로 자연의 상징적 조작의 특수성을 통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 접근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두 입장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모두 자연과 사회의 이원성에 관해 같은 전제를 공유하고 있고 게다가 이 전제에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전제가 인류학적 접근의 여러 단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함으로써 이 전제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 12~13쪽 우리는 이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갈지를 자문할 것이다. 자연과 사회, 인간과 비인간, 개인과 집단을 이전과 다른 새로운 아상블라주(assemblage)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 관계의 생태학은 이러한 재구성을 통해 조성될 것이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그 조짐의 근거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며, 인류학은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는 데에 동의해야만 그러한 재구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 14쪽 나는 왜 인류학계에 불었던 ‘유물론’과 ‘유심론’의 대립적인 논쟁을 이토록 파고드는 것일까? 내가 채택한 이 단순한 용어는 미국을 한때 훑고 지나간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이 학문 분야는 곤경에 처하자 지적 수단을 찾아 난관을 극복했고, 나는 그저 지난 국면을 트집 잡을 뿐이지 않은가? 전혀 아니다. 자연주의적 환원주의와 기호론적 관념론은 여전히 건재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이 놓일 수밖에 없는 인식론적 연속체의 양 축을 형성하고 있다. - 45쪽 연속체의 한쪽 끝에서는 자연이란 인지적 보편성, 유전적 인자, 생리적 욕구, 지리적 제약 등을 마구잡이로 수집할 수 있게 하는 편리한 포괄용어이며 문화는 그러한 자연의 산물이라고 단언할 것이다. 반대쪽 끝에서는 자연이란 내버려두면 언제까지나 말이 없고 그 자체로는 불가사의하며 문화가 자연에 부착하는 기호와 상징으로 번역될 때에만 유의미한 현실로서 존재하게 된다고 역설할 것이다. - 46쪽 자연적인 문화에서 문화적인 자연으로 이어지는 직선 축에서는 평형점을 결코 찾을 수 없고 단지 어느 한쪽 극에 가까운 타협점을 찍을 뿐이다. 근대사상의 여식인 인류학은 요람에서부터 이 문제를 알았고 그 후 지금까지 풀려고 애써왔다. 마셜 살린스가 『문화와 실천이성』(1976)에서 이야기한 비유를 빌어 말하면, 이 과학[인류학]은 지성의 제약과 관습적 실천의 결정성이라는 사방의 벽에 갇혀 한 세기 이상 감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일 뿐인 죄수와 같다. - 48~49쪽 이를테면 레비스트로스는 루소의 공로가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문제시함으로써 민족학 분야를 창설한 것이라고 인정한다. 미셸 푸코가 『말과 사물』(1966)에서 “모든 민족학의 일반 문제는 바로 자연과 문화 사이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문제”라고 썼을 때, 그는 레비스트로스의 관점과 공명한다. (...) 나 또한 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글을 써왔기 때문에 저들의 운명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나는 「자연의 사회들과 사회의 자연」(2002)이라는 논문에서 “사회적 실재의 구축 원리는 기본적으로 인간 존재와 그의 자연환경 간의 관계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썼다. - 55~56쪽 우리가 알던 자연은 인간이 이해하고 통제하려 하고 그 인간에게 변덕을 부려 고통을 주면서도 가치, 관습, 이데올로기가 설 자리가 없는 자율적인 규칙성의 장을 구성하는 영역이었다. 이 환상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지구 온난화, 오존층 파괴, 특화된 줄기세포 배양 등을 둘러싸고 자연은 어디서 멈출 것이며 문화는 어디서 시작될 것인가? 확실히 이런 질문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 - 115~116쪽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통한 사회생활의 일반적 지식으로서 이해되는 인류학은 이렇듯 다양한 접근법을 한데 엮는 데에서 특히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첫째 인류학이 어떤 면에서 자연과 문화의 관계에 관한 철학적 문제의식을 계승해왔기 때문이다. - 118쪽 요컨대 내가 집념하는 자연과 문화의 대립에 대한 비판은 자연적 대상과 사회적 존재의 관계성을 다루기 위해 사용된 개념적 도구의 광범위한 재작업을 시사한다. 이 대립이 수다한 비근대적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또는 서구 사상의 발전 과정에서 뒤늦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근대 세계의 자연주의(naturalism)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동떨어진 문화를 판단하는 기준을 구성하기는커녕 세계와 타자의 객관화를 지배하는 더욱 일반적인 스키마의 가능한 표현 중 하나일 뿐이다. 자연주의는 그러한 새로운 분석적 장에 통합할 필요가 있다. -121쪽 세계의 구성요소와의 관계를 정의하기 위해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스키마는 정신 구조의 형태로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선천적이고 일부는 사회생활의 속성에서 유래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조가 모두 서로와 양립할 수는 없으므로, 모든 문화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 조직화의 각 유형은 비록 우발적이지만 역사 속에서 종종 비슷한 결과와 함께 반복되는 여과 및 분류와 조합의 산물이다. 이 요소들의 성질을 명시하고 그 구성의 규칙을 해명하고 그 배열의 유형학을 작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류학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과제이다. - 122쪽 차례 영어판 서문 서문 1장 조개 논쟁 사이펀의 적절한 사용에 관하여 이론상의 생태학 레비스트로스의 두 자연 2장 인류학적 이원론 능산적 자연, 소산적 자연 대상의 역설 논란과 수렴 - 환원의 궤도 - 번역의 궤도 3장 각자의 자연 속으로 진실과 신념 근대인의 미스터리 일원론과 대칭성 보편주의와 상대주의 결론 대담 횡단하는 우주론과 혼의 윤리학 옮긴이 후기 자연의 인류학과 관계의 생태학 찾아보기 보도자료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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