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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 포도밭출판사
135×210mm┃336쪽┃17,000원┃ 2017년 11월 17일 출간┃ ISBN 979-11-88501-01-4 (03330)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지은이: 김신범 보도자료 “화학물질로 인한 재앙은 앞으로 더 많이, 더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중에 또 무엇이 우리를 죽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죠” 인류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화학물질은 벌써 수만 종에 이르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난다. 이제 이 물질은 누구도 피할 수 없을 만큼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자칫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기도 한 화학물질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일일이 독성을 파악하고, 용도에 맞게, 올바른 방식으로 쓰도록 규제되고 있을까. 짐작하듯이 그렇지 못하다. 문제가 좀 심각하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지울 수 없는 큰 아픔과 상처는 물론,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숱한 과제를 드러냈다. “도대체 정부는 뭘 했단 말입니까?” 이렇게 따지는 것도 한계를 드러냈다. 스스로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도 돕지 않는다. 그런데 화학물질은 워낙 새로운 물질이다 보니 개인이 혼자 똑똑해져서 위험을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같이 안전해져야 한다. 문제는 그 길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 이윤에 눈 먼 기업들이 진실을 감추기 위해 펼쳐드는 ‘비밀’이라는 방패가 그것이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비밀과의 싸움’이 필요한 것이 그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싸움을 해온 사람이 있다. 수은 공장 노동자인 문송면의 죽음이 계기가 되고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의 결과로 세워진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창설 때부터 일해온 김신범 실장이다.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에는 그가 바라보는 한국 사회 화학물질 관리 실태의 취약점들과 ‘같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나부터 할 일들이 안내되어 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길 바라는 모두를 위한 ‘화학물질 이야기’다.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 최초의 합성치약인 오돌(Odol)이 판매된 것은 1903년이었고 합성세제 퍼실(Persil)이 등장한 것은 1907년이다. 가정용 합성페인트의 등장은 1930년대였고, 플라스틱이 장난감과 주방용품, 가구 등에 사용된 것도 이때부터다. 미국에서의 합성농약 사용량은 1947년에 1억2천4백만 파운드였다가 1960년에는 무려 6억2천7백만 파운드로 늘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인류의 화학물질 생산과 소비는 급증했다. 한국은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시작과 함께 화학물질 생산이 본격화되었고, 일상생활 속으로 화학물질과 그 제품이 확산된 것은 1970년대 이후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된 1988년에 문송면의 수은 중독과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 사건이 터졌다. 2011년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났다. 화학물질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는 만큼 그로 인한 피해 또한 급증한다. 이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다. 안전한 일상을 위한 변화의 길목을 가로막는 큰 방해물들이 있다. 그것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드러났듯, 안전에 무감하고 탐욕에 눈 먼 기업들 및 그들을 비호하는 정치권력이다. 이제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 국내 화학물질 관리 체계의 중요한 변곡점을 이끈 주역이자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한 노동을 위해 활동해온 저자는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에서 그 길을 신중히 안내한다. 화학물질 관리 실태를 보라 환경부는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을 4만 4천여 개로 추정하는데, 이중에 독성이 파악된 것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3만 7천여 개의 물질은 독성 파악조차 안 된 실정이다. 독성을 모른 채 그냥 쓰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사실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실정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화학물질 관리가 이뤄지던 초기인 1970년대 미국에서부터 계속돼온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 상황을 어렵다고 놔둘 게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정책과 엄밀한 규제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일례로 말하는 것이 유럽의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 같은 제도다. 이 제도의 핵심은 “노 데이터, 노 마켓(No Data, No Market)”으로 표현된다. 독성과 용도에 대한 데이터 없이는 화학물질과 그 제품을 시중에 내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인류 공통이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화학물질 관리 수준을 정비하자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고 그 결과 2013년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의등록및평가등에관한법률) 제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이 어떤 세력들에 의해 그만 무력화된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위험하게 만드는가 가습기살균제, 살충제 달걀, 발암물질 생리대…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팔기 이전에 안전을 충실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다. 무슨 소린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말이지? 답은 간단하다. 우리 사회는 기업에게 사전에 위험을 파악하고 안전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정책과 체계가 없다. 앞서 적었듯, 이른바 화관법과 화평법이 2013년에 제정되었다. 그런데 이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기업들은 대놓고 “이제까지 법을 안 지켜도 되었는데 갑자기 법을 지키라고 하면 망하란 소린가” “제품 내 화학물질 독성을 일일이 다 파악하라고 하면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논리로 이에 맞섰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강력하게 지시하고 나서면서 화학물질을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기대는 그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첫째로 필요한 것은 기업들이 사용한 화학물질 취급 정보다. 그런데 2013년 기준 국내 기업들 중 86% 가량이 화학물질 정보를 ‘영업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길 거부했다. 이것들은 정말로 영업상 중요해서 비밀이었을까. 아니다. 심지어 회사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둔 정보까지 공개 요구 시 영업비밀이라고 우기는 일도 있었다. 공개하라는 강제가 없으니 그냥 감추는 것이다. 2015년 화관법 개정 시행 이후로는 공개 정보 비율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 과제는 많다. 가만 보면 화학물질 정보가 영업비밀일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이 일반인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저자는 미국 환경부를 방문했을 때의 경험을 들려준다. 저자는 미국 환경부 직원을 통해 미국에서는 영업미밀 인정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미국은 회사가 영업비밀을 주장하여 얻고자 하는 이득, 즉 시장 내 독점적 지위보다 제품 구매자가 제품 정보를 온전히 이해하고 가격과 안전과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더 우선시한다. 정부가 영업비밀을 인정해주는 것은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 차이인 것이다. 이렇게 상식적인 일이 왜 우리 사회에서는 그토록 어려웠을까. 결국 권력이 누구 편인가의 문제이다. 소비만 안전해지는 길은 없다 생산을 바꿔야 모두가 안전해진다 저자 김신범은 처음에 노동자들에게서 발생하는 직업성 암의 원인을 추적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노동조합에 들어가 활동하다 깨달은바, 노동자들이 처한 여러 위험들을 노동조합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금속노조 내 ‘취약노동자분과’를 만들어 건강권 캠페인들을 추진한다. 많이 알려진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환경미화원에게 씻을 권리를> 등이 그가 추진한 캠페인들이다. 이후 우연한 계기로 화학물질 연구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는 관련 연구조사뿐 아니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발암물질목록> 만드는 작업을 시작으로, 여러 알권리운동과 조례제정운동 등을 벌이며 국내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정의롭게 바꾸고자 힘써왔다. 그는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를 만나는 일로 이력을 시작하여, 지역을 만나고, 소비자를 만나면서 접점을 넓혀왔다. 화학물질 연구자이면서 그의 관심은 늘 노동자, 마을, 이웃이다. 여러 영역을 거친 끝에 그가 말하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생산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석면 베이비파우더 사건을 기억한다. 갓난아기를 위한 제품에서 치명적인 석면이 검출된 사건이다. 이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면, 그걸 만든 현장 노동자들도 석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제품 생산 현장에서부터 안전을 규제했다면 저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예도 말해보자. 만약 공장에서 독성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면 누출사고가 발생 시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미친다. 문제가 이러하다면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 굴뚝을 감시하는 것인가? 주변 하수도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은 공장의 독성물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부터 시작해야 문제가 차례로 해결될 수 있다. 생산에 주목하고 생산을 바꾸자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저자는 이러한 가르침을 전해준 이들로 켄 가이저 교수 등을 책에서 소개하기도 한다. 발암물질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엄청난 영감과 영향을 준 국제암연구소의 로렌초 토마티스 역시 각별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스승으로 소개하는 저들의 공통점은 화학물질 자체만이 아니라 늘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경우에도 결코 탐욕의 편에 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자신을 믿자! 긴 화학물질 이야기의 끝에서 찾은 결론이 놀라울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믿자고 말한다. 2009년에 직접 나서서 힘을 모아 <발암물질목록1.0>을 만들고 발표할 때도 실감했던 바다. 정부에게, 혹은 힘 있는 누군가에게 조르기만 한다고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직접 나서서 움직일 때 함께할 이들이 나타난다. 저자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큰 목표 역시 이와 같이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그리고 생산 따로 소비 따로 동떨어지지 말고 계속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학물질 문제는 개인들이 각자 똑똑해져서 안전해지기에는 한계가 많다. 전문가도 낱낱의 화학물질을 다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방비의 순간들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는 곧 ‘너의 안전이 나의 안전’임을 설득한다. 같이 안전해지는 것만이 진짜 안전이라고 알려준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우리 자신의 힘을 믿고, 우리가 원하는 안전에 대해 같이 목소리 내자고 말을 건넨다. 지은이 소개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발암물질을 조사하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화학물질 알권리 정책을 만드는 연구자이며,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활동가다. 2016년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 던지는 질문》(공저), 《환경정의, 네가 뭔지 알고 싶어: 우리와 다음을 생각하는 청소년 환경정의 교과서》(공저) 등이 있다. 추천의 말 달걀에 살충제가 있고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뉴스에 화가 나는가? 당신의 혈액에는 달걀과 생리대에서 발견된 것보다 더 위험하고 더 많은 유해물질이 있을지 모른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유해물질 사고의 희생자가 자신이 아니어서 안도했다면 이제 이 책을 제대로 만나보시라. – 고혜미(방송작가 · PD) 국내 화학물질 관리 시스템이 자리잡는 과정에 중요한 변곡점이 하나 있다. 그 변곡점이 바로 김신범이다. 그가 있었기에 노동자, 어린이, 여성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고민할 수 있었다. – 고금숙(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 팀장)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우리는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진실을 알았다. 이토록 무겁고 두려운 진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끊이지 않는 산단 화학물질 사고에서도 확인했다. 20년 넘는 잠복기간이 지나 피해가 발생한 석면 피해자와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이 증인이다. 그래서 비밀은 위험하다. – 최준호(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가습기살균제, 생리대 사건 등에서 보듯 기업은 스스로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위험에 맞서 함께 외치고 행동할 때다. – 한은영(울산울주아이쿱생협 이사) 노동자이면서 지역주민이면서 부모이기도 한 우리가 나설 때, 화학물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으면 안전”한 것이 아니라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위험”한 것이다. – 나현선(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국장) 이 책은 생활 속에서 가장 널리 쓰이면서도 사회문제로서는 관심 밖이던, 화학물질이 대한 인식의 간극을 담백하게 메워줄 것이다. 감시자로서의 ‘당신’에게는 훌륭한 화학물질 책이 될 것이고, 위험한 사회를 걱정하는 ‘당신’에게는 안전한 사회를 향하는 사회학 책이 될 것이다. – 윤은상(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 책은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의 불안이 과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의심이야말로 정당하다고 위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안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이 있음을 알려준다. 화학물질이 불안한 당신에게 권한다. – 배보람(녹색연합 평화생태팀 활동가) 2011년 이른 봄, 저자가 일상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유해화학물질을 줄여보자며 학부모단체를 찾아왔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교육단체에서 무슨 유해물질을 고민한단 말인가, 싶었다. 그 의구심의 순간이 이제는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초석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유해화학물질 정책과 제도를 바꿔내는 저자의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박수미(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사무국장) 10여 년을 함께하며 저자의 현장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그 애정과 열정의 산물인 이 책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 현재순(《일과건강》 기획국장) 이 책에는 저자가 현장에서 오롯이 경험하여 도출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생생하게 설명되어 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기꺼이 동참할 독자들이 많아지리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 의지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실행이 필요한데, 그 실행의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 이선임(서울아이쿱생협 이사장) 차례 머리말 제1장. 화학물질을 만나다 나무가 우거진 수원캠퍼스에서 시작된 여행 원진레이온 피해자를 만나다 가난보다 더 무서운 노동 노동자들이 화나는 진짜 이유 답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곁 일터로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제2장. 거짓 지식에서 벗어나다 다시 맡은 화학물질 일 로렌초 토마티스와 국제암연구소 1과 2를 둘러싼 싸움 로렌초 토마티스, 국제암연구소의 변질에 맞서다 발암물질 목록을 작성하자 발암물질 감시운동에 들어서다 제3장. 일터에서 발생하는 암 암은 왜 논쟁을 일으킬까? 금속노조, 발암물질 조사를 시작하다 9,044개 제품 중 47% 숫자 뒤의 진실 우리도 금지물질 목록을 만들자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법 발암물질 없는 사업장, 톡식프리 타타대우상용차 우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0.01%만 직업성 암 환자? 직업성 암 환자는 수천 명이 넘을 것 서랍 속 자료를 꺼내 당사자에게 제공하라 제4장. 생산과 소비는 만나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다 베이비파우더 속 석면 ‘발암물질감시’ 운동에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운동으로 2016년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현장에서 이제야 맞추어진 퍼즐 보스턴에서 얻은 깨달음 제5장. 당신의 마을은 안녕하십니까 물고기가 죽었다고? 화를 내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발암물질 때문에 화난 주민들 발암물질 사용, 기업의 권리인가? 발암물질은 줄여야 한다 알권리를 다시 생각한다 비밀에 대하여 마을과 공장이 너무 가깝다 제6장.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 화학물질의 위협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 절망 뒤에 찾아온 희망 생각의 틀을 바꾸자 ‘우리’가 나설 때 바뀐다 엄마 아빠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지역주민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노동자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엄마 아빠이며, 지역주민이며, 노동자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원하는 것은 말할 때 이루어진다
- 우리는군대를거부한다 | 포도밭출판사
2014-05-15 출간 | 정가 10,000원 | 반양장본 | 264쪽 | 140*225mm | ISBN : 9791195277018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53인의 소견서 엮은이: 전쟁없는세상 책소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53인의 소견서들을 원고로 엮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14년에 걸친 기록들이다. 2001년 오태양 씨의 병역거부선언이 있기 전까지, 이들의 병역거부는 주로 ‘집총 거부’의 의지로만 부각되었다. 그러나 병역거부의 이유로 선언된 것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이 병영국가 한국의 곪아 터진 여러 부분들에 제각기 얼마나 힘차게 맞서왔는지를 알게 된다. 개인의 신원을 인권 침해 이상으로 심각하게 구속하는 군사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만이 아니다. 미국의 명분 없는 침략전쟁이었던 이라크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한 정부, 죄 없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도록 지시하는 군대, 평택 대추리, 제주 강정, 그리고 밀양에서 국가 폭력을 자행하는 불의의 권력,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얼룩진 부당한 현실 등이 모두 이들 ‘병역거부자’들이 맞서 싸워온 상대들이다. 보도자료 “언제까지 총으로 살인을 연습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진 젊은이들이 감옥에 가야 합니까?” “인간을 이렇게 단순하고, 복종적이고, 극단적으로 만드는 일이 강제적으로 일어나도 괜찮은 것일까? 이것이 과연 어쩔 수 없는 문제인가?” “우리가 이루고 있는 공동체는 우리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져야 합니다” 병영국가 한국에 정면으로 반(反)하는 ‘용감한 겁쟁이’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53인의 소견서 군대 대신 감옥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호와의증인 신자들 외에도 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그리고 반군사주의 및 반국가주의 신념에 따라, 또한 소수자운동, 인권운동, 생명사상 등의 맥락에서 입영을 거부하는 이들이다. 이 책은 이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중에서 53인이 작성한 소견서들을 원고로 엮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14년에 걸친 기록들이다. 2001년 오태양부터 2014년 최근 강길모까지, 시대와 정체성 들에 따른 다양한 변화 2001년 오태양 씨의 병역거부선언이 있기 전까지, 이들의 병역거부는 주로 ‘집총 거부’의 의지로만 부각되었다. 그러나 병역거부의 이유로 선언된 것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이 병영국가 한국의 곪아 터진 여러 부분들에 제각기 얼마나 힘차게 맞서왔는지를 알게 된다. 개인의 신원을 인권 침해 이상으로 심각하게 구속하는 군사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만이 아니다. 미국의 명분 없는 침략전쟁이었던 이라크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한 정부, 죄 없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도록 지시하는 군대, 평택 대추리, 제주 강정, 그리고 밀양에서 국가 폭력을 자행하는 불의의 권력,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얼룩진 부당한 현실 등이 모두 이들 ‘병역거부자’들이 맞서 싸워온 상대들이다. 부당한 국가 현실에 대한 치밀한 기록, 스스로 처벌과 차별이 따르는 삶에 뛰어든 청년들의 격정적 말과 사유 이 책을 엮은 평화단체 ‘전쟁없는세상’ 활동가인 여옥 씨는 말한다. “어느 것 하나 쉽게 적힌 글이 없다. 수감을 앞두고 두려움과 걱정에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그 마음, 쓰다 지우다를 반복하며 고민으로 지새우는 수많은 밤, 읽을 사람들의 표정과 질문을 상상하며 수도 없이 고친 노력들이 소견서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글들은 그 모든 걱정과 고민과 망설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은 숨길 수 없었던 고백이자 도전이고,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설레고 긴장되는 편지들이다.” 2005년에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감옥에 다녀온 이용석 씨는 이렇게도 말한다. “살면서,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글 하나를 쓰기 위해 그렇게 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을 쏟아붓는 일은 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무겁고, 비장하지만, 그게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병역거부자들이 짊어진 역사의 무게가 아닌가 한다.” 이 소견서들을 접한 한 독자는 “이 글들이 바로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시(詩)가 아닐까”라고 말한다. 자신이 품은 생각과 실천하려는 바를, 강고한 현실 앞에서 떨리는 심정을 견디며 우렁차게 외친 말들이기에, 다른 어떤 글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감상이 가능해지는 듯하다. 병역거부운동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가야할 길 「세계인권선언」에 적힌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따르자면, 병역을 거부하는 뜻을 가진 이들에게 대체복무 혹은 사회복무의 기회가 있어야 하지만, 국내 상황은 아직도 요원하다. 그리하여 현재에도 ‘총으로 살인을 연습할 수 없다’는 이들은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구속당하며 철창에 갇히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내외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병역거부자를 예외 없이 감옥으로 보내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그런 이유 탓에 전 세계 병역거부 수감자 중 한국의 수감자 수가 압도적이다. 안전장치 없이 급격히 기울어만 가는 한국사회에서, 서로를, 나아가 생명과 공동체를 지키려는 이들의 행보는 이토록 힘겹다. 이들은 굳건한 외침을 통해, 전쟁 및 국가폭력이 낳고 있는 무참한 현실을 다시금 돌아보길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이들이 내딛는 ‘평화의 행보’에 동참하면서, 더이상 철창에 갇히는 양심이 없도록 제도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5월 15일은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또 한번의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엮은이 소개 전쟁없는세상 평화주의자.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 2003년에 병역거부자들의 모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군사 주의와 전쟁에 저항하는 다양한 활동(병역거부 캠페인, 비폭력 프로그램, 무기거래 반대 캠페인,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 캠페인 등)을 하고 있다. 모든 전쟁은 인간성을 파 괴하는 범죄일 뿐이며,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 더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일상적인 차별과 착취의 결과물이듯, 평화 역시 일 상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전쟁없는세상은 전쟁을,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우리 일상과 사회구조에서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withoutwar.org ) 차례 책을 엮으며.4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란 무엇인가.8 2001 ~ 2005 병역거부선언.13 2006 ~ 2009 병역거부선언.93 2010 ~ 2014 병역거부선언.167
-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11-3 (03800) 출간일: 2020년 7월 10일 정가: 20,000원 제본: 무선 쪽수: 420쪽 판형: 128×188mm 분야: - 문학 > 장르소설/여성소설/과학소설(SF) - 문학 > 비평/창작/이론 - 인문학 > 영미문화론 - 인문학 > 인문비평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 지은이: 조애나 러스 옮긴이: 나현영 “조애나 러스의 글들은 어처구니없는 관습과 편견에 맞선 20세기 장르 문학사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아직도 유효한 현재형의 질문이자 선언이다” - 듀나 (SF 작가) “조애나 러스는 어째서 여성이 SF를 사랑하는가를 거침없이 말한다. 여성은 SF라는 매개체를 통해 실재하는 다른 세계를 꿈꾼다. 어느 과거에도 현재에도 없는 세상을. 모든 규칙이 달라진 세상을.” - 김보영 (SF 작가) 책소개 SF 작가이자 비평가, 페미니스트이자 퀴어 활동가였던 조애나 러스의 SF 비평집. SF 장르를 새롭게 정의했으며, 현대 문명과 페미니즘, 여성의 글쓰기와 같은 주제를 SF 장르를 통해 사유한 조애나 러스의 대표적인 글들을 모았다. 거침없는 분석들이 주는 깨달음과 즐거움, 그 속에 가득한 위트와 유머가 독보적이다. 러스는 SF가 젠더 역할과 문화의 구속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정한 ‘놀이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억압과 굴레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여성들, 그리고 SF를 통해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모든 SF 작가와 독자 들에게 남겨진 귀중한 유산이다. 보도자료 낡은 관념들을 박살내는 ‘환상적인 분노’의 통쾌함 “당신의 분노에서는 혁명의 냄새가 납니다. 아니, 아주 오래 묻혀 있다가 막 폭발하려고 부글거리는 화산의 냄새가 나요.” ― 1973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조애나 러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조애나 러스가 SF 장르에, 특히 페미니스트로서 SF 장르에 기여한 바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뉴욕 타임스》는 2011년의 부고 기사에서 그를 “SF의 가장 낯선 외계 생명체, 즉 여성에게 SF를 전달해 준 작가”라고 칭했다. 러스는 페미니즘 SF의 선구자이며 1970년대에 꽃 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를 이끈 대표적인 작가다. 그는 자신의 소설과 비평을 통해 SF 장르를 새롭게 정의했으며, 현대 문명과 페미니즘, 여성의 글쓰기와 같은 주제를 SF라는 양식을 통해 사유했다. 조애나 러스의 문장은 명징하다. 그리고 명징한 문장은 명징한 사고와 짝을 이룬다. 그는 난독을 부르는 애매모호함을 경멸하며 이 애매모호함이 결국은 남성 연대와 남성 신화를 강화하는 신비화의 전략임을 폭로한다. 러스는 예리하고 엄밀한 분석으로 이 신비화된 낡은 신화들을 해체하는 데 열정을 쏟는다. 러스의 작업은 독자에게 깨달음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안긴다. 거침없는 분석들이 주는 깨달음과 즐거움, 그 속에 가득한 위트와 유머는 조애나 러스의 비평이 가진 독보적인 성격이다. 또 우리는 러스로부터 특별한 열정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앎과 삶을 연결시키려는 열정이다.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기’, 경험한 세상을 ‘다시 보기’, 그리고 이렇게 인지하게 된 현실을 명징한 언어를 통해 표현하기. 이는 러스가 자신의 비평에서 실천해 온 것들이다. 러스는 이 작업을 하면서 드는 분노를 숨기지 않았고 또 당연히 분노해야 함을 일깨웠다. SF를 비평하면서 각종 차별과 배제들,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신비화, 젠더 고정관념과 여성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남성 신화들에 분노하고 저항한 것은 러스에게 있어 SF 장르 역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실천들의 장이었던 까닭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양식으로서의 SF가 과거의 억압과 굴레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이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은 러스가 여성들에게, 그리고 SF를 통해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모든 SF 작가와 독자 들에게 남긴 귀중한 유산이다. SF를 무대로 일어난 1970년대의 성 전쟁 노출증 환자들의 승리 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성차별주의적인 이야기는 소설 속 등장인물이 모두 베텔게우스계 행성에 사는 결정형 생명체라 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인간이 아니더라도 작가와 독자는 인간이니까요.” - 페미니즘 계간지 《퀘스트(Quest)》와의 1975년 인터뷰에서 페미니즘 SF 비평은 본격적으로 조애나 러스로부터 시작되었다. 러스 이전에도 작가 개인이나 SF 전반의 성차별주의적 경향을 비판하는 남성 비평가들은 있었으나 이들은 1970년대부터 어슐러 K. 르 귄과 조애나 러스, 마지 피어시 등이 불을 댕긴 긴급한 문학적 변화들을 당대의 혁명적 언어인 페미니즘으로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러스는 제아무리 먼 미래와 먼 은하를 배경으로 경이로운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펼쳐 보이는 SF라도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 있어서는 교외에 사는 백인 중산층 가정의 젠더 고정관념을 답습함을 비판하면서, 이를 SF적 상상력의 ‘실패’로 규정한다.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의 충돌은 SF 공동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당시에는 남성 작가로 알려져 있던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작품을 제외하고) 안티페미니즘의 입장에서 성 전쟁을 다룬 10편의 작품을 비판하는 “4장 사랑은 여자를 정복한다: SF에서 일어난 성 전쟁”에서 우리는 그야말로 활화산 같은 러스의 분노가 이 어리석은 ‘부족’들을 활활 태우는 현장을 보게 된다. 여성이 지배하는 부패하고 무능력한 세계에서 남성 성기라는 ‘성물’의 소유자들이 ‘자연의 승리’를 하게 되어 있는 이 작품들에 러스는 ‘성기 노출증 환자들의 소설’이라는 절묘한 이름을 붙인다. “10장 최근 유행한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에 대하여”에서는 같은 성 전쟁을 다루면서도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모니크 위티그의 《게릴라들》, 어슐러 K. 르 귄의 《빼앗긴 자들》, 마지 피어시의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와 같은 이 작품들은 새뮤얼 딜레이니의 《트리톤》을 제외하고 모두 여성 작가가 썼으며, 계급과 정부가 없고, 생태주의적이며 동성애, 이성애, 난혼, 한 여성이 다른 여성과 함께 아기를 갖게 하는 재생산 기술 등 다양한 출산과 양육의 방식이 있는 사회를 보여 준다. 러스는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SF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며, 유토피아를 향한 충동 뒤에는 누군가의 고통이 감춰져 있다고 말한다. 이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의 주인공들은 계급과 성, 인종차별을 포함하는 현실의 고통과 대면하며 저항한다. 우리가 맛볼 수 있는 것은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평행진화해 급진적 유토피아주의로 폭발한 여성 문화의 진수다. 문화의 성은 남성이다. 낡은 신화를 이용하는 한 여자는 쓸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신화라면? “그것은 내 무게 중심을 ‘그(Him)’에게서 ‘나(Me)’로 옮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난 이것이 예술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가인 당신이 여성이라면 말이에요.” - 페미니즘 계간지 《퀘스트(Quest)》와의 1975년 인터뷰에서 1부가 주로 SF와 관련된 비평들을 담고 있다면 2부에서는 여성의 글쓰기를 주제로 SF와 모던 고딕이라는 여성 로맨스 장르, 윌라 캐더와 샬럿 퍼킨스 길먼 같은 여성 작가들을 다룬다. “7장 여주인공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또는 여자는 왜 글을 쓸 수 없는가”에서 러스는 서구 문학의 플롯은 사실 거의 모두 남자 주인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나운 짐승을 때려눕히고 자신의 남자다움을 증명하는 이야기, 영웅적인 전투에서 승리하는 이야기, 순진한 여자를 유혹해 임신을 시키는 나쁜 남자의 이야기,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으나 술독에 빠져 지내다 요절한 전설이 되고 마는 시인의 이야기는 모두 남성의 신화다. 즉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문화의 남자와 여자는 단일한 관점에서 문화를 상상한다. 바로 남성의 관점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데이지 페이, 헤밍웨이의 소설 〈프랜시스 매컴버의 짧았던 행복〉에 등장하는 매컴버의 아내, “6장 소년과 개: 최종 해결”에서 할란 엘리슨 원작의 동명의 영화에 등장하는 퀼라 준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여자 주인공들은 결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여자의 이미지에 불과하다. ‘잡년 여신’이 아니면 처녀 희생자로 이분되는 이 여주인공들에게는 어떤 내면도, 동기도 없는데, 이는 이들이 실은 인격이 아니라 투사된 소망이나 두려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남성 신화를 이용하기를 거부한 여성 작가들은 어떤 소설을 쓸 수 있는가? 러스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플롯 없이 서정적인 구조를 쌓아올리거나 샬럿 브론테의 《빌레트》처럼 자기 삶에서 길어 올린 구조를 모델로 삼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여성 작가들은 “11장 ‘여자처럼’ 글쓰기”의 윌라 캐더처럼 자신의 주인공에게 남성의 ‘가면’을 씌우는 전략을 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9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에서 우리는 여성 작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약속하는 신화가 태어나는 순간을 목격한다. 메리 셸리는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전력을 다해 도망치는 도피자였기에 지금 여기를 담을 수 없거나 담으려 하지 않는 감수성의 통로를 찾아 헤맸다. 바로 《프랑켄슈타인》과 《최후의 인간》의 세계, 오늘날의 우리가 SF라 부르는 사변적이고 미래적인 세계로 이동하는 통로다. 그래서 메리 셸리는 ‘비유기체적 생명체의 탄생’과 ‘자연스러운 파국으로 상상된 세계의 종말’이라는 현대 산업화 시대의 거대한 두 신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러스의 말처럼 “SF에는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있었던 셈”이다. 러스의 글에서 우리는 오늘날 한국에서 여성 작가들이 쓴 SF가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른다. SF는 “남자로서의 남자, 여자로서의 여자를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지능과 적응 능력을 다루는 신화”이며, 젠더 역할과 문화의 구속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정한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지은이 소개 조애나 러스 Joanna Russ SF 작가이자 비평가, 페미니스트이자 퀴어 활동가였던 조애나 러스는 1937년 뉴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SF와 공포소설을 즐겨 읽으며 장르 소설에 담긴 자유와 상상력을 흡수했다. 코넬 대학교에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제자로 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고 예일 대학교 드라마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워싱턴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영문학을 가르쳤다. 러스가 막 활동을 시작했던 1960년대에 SF는 소위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제2의 물결 페미니즘의 태동으로 가부장적 사회 구조를 전복하고 남성이 규정한 여성성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여성들에게 기성 문학의 규범에서 벗어난 SF는 자신들의 상상력을 실험할 수 있는 새로운 영토로 여겨졌다. 러스는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1972), 《알릭스》(1976), 그녀의 가장 큰 문제작인 《여자남성》(1975) 등을 통해 젠더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어슐러 K. 르 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마지 피어시 등과 함께 1970년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의 부흥을 이끌었다. 러스는 페미니즘과 영문학, SF, 퀴어 비평까지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서 소설만큼이나 도발적이고 문제적인 이론서들을 다수 발표했다. 〈SF 속 여성의 이미지〉(1971)에서는 미래나 우주를 무대로 한 실험적인 작품에서마저 젠더 문제에 있어서는 백인 중산층 가정의 고정관념을 답습하는 남성 SF 작가들을 비판했고, 《여성의 글쓰기를 억압하는 법》(1983)에서는 여성의 글쓰기를 무시하고 예외적으로 취급해 온 영문학의 역사를 비판했다.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1995)는 러스가 SF와 여성의 글쓰기를 주제로 쓴 대표적인 글들을 모은 비평집으로 SF 작가로서 그의 목소리가 가장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드러나는 책이다. 분노는 그녀가 글을 쓰고 대중 앞에 나서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말년에는 만성 피로 증후군과 심한 요통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2011년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옮긴이 소개 나현영 매주 수요일 연남동 카페 본주르에서 ‘여성 작가가 쓴 SF 읽기’ 모임을 하고 있다. 조애나 러스의 책을 시작으로 포도밭출판사의 나선형 시리즈에서 SF, 퀴어, 페미니즘 등에 관한 다양한 책을 기획하고 소개할 예정이다. 옮긴 책으로 《유토피아 실험》, 《무정한 빛》, 《지그문트 바우만, 소비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 《사일런스: 존 케이지의 강연과 글》, 《낭만주의의 뿌리》(공역)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전적으로 낯선 이야기를 만들어 낸 SF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전적으로 친숙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SF는 SF가 아니다. 다시 말해, 어떤 작품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참조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과 연결된 모든 참조점이 지나치게 분명하고 직접적일 때, SF적인 특성을 잃은 이 작품은 불신의 유예가 끝난 ‘정직한’ 소설이 되고 말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이렇다. “SF는 불가능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아야 한다.” -70~71쪽 〈스타워즈〉에서 욕구는 자부심과 쾌락이다(나는 이것이야말로 ‘재미’가 상징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이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은 거칠게 말해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이성애 중심주의, 경쟁과 마초적 특권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특권은 바로 〈스타워즈〉의 관객 대부분이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세계, 자신들이 욕구하는 흥분과 쾌락에 접근하지 못하는 세계를 만들고 있는 주범이다. -89쪽 여기서 ‘광기’라는 말의 의미는 사람들의 삶의 구체적 조건으로부터 유리된 추상적 개념만을 곱씹는 태도를 말한다. ‘광인’들은 왜 이렇게 행동할까. 다른 사람들이 그를 위해 노동해 주는 덕분에 자기 삶의 견고하고 실천적인 세부사항들로부터 격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삶에 대해 생각할 때 이런 실천적인 세부사항을 생략하거나 사소하다고 전제하며 시작한다. 웨스트는 이에 대응하는 여성적 결점을 ‘어리석음’이라 불렀다. 어리석음은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넘어 더 큰 패턴을 보는 것을 거부하는 태도다. 어리석음은 양말을 깁고, 변기를 닦고, 들판에서 일하는 것이 하늘이 부여한 네 천직이고, 어쨌든 아무도 네가 진짜 결정을 내리도록 허락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들어 온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92~93쪽 테크노필리아와 테크노포비아는 둘 다 가진 자의 태도다. 테크노필리아의 경우 자신이 권력을 갖고 있거나 권력자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테크노포비아의 경우 비록 권력을 잃었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어쨌든 자신에겐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 스스로 무력하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이들―여성, 비백인, 빈곤층―은 테크노필리아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테크노포비아도 되지 않는다. -98쪽 여기서 논의되는 모든 이야기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다〉를 제외하고) 남성 성기를 자신들의 성물로 삼는다. 이것을 소유한 자에겐 성 전쟁에서의 승리가 보장된다. 따라서 이 승리는 자연의 승리이며, 지성, 성격, 인간성, 겸손, 통찰력, 용기, 계획, 감각, 기술, 심지어 책임감마저 없이 전쟁에 승리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111~112쪽 그리고 공포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리치의 말처럼) 누군가 여기까지 와 본 적이 있으며, 넌 혼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파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것들, 섬뜩하고 악마적인 것들을 한사코 부정하는 문화에서 자라난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는 중요한 메시지죠. -154쪽 영화에서 퀼라 준이 사악한 인물로 보인다면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빅의 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이 부드러워 쓰다듬어 주고 싶은 여자라는 생물의 애호가들을 기다리는 무시무시한 소식은 여자가 남자의 의견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의견을 갖고 있으며, 섹스를 이용해 남자를 지배할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퀼라의 의존성은 개가 사람에게 의존하는 모습의 패러디다. 퀼라는 빅에게 충성을 바치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가 되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교활하고 기만적이기만 하다. -183쪽 문화의 성은 남성이다. -193쪽 가부장제는 남성의 관점에서 스스로를 상상하고 그린다. 여성의 문화가 있지만 그것은 지하에 있는 비공식적인 소수 문화로, 우리가 공식적으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 생각하는 것의 작은 구석을 차지한다. 우리 문화의 남자와 여자는 단일한 관점에서 문화를 상상한다. 바로 남성의 관점이다. -194쪽 “…… 소름 끼치는 한 남자의 환영이 누워 있다가 어떤 강력한 기관의 작동으로 생명의 징후를 보이더니 불안정하지만 반쯤 살아 있는 것처럼 요동친다.” 《10억 년의 잔치》에서 (그 역시 SF 작가인) 브라이언 올디스는 위 구절을 인용하며 덧붙인다. “요동치던 것은 바로 SF라는 장르 그 자체였다.” -296쪽 추천사 1960년대와 70년대의 격동기를 거치며 영어권 장르 문학 안팎에서 맹렬하게 투쟁한 페미니스트 작가와 비평가 들의 당시 속내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조애나 러스의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만큼 좋은 책은 찾기 어렵다. 어떠한 외교적 제스처 없이 정당하기 짝이 없는 날것의 분노를 날카로운 위트에 섞어 기관총처럼 쏘아 대는 러스의 글들은 어처구니없는 관습과 편견과 맞선 20세기 장르 문학사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아직도 유효한 현재형의 질문이자 선언이기도 하다. ― 듀나 (SF 작가) 조애나 러스는 SF 장르를 특정 성별만이 즐긴다는 통념에 명쾌하게 반박하며, 어째서 여성이 SF 장르를 사랑하는가를 거침없이 말한다. 편견과 차별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사람들과 달리, 여성은 SF라는 매개체를 통해 실재하는 다른 세계를 꿈꾼다. 어느 과거에도 현재에도 없는 세상을. 모든 규칙이 달라진 세상을. 꿈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조하며 선언한다. 우리가 아는 모든 현실은 변할 수 있고 또한 변해야 한다고. 그 세계는 바로 이렇게 손에 잡히는 곳에 있다고. 러스는 서문에서 분명하게 선언한다. ‘내가 SF에 특별한 애정을 갖는 것은 SF가 현실을 바꿈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기’ 때문이라고. 장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바로 그 지점을, SF의 세계가 비유나 은유가 아닌 점을 확실히 말한다. SF의 세계는 ‘문자 그대로 변화한 세상’이며, 물리적으로 실존하는 진실한 세계라는 것을. 이곳은 과거에 없어진 세상도 아니며 현실에 천착하는 세상도 아니다. 여성은 바로 그렇기에 이 세계를 사랑하노라고. ‘문화의 성은 남성’이며 ‘모든 오래된 플롯은 남성적이기에’, 여성은 자신만의 완전히 새로운 플롯을 만들기 위해 SF의 세계로 떠난다. 새로운 사회구조를 향해, 고리타분한 전통과 가치와 문화가 사라지고 바닥부터 새로 창조된 세계를 향해, 때로는 현존하는 젠더 역할이 모두 변화된 세계를 향해. 1930년대에 태어난 작가가 1970년대에 주로 쓴 비평집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의 여러 관점이 현대 한국에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가를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SF를 좋아한다. 대부분의 영문학과 교수만 빼고.’, 혹은 ‘성차별주의적인 문학의 여성은 오직 불필요하거나 의도적인 행동만을 한다’는 포복절도할 비판은 현대 한국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러스가 분노하며 비판한 각종 성차별적인 판타지를 극단적으로 드러낸 SF들은 지금 현대 한국에서도 계속 경계하며 싸워야 할 것들이기도 하다. 단지 이런 소설들은 한국에서는 SF 유행이 다소 늦어진 덕에 출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계속 물밑에서만 머물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해 본다. 러스가 레즈비언으로서 말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또한 지극히 현재적이다. 러스는 내가, 내 성별을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부터, 이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인지하기도 전부터, 어째서 이 세계에 이토록 매혹되었는지를 격렬하게 일깨워준다. SF는 인생의 모든 순간에, 모든 불합리와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는 순간에, 어딘가 다른 세상이 있으며, 그 세계는 문학적인 은유나 상징 따위가 아니라 실재하는 현실이라고 말해주었다고. 현실이 안락해 마지않은 사람들이 이 세계를 허무맹랑하다며 조롱하기 바쁠 때에 누군가는 그 모든 책에서 매양 세계의 변혁을 꿈꾸었노라고. ― 김보영 (SF 작가) 차례 세라 레퍼뉴의 서문 저자 서문 1부 1장 SF의 미학에 관해 2장 사변: SF에서 가정이란 무엇인가 3장 신비화로서의 SF와 테크놀로지 4장 사랑은 여자를 정복한다(Amor Vincit Foeminam) : SF에서 일어난 성 전쟁 5장 공포소설의 매혹, 러브크래프트 6장 소년과 개: 최종 해결 2부 7장 여주인공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또는 여자는 왜 글을 쓸 수 없는가? 8장 누군가 날 죽이려 하는데 그게 아무래도 내 남편인 것 같아 : 모던 고딕 9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 10장 최근 유행한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에 대하여 11장 ‘여자처럼’ 글쓰기 : 윌라 캐더 작품에서 정체성은 어떻게 변형되는가 12장 〈누런 벽지〉에 대하여 13장 여학생들끼리의 사랑은 성애적인가? 14장 수전 코플먼에게 보내는 편지 미주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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