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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18-2 (03800) 출간일: 2021년 4월 26일 정가: 13,000원 제본: 무선 쪽수: 192쪽 판형: 130×205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국내도서 > 사회정치 > 여성/젠더 > 페미니즘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지은이: 김예림 책 소개 만 스무 살의 김예림은 스물두 살이 되기까지 2년 동안 자신이 선 자리에서 바라보는 페미니즘을, 세상을, 21세기를, 스무 편의 글로 기록했다.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으로서, 연고도 없는 비수도권 지역에 혼자 살며 일을 시작한 여성으로서, 김예림은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작한 페미니즘 공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예림은 할 말은 많지만 도무지 입술이 움직여지지 않는 이들에게 자신이 읽은 스무 권의 책을 소개한다. 그가 책 속에서 만난 과거 여자들의 목소리는 현재에 만나는 바로 곁의 여자들의 목소리와 겹치고 포개진다. 그리고 저절로 입술을 떼고 말문을 열게 한다. 김예림은 이 놀라운 경험을 함께하자고 청한다. 그리고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이토록 멋진 날이 왔다’고 외칠 수 있기를 함께 희망하자며 팔을 끌어당긴다. 보도자료 페미니즘이 뭐야? 김예림이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다. 누군가 “페미니즘이 뭐야?”라고 물을 때 대꾸할 나름의 답을 찾고 싶었다. 여성우월주의니, 여자 일베니 하면서 페미니즘을 조롱하는 일이 흔했지만 김예림은 궁금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건 꼭 페미니즘뿐만이 아니었다.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부정하는 상황을 겪는 순간마다 과연 어찌해야 옳은지 알고 싶었다. 이를 테면 “여자애니까 다리를 오므려야지!” 같은 말을 듣는 순간, 햇볕 아래서 일하다 얼굴이 그을렸는데 누군가 자꾸만 “왜 이렇게 시꺼멓게 탔어?”라고 묻는 순간에는 어찌 해야 좋단 말인가. 모르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즐거운 섹스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쩌다 임신을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누군가 함부로 나를 만진 기억이 하루가 지나도 떨쳐지지 않을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그래서 김예림은 더 공부하고 싶었다. 만 스무 살의 김예림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충북 옥천에 집을 구해 살며 낮에는 잡지사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밤 시간과 휴일을 이용해 공부해야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라는 곳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곳이 김예림의 페미니즘 교실이 되었다. 탱자에서는 매주 책을 정해 읽고, 한 달에 한 번씩 에세이를 썼다. 엄마의 가사노동, 몸에 남은 브래지어 자국, 직장에서 겪은 일, 꾸밈노동 등이 글감이 되었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여성의 참정권 운동부터 제2물결 페미니즘까지, 여성의 가사노동부터 육식의 성정치까지, 다양한 앎의 파도를 오르내리며 1년을 보냈다. 퇴근 후 자기만의 방으로 돌아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침 해가 떠오르는 날이 잦았다. 내가 선 자리에서 페미니즘 이어 말하기 이 책에 모은 글들은 그런 날들의 기록이다. 대학에 가지 않은, 비수도권에 사는, 여성 청년 노동자로서 김예림은 자기가 선 자리에서 바라보는 페미니즘을, 세상을, 21세기를 기록했다. 그 글들에는 페미니즘 저서들을 통해 생각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김예림이 책 속에서 만난 과거 여자들의 목소리는 현재에서 만나는 바로 곁의 여자들의 목소리와 겹치고 포개진다. ‘앎’의 이야기가 절반, ‘삶’의 이야기가 절반을 이룬다. 김예림의 ‘앎’은 삶의 연료가 된다. 다시 ‘삶’의 시간은 앎을 해석하는 재료가 된다. 시대는 과연 변하고 있을까. 세상은 과연 나아지고 있을까. 어떤 면에서 나아지는 것 같아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변화는 무척 더디고 때로는 뒤로 후퇴하는 듯도 하다. 김예림은 너무 늦지 않게 외치고 싶은 말이 있다. 21세기가 다 가기 전에 새 시대에 꼭 어울리는 언어로 이렇게 외칠 날을 고대한다. “이 멋진 날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왔구나!” 하고. 그날이 언젠가 오리라는 믿음으로 김예림은 계속 공부한다. 앎을 그리고 삶을. 이슬아 작가의 추천사 이것은 책으로 자신을 지키는 사람의 이야기다. 김예림은 남루한 날에 떠올릴 남루하지 않은 이야기를 모은다. 과거의 여자들에게서 건져 올린 말과 글을 어젯밤 꿈처럼 기억하고 옮겨 적는다. 지난 역사 속 여자들의 웃음과 눈물이 자신에게 자국으로 남기를 바라서다. 그는 살아본 적 없는 시대의 여자들로부터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는 걸 안다. 영원해 보이는 조건, 태어난 나라, 인종, 성별, 지역, 계급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고민하며 읽고 쓴다. 그의 집은 오래된 여자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베개에 머리를 대고 누워도 책들이 말을 건다. 그러자 꾹 닫힌 그의 입술이 저절로 열린다. 그렇게 열린 말문으로 이 책이 쓰여졌다. 김예림이라는 작가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배움은 그를 주저앉게 하는 동시에 일으키고 헤엄치게 한다. 한국의 비수도권에 사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여성 청년 노동자로서 김예림은 ‘자기만의 방’ 바깥의 이야기를 쓰려 한다. 이토록 멋진 날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왔다고, 너무 늦지 않게 말하기 위해서다. ― 이슬아 (작가, 헤엄 출판사 대표) 김예림이 소개하는 스무 권의 책 1.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2. 『여성의 권리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3.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4.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 5.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6. 『맨박스』, 토니 포터 7. 『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8. 『성의 변증법』,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9. 『육식의 성정치』, 캐럴 제이 애덤스 10.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11. 『젠더 무법자』, 케이트 본스타인 12. 『거부당한 몸』, 수전 웬델 13. 『일탈』, 게일 루빈 14. 『시스터 아웃사이더』, 오드리 로드 15.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16. 『페미니즘 위대한 역사』, 조앤 스콧 17.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마리아 미즈, 베로니카 벤홀트-톰젠 18. 『기록되지 않은 노동』,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 19. 『하나이지 않은 성』, 뤼스 이리가레 20. 『페미니즘 탐구생활』, 게일 피트먼 지은이 소개 김예림 1998년에 안산에서 태어났다. 노동자 부모 아래서 가난한 줄도 외로운 줄도 모르고 자랐다. 궁금한 게 많았던 열네 살의 나는 겁 없이 대안학교에 지원했고, 시간이 흘러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자기 깜냥을 깨달은 대안학교 졸업생이 되어 있었다. 그때부터는 내 깜냥으로 먹고살아야 했다. 스무 살에 지역 잡지사에서 기자 일을 시작했다. 하루 걸러 웃고 울면서 2년 반을 보냈다. 이렇게 일만 하며 살다가는 고독사하여 바싹 마른 미라로 발견되겠구나 싶었던 어느 날, 숨구멍을 찾았다. 지리산 자락의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잔뜩 품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곳에 다니며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밤이든 낮이든, 더듬더듬, 띄엄띄엄. 나는 늘 그랬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딘가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 도착한 이유는 나중에 알아챘다. 내 몸과 생각이 현재와 다른 곳을 향할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했다. 이야기는 늘 먼저 도착해 있었고, 내가 지난 이야기를 알아채는 건 나중 일이었다. 그렇게 만난 이야기들을 앞으로 더 정확히 알아가려고 한다. 책 속에서 결과적으로 페미니즘은 내 세계를 바꿨다. 이 책은 내가 대학에 갔다면, 서울에 살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쓴 글을 모은 것이다. 페미니즘 에세이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선 자리에서 바라본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대안학교를 졸업해 세상에 나서고 보니 세상이 내 생각과 너무 다르게 굴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 자신, 비대학 청년으로서 지역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한 나 자신을 향한 격려다. 이 책에서 만날 여러 저자의 말과 글이 당신에게도 의미 있기를 소망한다. 여기에 곁들인 내 슬픔과 사랑이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 들어앉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당신이 선 자리에서 바라본 세상을 서둘러 적어두기를 청한다. 언젠가 그 기록을 모아, 먼 훗날 어떤 이들의 말과 글과 행동이 오늘을 만들었는지, 우리가 증언하기로 하자. - 「서문」 중에서, 7쪽. 나를 작아지게 할 것만 같은 도시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그것도 농촌으로 온 내 상상은 이런 거다. 오래된 집을 빌리고, 집의 낡은 곳을 보수하며 웬만한 기술을 익히고, 야심차게 텃밭 농사를 시작했다가 어설프고 게으른 손길로 망쳐버리고, 그럼에도 남겨진 소소한 수확에 기뻐하는 것. 토마토 샐러드와 고사리 파스타를 차려놓고 동네 친구들과 먹고 놀다 새로운 모임을 만들어내는 것. 글쓰기 모임이든 독서 모임이든 산악회든 뭐가 됐든 주기적으로 만나고 마시고 얘기하다 이 지역에서 우리 목소리를 내보자고 결심하는 것. 함께하는 사람에게 다정하고, 떠나는 사람을 응원하며, 새로운 사람을 환대하는 일상을 보내는 것.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우리는 꽤 치열하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것, 보여주는 것, 그렇게 다음 시대를 상상하는 것. 『여성의 권리 옹호』를 읽고서 상상해보는, 지역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권리 옹호다. - 「300년 전 여성의 권리 옹호」 중에서, 24~25쪽. 사람은 모두 누군가의 자국이 남아 있는 존재라고 했다. 내 타고난 생김새, 편한 옷을 자주 입는 나, 맨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를 좋아하는 나, 특별한 날에는 세련된 옷을 입고 구두를 신는 나, 바쁘고 힘들 때는 곱슬머리가 아무렇게나 흐트러져도 개의치 않는 나의 존재에도 누군가의 자국이 남아 있다. 내가 아름답지 않아서 ‘내게 첫눈에 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체념할 때마다 다시 내 겉모습을 사랑하게 하는 것도 탈코르셋이 아닌 누군가의 자국이다. 내가 어떤 자국을 가장 사랑했는지, 어떤 자국을 내 일부로 남겨두었는지 떠올려보면 내가 매일 여성적 아름다움을 장착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주었던 이들의 손길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쉽게 자각한다. -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중에서, 92쪽. 한국의 성별 이분법과 그에 따른 문화 속에서 나는 어디까지 가짜로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늘 경계를 넘나드는 젠더무법자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나는 그들이 가까운 미래에 ‘분류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닌 ‘경계를 유영하는’ 물고기가 되어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자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고민하는 대신 물고기처럼 아름답고 자유로운 친구를 사귈 테다. 우리는 함께 해가 질 때까지 강가를 떠나지 않으며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을 만큼 오래 헤엄을 칠 테다. - 「너 가짜로 살고 있구나」 중에서, 100쪽. 내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내 노동이 아닌 여행을 떠올린 것은 이제 자기만의 방 바깥의 이야기가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울프가 20세기에 필요한 이야기를 했다면, 나는 21세기에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긴 방황을 위한 넉넉한 돈, ‘자기만의 방’을 떠난 여행에서만큼은 주어진 젠더를 인식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여전히 녹록치 않은 현실 앞에서 ‘그건 너무 이른 이야기’라고 타이른다면, 나는 울프의 말을 다시 빌려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나의 제안이 약간 환상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합니다. 그러므로 픽션의 형식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좋겠지요.” 적어도 100년 안에 도래할 세상을 그리는 픽션 말입니다. - 「자기만의 방 바깥으로 떠난 여행」 중에서, 136쪽. 지난 시간 동안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불러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섣불리 내 이름 앞에 붙일 수 없었다. 책으로 수많은 페미니스트를 만나면서도 왜 몰랐을까. 페미니즘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을 호명하는 이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페미니즘에서 도망치는 대신에 페미니즘의 힘을 주장하면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해보세요”라는 게일 피트먼의 말이 메아리처럼 울린다. 나는 책을 덮고, 눈물을 닦고, 오늘에서야 뒤늦은 선언을 한다. 나는 페미니스트다. 그녀를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 「뒤늦은 선언」 중에서, 189쪽. 차례 서문. 책 읽는 내가 선 자리 1. 동굴 밖으로 나와 봐,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야’ 2. 300년 전 여성의 권리 옹호 3. 21세기, 행위하는 인간의 조건 4. 나를 위한 게임 5. 낡은 것은 도태하고 새로운 것은 떠오른다 6. 길 잃은 남자를 위한 친절한 이정표 7. 다정함의 기술 8. 한 번도 꺼낸 적 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해 9. 육식인의 전복 10.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11. 너 가짜로 살고 있구나 12. 우리가 앓는 장애 13. 일탈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위하여 14. 이방인의 집 15. 자기만의 방 바깥으로 떠난 여행 16. 혁명의 그늘진 곳을 비추다 17. 자급의 삶을 살고 싶다고요 18. 기록되지 않은 노동자가 고난에 응답하는 법 19. 우리의 입술이 저절로 말할 때 20. 뒤늦은 선언 보도자료 다운 받기

  • 소개 | 포도밭출판사

    포도밭출판사 소개입니다 포도밭출판사는 충북 옥천에 있는 작은 출판사입니다. 2014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옥천에 포도 농가가 많아서 저희 이름도 ‘포도밭출판사’라고 지었습니다. 인문, 사회과학, 인류학, 문학, 예술 분야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선형’ 시리즈를 통해서 SF 작품을 꾸준히 펴낼 계획입니다. 한여름 포도밭의 이랑을 걷다 보면 포도송이에 알이 빽빽하게 찬 게 보이지요. 송이에 든 알이 너무 빽빽하면 한 알 두 알 빼내어 알이 골고루 넉넉하게 크도록 솎는데, 그런 식으로 포도송이를 살피고 매만지며 이랑 이쪽에서 저쪽으로 왔다갔다 하는 포도밭의 노동이 종이에 빼곡히 적힌 글자들을 훑고 다듬어 책으로 내놓는 출판사의 노동과 닮은 데가 있다고 믿으며, 그래서 포도밭출판사라는 이름을 좋아합니다. 포도밭출판사 / 나선형 Podobat Publishing Company / Spiral 29049 충북 옥천군 옥천읍 성신로 16, 필성주택 202호 Unit 202, 16 Seongsin-ro, Okcheon-eup, Ogcheon, Chungcheongbuk-do, Korea 전화. 070-7590-6708 팩스. 0303-3445-5184 이메일. podobatpub@gmail.com 홈페이지. podobat.co.kr

  • 대학공간에서의인권 | 포도밭출판사

    엮은곳: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지은이: 아드리안 홉킨스, 치사토 키타나카, 데이비드 카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 구미영, 김엘림, 신윤진, 이성용, 이주영, 주윤정 ISBN: 979-11-88501-31-1 (03300) 출간일: 2022년 9월 30일 정가: 15,000원 제본: 무선 쪽수: 216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회과학계열 > 사회학 대학 공간에서의 인권 엮은곳: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지은이: 아드리안 홉킨스, 치사토 키타나카, 데이비드 카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 구미영, 김엘림, 신윤진, 이성용, 이주영, 주윤정 책 소개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하기 대학 공간에서 인권이 제대로 존중되고 보호되려면, 나아가 대학이 인권의식을 갖춘 구성원을 양성할 수 있으려면,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바탕이 마련되어야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고,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로 인한 피해를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으며, 피해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들을 쌓아나갈 수 있다. 이 책은 2022년 1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개최한 네 번의 웨비나에서 발표·토론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학문연구, 교육, 업무 등이 이루어지는 대학 공간 곳곳에 인권의 가치가 스며들기를, 그 효과로 실질적 변화들이 대학 공간에서 이뤄지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출간한다. 보도자료 2022년 3월부터 모든 대학이 인권센터를 반드시 두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인권센터나 성평등센터와 같은 기구를 운영하는 대학들이 있었지만, 2021년 2월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이제 인권센터 설치는 모든 대학에 의무사항이 되었습니다. 대학이 구성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를 필수적으로 두게 된 것은 고무적입니다. 성희롱·성폭력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차별, 괴롭힘과 같은 인권침해를 겪는 구성원들이 찾아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되고, 이미 인권센터가 있는 대학의 경우 더 효과적으로 기능하도록 개선을 촉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인권이 제대로 존중·보호되고 인권의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으려면, 대학 인권센터 설치·운영 이상의 것이 요구됩니다. 즉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바탕이 마련되어야,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인권 문제가 발생할 때 그로 인한 피해가 무엇인지를 더 잘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들을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2022년 1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개최했던 네 번의 웨비나에서 발표·토론되었던 내용을 엮은 것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아드리안 홉킨스, 일본 히로시마 대학 하라스먼트 상담실의 치사토 키타나카,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리더십 및 교육과학 대학의 데이비드 카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로스쿨 데보라 투르크하이머를 발표자로 초청해 이야기를 들었고, 각 세미나별로 국내 여러 연구자들이 대담자로 참여해 한국 사회 및 대학에 가지는 시사점을 짚으며 토론해 주셨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구미영 연구위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김엘림 교수,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국립평화분쟁연구소의 이성용 교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신윤진 교수,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의 이주영 교수,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주윤정 교수 등입니다. 이 책을 통해 대학에서 어떻게 하면 인권을 더 잘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리의 사유와 행동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대학의 인권센터나 다양성·포용성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매일 인권, 평등,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이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대학이 더욱 인권친화적이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학문연구, 교육,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에게 생각거리를 주기를 기대합니다. 대학 인권센터의 법적 제도화가 단순히 형식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대학 내 구성원들의 관계가 변화하고 학문연구와 교육의 과정에 인권의 가치가 스며들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합니다. 인권침해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법적 잣대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판단하는 데에만 치중하기보다, 피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피해자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자리로 잘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닦는 일에도 인력과 자원이 배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서의 대화와 토론이 그러한 과정에서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1. 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추구 아드리안 홉킨스의 「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추구」는 대학이 교육, 연구, 교·직원 인사, 학생 선발을 포함한 대학 운영 전반에서 인권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우리의 사유의 폭을 넓혀줍니다. 홉킨스는 대학 내에서 평등, 다양성, 포용성을 어떻게 실현하려고 노력하는지, 그것이 탁월한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목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경험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평등은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다양성은 사람들이 지닌 차이가 존중되고 그 가치가 인정되고 수용되어야 한다는 것, 포용성은 공동체 내 기회와 자원을 동등하게 누리며 그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대학 내 하라스먼트 개념과 대응 치사토 키타나카는 「대학 내 하라스먼트 개념과 대응」에서 대학 자치가 마치 강의실이나 연구실에 관한 한 전적으로 교수에게 재량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되곤 하는 일본 대학에서 어떻게 그러한 인식의 장벽을 넘어 캠퍼스 내 하라스먼트에 대한 대응이 발전해 왔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소개합니다. 키타나카는 대학 차원의 하라스먼트 대응을 요구하고 변화를 관찰해 온 젠더사회학자로서, 하라스먼트 상담 조직을 만들고 사건조사를 해서 끝내는 것으로는 하라스먼트 대책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키타나카는 피해가 지속되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조기에 소속 학과나 기관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3. 회복적 정의와 대학 데이비드 카프는 「회복적 정의와 대학」에서 대학 구성원들이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하고 타인의 관점과 경험을 생각하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관계를 강화하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회복적 정의를 대학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1차적 단계라고 제시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인권친화적인 대학 만들기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카프는 사람들을 같이 대화하고 배울 수 있는 존재로 대하면서, 중요하지만 어려운 도덕적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도덕적 능력을 갖춘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4. 신빙성의 불균등한 배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는 「신빙성의 불균등한 배분」에서 여성, 유색인, 장애인, 성소수자, 이민자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발언이 자주 무시되고 진실성이 부정당하는 ‘신뢰성 폄하 현상’을 성폭력 피해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피해자들은 어떤 일이 발생했고, 그 일은 옳지 않고, 가벼이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처럼 피해자들의 말이 부당하게 무시되거나 평가절하되는 일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피해자의 말이 항상 진실인 것만은 아니지만, 투르크하이머는 피해자의 말에 진실한 증거로서의 효력을 전혀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어떤 사건을 판단해야 할 때,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는 입증 원칙’, ‘증거의 우월성 원칙’,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의 원칙’ 등 제도와 맥락에 따라 요구되는 확신의 수준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에서 형사절차상의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는 입증 원칙’이 요구되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투르크하이머는 지적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대학에서도 일어납니다. 투르크하이머는 우리의 인식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법과 문화에 성차별과 권력불균형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은이 소개 아드리안 홉킨스(Adrienne Hopkins) 아드리안 홉킨스는 12년간 영국 옥스팜Oxfam에서 국제개발 경력을 쌓은 후 2012년 성평등 전문위원으로 옥스퍼드 대학의 평등과 다양성 팀The Equality and Diversity Unit에 합류하여 2019년부터 동 기관의 수장으로 재직 중이다. 치사토 키타나카(Chisato Kitanaka) 치사토 키타나카는 일본 히로시마 대학의 하라스먼트 상담실 준교수로 하라스먼트 피해자를 상담하고 문제해결을 지원한다. 사회학자로서 주요 연구 주제는 사회학적 젠더 이론, 여성 폭력, 학내 괴롭힘 등이다. 2017년 『아카데믹 하라스먼트 해결: 대학의 상식을 다시 묻기アカデミック・ハラスメントの解決: 大学の常識を問い直す』를 출간했다. 데이비드 카프(David Karp) 데이비드 카프는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리더십 및 교육과학 대학의 교수로 『대학을 위한 회복적 사법 소책자 The Little Book of Restorative Justice for Colleges and Universities』를 포함하여 공동체의 신뢰 회복과 학내에서의 회복적 사법 등의 연구 주제에 관한 다수의 저서와 학술논문을 출판했다. 샌디에이고 대학의 회복적 사법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데보라 투르크하이머(Deborah Tuerkheimer) 데보라 투르크하이머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로스쿨 교수로 형사법과 증거법, 페미니스트 법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뉴욕 지방검찰청에서 5년간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 전담 검사로 재직하였으며, 2021년 『신빙성: 왜 우리는 피해자를 의심하고 가해자를 보호하는가Credible: Why We Doubt Accusers and Protect Abusers』를 출간했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노동법, 젠더법을 연구한다.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젠더법학의 연구, 교육, 실행에 주력한다. 신윤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국제인권규범과 헌법 및 초국경적 인권문제를 연구한다. 이성용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국립평화분쟁연구소 교수. 분쟁 해결, 협상 중재, 전후 복구, 평화구축 관련 주제들을 연구한다. 이주영 서울대 인권센터 연구 부교수. 국제인권규범, 인권이론 및 사회권, 평등을 연구한다. 주윤정 부산대 사회학과 조교수. 인권사회학, 소수자/장애, 생태평화를 연구한다. 차례 발간사 서문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인권을 통합하기 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추구 [아드리안 홉킨스 / 토론 구미영·이주영·주윤정] 대학 내 하라스먼트 개념과 대응: 일본 대학의 사례 [치사토 키타나카 / 토론 김엘림·이주영·주윤정] 회복적 정의와 대학 [데이비드 카프 / 토론 이성용·이주영·주윤정] 신빙성의 불균등한 배분 [데보라 투르크하이머 / 토론 신윤진·이주영·주윤정] 보도자료 다운 받기

  • 먼지의 말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채효정 ISBN: 979-11-88501-22-9 (03300) 출간일: 2021년 9월 17일 정가: 16,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2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먼지의 말 지은이 : 채효정 책 소개 정치학자 채효정, 먼지로서 먼지에게 쓰다 이 책은 정치학자 채효정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주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채효정은 ‘마음이 견디지 못해, 가슴에서 돌멩이 하나를 빼내듯이’ 썼다고 말한다. 슬픔으로 쓴 글이 있고, 분노로 쓴 글이 있고, 함께 웃기 위해 쓴 글이 있다. 먼지로서 먼지에게 쓴 글들이다. 먼지란 ‘없지 않은 존재’를 일컫는다. 먼지는 ‘도래할 주체’들의 태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먼지의 말』은 없지 않은 존재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보도자료 2015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강사 채효정은 학교로부터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후 채효정은 부당한 해고에 항의하며 잔디밭에서 강의를 이어갔다. 나는 2016년 12월 겨울날,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잔디밭 강의의 청강생이 되고자 그의 강의실(경희대학교 노천극장, 대운동장, 잔디밭 등지에서 강의가 이뤄졌다)을 찾아갔다. 추운 날이었지만 나와 같은 청강생이 제법 있었다. 채효정은 털장갑을 끼고, 털모자를 눌러 쓰고, 확성기를 얼굴에 바싹 붙이고 소리를 높여 강의했다. 그는 우리의 ‘빼앗긴 말’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2019년 소위 ‘조국 사태’ 초반에, 평소 정치사회 문제에 자주 의견을 내던 사람들도 왠지 말을 아꼈다. 신중함은 보통은 미덕이지만 이때의 신중함에는 껄끄러운 점이 있었다. 그들은 지켜보자고 했고, 조국을 아주 옹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아직은 판단을 유보할 때라고도 했다.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기가 매우 답답했고 어느 지점에서는 몸서리가 쳐졌다. 그때 내가 찾아 읽던 글 중에서 단연 선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며 조국 사태가 주는 무참함을 말하고, 조국 옹호 세력을 비판하는 글을 쓰던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중국의 탄압에 맞서며 홍콩 이공대에서 투쟁이 일어났을 때, 이공대에게 벌어지는 일을 상세히 보도하는 채널은 드물었다. 채효정은 역시 날마다 긴 글로 투쟁의 안팎을 전했고, 연대의 필요성을 일깨웠고, 당장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었다. 돼지 ‘살처분’이 벌어질 때, 나는 여러 가지 입장들을 읽었다. 방역의 입장, 축산 농가의 입장, 산업의 입장… 돼지의 비명 소리가 꿈에서 들리는 괴로움 속에서도, 나는 내가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어떠한 ‘입장’들을 생각했다. 그때 채효정이 돼지의 입장을 써주었다. 나는 내가 돼지라는 걸 깨달았다. 돼지의 입장이 내 입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돼지인데, 누구의 입장을 걱정한단 말인가. 삼성 해고자 김용희를,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박문진, 송영숙을 알리는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제주 청년 노민규의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시위를,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시위를, 경동 도시가스 가스 안전 점검원들의 시위를 알리는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나는 채효정의 글을 읽으며 훅 하고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채효정의 글을 읽고서야 푹 하고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채효정이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마음이 견디지 못해, 가슴에서 돌멩이 하나 빼내듯이’ 썼다는 이 글들을 페이스북에서 찾아 그러모았다. 처음에 200여 편을 모았는데, 그중 82편을 추렸다. 『먼지의 말』은 정치학자 채효정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주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슬픔으로 쓴 글이 있고, 분노로 쓴 글이 있고, 함께 웃기 위해 쓴 글이 있다. 채효정은 먼지로서 먼지에게 이 글들을 썼다. ‘먼지’는 무엇을 일컫는 말인가. 먼지는 ‘없지 않은 존재’이다. 그리고 먼지는 ‘도래할 주체’들의 태명 같은 것이다. 채효정은 서문 「왜 쓰는가」에서 왜 이 글들을 썼는지 돌아본다. 그는 무척 무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를 살펴본다. 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한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무겁고 두려운 마음이지만, 간절했기에 썼다고 밝힌다. “여기 적힌 간절한 말들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말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한다. 이 책에서 듣게 될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알려드린다. 목소리의 주인공이라 하면 인간만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목록에는 아래와 같이 물건도 있고 건물도 있고 동식물도 있다. 이들에게도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노동자 / 아파트 외벽 도색 노동자 / 돌봄 노동자 / 남극 세종기지 / 바이러스 / 빙하 / 녹색당 / 벌레 / 땅 / 나무 / 고양이 / 뱀 / 택배 노동자 / '근로자 A씨' / 이주 노동자 / 화재로 숨진 망원동 쌍둥이 형제 / 탄소 / 배달 노동자 / 간호사 / 콜센터 노동자 / 코로나 / 학생 / 비정규직 노동자 / 김용희 / 김용균 / 블루베리 / 간병인 / 청도 대남병원 / 김선일 / 김정희 / 하청 노동자 / 청소년 / 딜란 크루스 / 홍콩 이공대 시위대 / 자살자 / 광주 / 노민규 / 마을 / 안전로프 / 프롤레타리아 / 먼지 / 마트 노동자 / 쪽방촌 김씨 / 톨게이트 투쟁 노동자 / 돼지 / 박문진 / 송영숙 / 화물 트럭 노동자 / 할머니 / 청소 노동자 / 해고 강사 / 4월 16일 / 개 / 노란 조끼 등등. 지은이 소개 채효정 정치학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해직강사로 대학의 기업화와 비민주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요집회와 잔디밭 강의 등 학내투쟁과 강사투쟁을 했고 그 경험을 기록하여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를 펴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이자 발행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으로 잘못된 교육 시스템과 한국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글을 꾸준히 써왔다. 2018년부터 월간 『워커스』에 노동, 정치, 교육, 돌봄, 기후위기 등 다양한 현안에 섬세한 고민과 물음을 던지며 ‘워커스 사전’을 연재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능력주의와 불평등』,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상상하라 다른 교육』, 『교육 불가능의 시대』 등이 있다. 현재 강원도 인제에서 글 노동자, 들 노동자로 산다.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연구자이자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 책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 “나는 이 세계에 지분이 없다.” - 「딜란 크루스」, 122쪽 ‘근로자’ 1명 이름은 ‘A씨’ ‘끝내 숨져’ 이름 없는 노동자가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하고 끝내 숨졌다는 소식 이 소식은 왜 날짜와 장소만 바뀐 채 늘 똑같은 문장으로 전송되는가 - 「근로자 1명 끝내 숨져」, 59쪽 ‘죽음의 외주화’란 그 말이다.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너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게 사회의 도덕률이 되어버렸다. 안 보이는 곳에서 죽도록 일하고 안 보이는 곳에서 죽어라. -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254쪽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144명) 이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 「조용히」, 151쪽 “나쁜 짓을 안 하믄…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모은대?” - 「민도」, 208쪽 질문은 ‘10년 후에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였다. 한 사람은 ‘먼지’라고 대답했다. 먼지… 갑자기 가슴이 쿵하면서 머리가 멍해졌다. “먼지라고요? 이 질문을 한 이후로 이렇게 시적인 대답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하니까 씩 웃는데, 그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 다행히도. 친구들이 옆에서 “아, 뭐래” 하고 퉁을 줘도 의연하게 “왜 먼지가 어때서?”라고 되물었다. “너희들은 먼지가 안 될 것 같냐?”라고 하면서. 또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있을 것 같다고 했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니… 또 친구들은 옆에서 우와 그게 말이 되냐고 웃으면서 떠든다. - 「먼지의 말」, 156쪽 추석 연휴 전날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한 노동자가 아파트 옥상 위로 올라갔다. 거의 완공된 아파트는 외벽 도색을 앞두고 있다. 하얗게 밑칠을 마친 외벽을 타고 내려오며 로프에 매달린 노동자는 한 자씩 글자를 써내려갔다 제 몸보다 큰 붉은 글씨를 한 자 한 자 읽어본다. 사 기 꾼 시 공 업 (체) 시 행 사 는 더 사 기 꾼 노 임 주 라 개 자 식 그는 로프를 알고, 칠을 아는 사람 추석 연휴 전날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자신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공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저 말을 쓰고 내려와 경찰에 ‘입건’되었다. - 「임금 주라」, 26쪽 숙련 택배 노동자의 한달 평균 택배 물량은 7,000~8,000개 지난 3개월간 10년차 택배기사인 정씨가 배송한 택배 상자는, 2월에 9,960개 3월에는 1만 1330개 4월에는 1만 288개 오전 6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15시간 중노동 근무 어린이날 앞두고, 심정지로 돌연사 - 「돌연사」, 58쪽 “우리는 당신들이 미처 죽이지 못한 노동자의 자식들이다.” -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125쪽 숫자, 순위, 평균, 생략으로 ‘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현실’을 전하는, 뉴스. 그런데 그렇게 해도 너무나 끔찍한, 뉴스. - 「3,400명」, 184쪽 “싸움은 물러설 수 없는 곳에서 하는 것 같아요.” - 「물러설 수 없는 자리」, 258쪽 도살된 4,700여 마리의 돼지. 해고된 1,500여 명의 톨게이트 노동자. 24년 동안 사회적 죽임을 당한 채로 살아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올 1학기 해고당한 대학 강사는 7,834명. 그 외에도 또 어디서 얼마나 많은 목숨들이 삶의 벼랑 끝에서 떠밀려 내던져졌는지 모른다. 그 속에 나도 있다. ‘최소 비용, 최대 이익’을 위해 산 채로 매장되는 존재들. 살처분이나 해고나 생매장이긴 마찬가지다. 어느 날 홀연히 자기가 살던 사회에서 쫓겨나 산 채로 어둠 속에 사라진다. 존재를 부정당한 그 구덩이에서 기어 나오려고 날마다 안간힘을 쓴다. - 「돼지들이 죽던 날」, 201쪽 안전로프(구명줄)가 없었다. 엊그제 유리창 외벽 청소 중에 추락 사망한 노동자. 안전로프가 없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떨어지면 끝이라는 것.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이였을 사람 누군가의 안전로프가 되었을 사람. 그리고 그는 자기 자신을 고용한 자기 자신의 사장님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전로프가 없었는지, 그걸 물어봐야만 하는데. - 「안전로프 없는 사회」, 148~149쪽 “거기서 잘렸으니, 거기로 돌아가야죠….” - 「물러설 수 없는 자리」, 258쪽 차례 서문_ 왜 쓰는가 이상한 점 죽었다 아니 죽였다 임금 주라 취향의 정치와 혐오의 정치 돌봄노동과 기후위기 에코 포르노그래피 자본주의에 반대하지 않는 그린 뉴딜이라니 수업료 땅 선생님과 나무 선생님 뉴딜의 한계 작은 평화 밭에서 돌연사 근로자 1명 끝내 숨져 산재는 막지 못한다고 우리들의 죽음 그린 뉴딜, 좋은 포장지 나중에 이윤보다 생명을 위기 이후 조용한 독재자 루카스 플랜 이 차이는 어디서 왔는가 그 사람이 점점 투명해진다 땅 병은 가난한 사람들부터 낚아챈다 탈노동 김선일을 기억하라 사람이 죽었다 다시는 로봇은 비싸고, 인간은 싸니까요 2명이 100명을 대표하는 세상 싸우는 청소년들 딜란 크루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살아있어요 어떤 사람들의 전쟁 폭력에 지지 않는 사람들 성난 목소리 착시현상 ‘모두의 것’을 되찾는 일부터 안전로프 없는 사회 죽음의 사회적 전형 조용히 보이지 않는 사람들 먼지의 말 누가 돈을 가져가는가 힘의 기울기 쪽방촌 김씨 조국 이후 계급의 눈으로 촛불 다음 날 여성을 교환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 3,400명 숨을 못 쉬겠다 천만이 모여도 옳지 않다 노동자 숨져 다들 트라시마코스가 되기로 하였소? 돼지들이 죽던 날 고공으로 올라간다 졸면 죽음 『한겨레』 평기자 성명을 읽으며 민도 식자들 아무도 책임이 없다 역사 부르주아화와 관제 민족주의에 맞서 애국 ‘사라졌다’고 한다 구제 우리가 소멸하지 않겠다면? 강사법과 대학의 미래 원하는 것을 요구하자 4월 16일 밤 나는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다 대학의 죽음 상상 이상의 대학 한 사람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개를 버리는 방법 물러설 수 없는 자리 인간의 길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환영인사 편집자의 말 보도자료 다운 받기

  •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20-5 (03330) 출간일: 2021년 6월 18일 정가: 16,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6쪽 판형: 135×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국내도서 > 사회정치 > 사회비평/비판 > 노동문제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기획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지은이 : 김신범, 김원, 윤간우, 이윤근, 임상혁, 임영국, 최영은, 최인자, 한인임, 허승무, 현재순 책 소개 일터에서 노동자가 겪는 사고와 질병, 이 고통을 멈추기 위해 고통에 ‘이름’을 붙이다 노동자는 다만 일이 위험해서 다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위험한 일도 안전한 방식으로 일하면 다치지 않는다. 우리가 안전보다 이윤을, 존중보다 차별을 선택할 때 그 노동의 현장에서 누군가 다치고 죽는다. 일하다 사람이 다치고 병들고 죽는 사회를 멈추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지난 20여 년간 노동자의 고통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측정해서 이름을 붙여온 이들이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사람들이다. 이 책은 노동자가 겪는 고통을 멈추기 위해 고통의 현장을 조사하고, 고통에 이름을 붙여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해온 이들이 전하는, 산재와 직업병 현장에 대한 기록이다. 보도자료 일터에서의 사고와 질병, 그에 맞서온 이들의 이야기 한국은 하루 평균 7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는 나라다. ‘오늘도 7명이 퇴근하지 못했습니다’는 해시태그 운동은 이 때문에 시작되었다. 구의역의 김군, 태안화력발전소의 김용균, 평택항의 이선호 노동자 사망사고로 노동 현장의 문제와 심각성이 알려지기는 했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일하다 사람이 다치고 병들고 죽는 사회를 이제 그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통을 멈추기 위해서는 우선 고통이 제대로 드러나야 한다. 하지만 공장의 담벼락으로, 어두운 조명으로, 때로는 오해와 편견으로 노동자의 고통은 감춰지고 지워지기 일쑤다. 그래서 노동자의 고통을 애써서 드러내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아픔이 드러나야만 사회가 더 많은 아픔을 나누고 노동의 고통을 키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간 노동자의 고통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측정해서 이름을 붙여온 이들이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사람들이다. 이들은 고통을 드러내고 고통에 이름을 붙여 사회에 알리는 일을 한다. 이들은 발전소나 조선소 노동자뿐 아니라 네일 아티스트, 택배, 청소, 간병 종사자, 영화 스태프, 환경 미화원, 배달원, 경비원, 택시기사, 가축 위생 방역사, 콜센터 노동자, 간호사, 어민, 농민, 국립공원공단 직원 등 다양한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 책은 일하다 병들고 다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동 현장을 누비며 산업재해 사고 및 직업병 요인을 조사하고 연구해온 이들의 20여 년간의 기록이다. 노동은 위험하다 노동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사용해 일한다. 그러니 노동자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피곤할 수 있고, 때로는 다치거나 병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노동이 신성하다는 이야기는 흔히 하면서도 노동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하려면 용기를 내야 하는 사회. 일 때문에 아픈 게 맞느냐고 의심부터 하고 결국 외면하는 것이 이른바 세상의 ‘상식’이 된 사회의 현실이 노동자를 더욱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 고용하는 자에겐 책임이 있고 고용된 자에겐 권리가 있지만 책임은 너무 가볍고 권리는 너무 멀다. 고통에 이름을 붙여 고통을 드러내다 변화란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애써서 만드는 것이다. 노동자의 고통은 잘 드러나지 않기에 변화는 더욱 더디게 찾아온다. 근골격계 질환이라는 말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없던 시절도 있었다. 감춰져 있던 고통에 이름이 생기면 사회가 아픔을 나누고 위험을 줄일 방법을 의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픔에 붙은 이름을 부를 때, 노동자의 고통은 더 빨리 줄어들고, 일의 위험도 줄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고통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측정해서 이름을 붙여야 한다.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사람들은 그렇게 노동자의 고통에 하나둘 이름을 붙여왔다. 이 책에는 그들이 만난 노동자들의 고통들과 그 고통에 붙인 이름들이 기록돼 있다. 차별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 국가, 기업, 시민의 존중 고통의 이유는 분명하다. 일에는 위험이 있게 마련이지만, 같은 일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위험의 크기가 달라진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이 죽는 것이나 발암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는 상황은 바로 ‘차별’ 탓이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마찬가지다. 차별은 일의 위험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라는 강요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차별에 적응하면서 위험을 감수하려고 애쓰다가 병들고 다친다. 고통의 주된 이유는 바로 차별이다. 그래서 차별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아픔을 줄일 방법을 의논하는 것이 바로 존중의 자세다. 산업이나 직업의 설계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줄일 방법을 미리 마련하는 것도 존중이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존중이고, 사업주가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의무를 만드는 것도 존중이다. 존중은 기업의 차원(1부_ 위험은 만들어진다), 국가적 차원(2부_ 죽음도 차별받는 현장) 그리고 시민의 차원(3부_ 드러나지 않기에 더욱 위험한)에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노동의 결과만이 아니라 노동의 과정에도 관심을 이 책에는 우리 곁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노동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할 테다. 필자들은 이 책에서 노동자들의 일터를, 그들의 노동을 주목한다. 출근하면서 만나는 아파트 경비 노동자를, 새벽에 집 앞 골목에 다녀간 청소 노동자를, 조금 전에 음식을 전해줬던 배달 노동자를, 식당에서 만난 서비스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우리는 이들을 통해 얻는 노동의 결과에만 관심을 가진 게 아닌가? 이를테면 ‘서비스는 좋았나?’ ‘주문한 물건은 언제 도착하나?’ ‘제품에 하자는 없나?’ 같은 것에만 관심을 갖지 않았나. 이제 노동의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다. 우리가 외면하는 노동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미소 속에 감춰진 서비스 노동자들의 상처받은 마음의 병을, 물건을 받는 기쁨 속에 가려진 택배 노동자들의 온갖 골병들을, 차별이 존재하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말이다.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사람들은 노동을 차별할까?’ ‘존중받는 노동이란 무엇일까?’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당한 노동의 가치는 무엇이고, 왜 그 가치는 인정받지 못할까?’ 필자들이 제시한 답은 각자 다르게 표현되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노동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타인의 노동을 존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제도적 변화를 위하여 노동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뀐다고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대하는 마음과 행동이 변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진들 현장에서는 절대 작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좀 더 근원적인 제도적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자를 위한 제도적 변화에서 중요한 지점들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제도적 변화의 중요한 원칙들을 다음 네 가지 구호로 제안한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강화” “노동자 참여권 보장” “노동자 작업중지권 보장” 앞으로 이 구호들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우리 노동현장 어디에서나 공기처럼 작동하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 기획 소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직업병 사건인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을 계기로 1999년에 만들어졌다. 연구소는 노동자들의 환경과 건강 실태를 조사하고, 노동자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에 이름을 붙여 세상에 알리고, 일하다 아프고 죽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법과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는 활동을 벌인다.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 ‘마트 노동자에게 휴식 의자 제공하기’ ‘박스에 손잡이 구멍 뚫기’ ‘환경미화원에게 씻을 권리 제공하기’ ‘일터와 삶터에서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 없애기’ 등의 캠페인을 이끌었다. 지은이 소개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발암물질을 조사하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화학물질 알권리 정책을 만들고,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활동한다. 지은 책으로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 던지는 질문』(공저) 등이 있다.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화학물질 노출 실태를 조사하고, 산업 현장 인근의 환경오염과 시민들의 건강 영향을 평가하고, 환경호르몬과 같은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활동한다. 공역한 책으로 『사업장 근로자 건강영향조사』 『산업보건학 원론』 『소방공무원 순직재해 NIOSH 조사보고서』 등이 있다. 윤간우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녹색병원에서는 진폐증 환자와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자를 치료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는 크고 작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농어업인의 안전과 건강에 관심이 많아 사고 및 질병 조사 통계 연구를 매년 수행하고 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근골격계 질환 및 직업성 암 등의 직업병을 연구하고 노동 환경의 위험성 평가 등의 활동을 한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노동안전특별조사위원회’ 참여 등 여러 사회적 활동을 통해 노동 환경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공저) 등이 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 임영국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 화학·섬유·IT·식품 등의 산업 분야에서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공유하고 연결하는 활동을 한다. 노동조합이 일상이 되는 시대를 열어가고자 활동한다. 노동권 사각지대 조직화를 위한 ‘공제회를 품은 노동조합’의 전형을 마련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봉제인공제회 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동조합 조직화 사례 연구』(공저)가 있다. 최영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환경평가팀장.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의 화학물질 노출을 조사한다. 더 많은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기를 희망한다.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분석팀장. 작업 환경에서 노동자에게 노출되는 화학물질과 일상에서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환경호르몬을 분석한다. 사람의 소변과 혈액에서 유해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바이오모니터링을 통해 몸속의 바디버든(body burden)을 확인하는 연구와 이를 줄이는 활동에 관심에 많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교육팀 책임연구원. 노동자 교육을 담당하며, 근골격계 질환, 직무 스트레스, 감정노동, 과로사 등을 연구한다. 세월호 참사,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사망사고,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고 등의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논문으로 『공공부문 위험생산의 작업장 정치』 등이 있다. 허승무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근골격계질환센터 인간공학팀장. 사업장의 근골격계 질환 문제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일을 하며,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작업 강도, 적정 인력 등의 문제에 인간공학적으로 개입하는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 전국 사업장과 주요 산단에서의 화학물질 감시 활동을 기획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시민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안전보건 환경단체인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건생지사)’에서 활동한다. 지은 논문으로 『화학물질안전관리와 지역사회알권리를 위한 시민사회역할 연구』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제가 입사한 지 1년 안 돼서 손에 화상을 입었었는데 처음엔 별거 아닌 줄 알았다가 일반병원 가서 심각하단 얘길 듣고 화상병원을 찾아서 갔었어요. 손가락 화상은 잘못 치료하면 굽어서 나으니까요. 손에 붕대를 감아서 일단 쉬어야 하니까 진단서를 팩스로 보냈더니 그러면 안 된다면서 굳이 회사에 와서 내라고 하더라고요. 붕대 감은 손을 밑으로 내리면 피가 쏠려 더 아프다고 항상 왼손을 들고 있었는데 그 상태로 혼자 운전하고 야탑까지 갔었네요. (…) 산재는 안 된다며, 저는 잘 모르니까 결국 아빠랑 통화하시곤 병원에 와서 병원비 결제해주고 경위서를 가져왔었어요. 퇴원하고도 통원치료는 계속했고요. 다 공상으로 처리했어요.” ― 프랜차이즈 빵집 노동자 “민원전화 받고 있으면 유리방(사무실)에서 쪽지가 오는데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죠. 시간대별로 팀장 쪽지가 와요. 민원 처리 빨리하라는 거예요. 오래 잡고 있지 말고… 그래서 하루에 이석 시간이 5~10분 정도 밖에 안 돼요. 화장실만 잠깐 갔다 오고 하루 종일 물도 안 먹고 그렇게 일을 했어요.” ― 정부기관 콜센터 노동자 “일하다 보면 저쪽 끝에 있는 팀장이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막 소리를 질러요. ‘후처리, 후처리!!’ 과거에는 내가 숨이 턱에 차면 홀더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안 받을 수 있는 짬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화 끊자마자 대기 전화가 연결되는 자동 연결체계로 되어 있어요. 쉴 수가 없죠.” ― 인터넷기업 콜센터 노동자 “내 일거수일투족이 컴퓨터에 기록되는 게 무서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심지어 나중에 보면 화장실에 몇 번 갔는지도 알 수 있더라구요. 가끔은 내가 회사가 아닌 닭장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 은행 콜센터 노동자 “저는 이용자의 편의를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장 봐서 식사 준비해드리고 목욕시켜드리고 산책하자고 하면 휠체어 밀고 나가고… 그런데 멀쩡한 가족들 빨래를 해달라는 거예요. 심지어 가족들 심부름해달라는 경우도 있어요. 주말 동안 미뤄놓은 가족들 설거지도 한 적 있어요.” ― 돌봄 노동자 “제 동료는 남성 이용자가 가슴을 만져 놀랐는데 센터에 이야기를 해도 센터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그만두었어요.” ― 돌봄 노동자 “이용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데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하면 제가 가져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저는 일자리를 잃었어요.” ― 돌봄 노동자 “고객이 체크아웃을 해야 하는데 전화를 안 받아서 객실로 올라갔어요.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어 방문을 열었죠. 그랬더니 목을 맨 고객이 덜렁덜렁 매달려 있는 거예요. 그 후론 객실 문을 열려면 식은땀부터 흘려요.” ― 호텔 청소 노동자 “고객이 청소를 부탁해 벨을 누르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투숙객이 나체로 서 있는 거예요. 당황해하고 있는데 옷 입을 생각도 안 하고 청소하라고 손짓을 하더라고요. 미친 놈… 그래서 그냥 나왔어요.” ― 호텔 청소 노동자 “있죠. 좀 말하기 그렇지만 관리자 중에서 딜러들이 실수를 하는 경우에 폭언을 굉장히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손님들 앞에 세워놓고 무안을 주거나 그런 거요. 딜러 입장에서는 실수했다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거든요. 아니면 내려오라고 해가지고… 로커에서도 많은 인원이 쉬어요. 아무리 막내고 아무리 그런 거에 무디다 해도 자기는 앉아 있는 상태에서 사람을 세워놓고 막 소리를 지르거나 질책을 하면 인격 모독이거든요. 근데 그게 공공연하게 이루어져요. 동기들이 있는 데서만 혼나도 스트레스인데 만약 후배가 보고 있거나 많은 인원이… 그런데서 폭언을 일삼으면서 얘가 실수했다는 걸 다 알려버리는 거죠. 그러면 굉장히 스트레스죠. 근무표 봤는데 그런 간부들 하고 같이 짜여 있으면… 그럼 한숨을 푹….” ― 카지노 딜러 노동자 “이게 그래도 할 만한 일인데, 내가 도저히 꼴불견이라 못 봐주겠는 게 있어. 음식물 쓰레기 차 지나가면 코를 막고 얼굴 찡그리는 사람들. 지들이 먹은 건데 그거 냄새난다고 호들갑 떠는 게 제일 짜증나는 거야. 내가 쓰레기 치우려고 가면 피하는 사람들.” ― 환경 미화원 “밀폐된 공간에서 계속 일을 하잖아요. 집에 가서 샤워하면 한 시간 동안 계속 기침 나고 콧물 나요.” ― 네일 아티스트 “큐티클 리무버 자체가 손에 닿으면 각질층이 일어나요. 그러니까 당연히 왼쪽 손은 항상 짓물러 있고 각질 진물 난 것처럼 너덜너덜 그래요. 그러면 손 씻어줘야 하는데….” ― 네일 아티스트 “전주가 없는 곳은 맨홀 속에 망이 깔려 있어요. 이때 전기가 흐르는 경우가 있죠. 맨홀에는 항상 물이 차 있거든요. 오폐수도 있는데 이걸 퍼내고 작업을 해야 해요. 도로 위에 있는 맨홀 작업 때는 차가 다녀야 한다고 빨리하라고 운전자들이 욕하고 그러니까 그냥 야간에 하죠. 야간에는 혼자 작업하는데 밖에서 봐주는 사람도 없어요. 위험하죠. 또 맨홀 깊이가 다 달라요. 사람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목만 넣고 일해야 하는 크기도 있어요. 한여름 우기 때 침수가 잘 되는데 전기 장비를 가지고 가면 침수돼서 꺼지는 경우에는 일을 못해요. 여름철 맨홀에 가스측정 안 하고 들어갑니다. 마스크도 없이…” ― 인터넷 수리 기사 차례 들어가며_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1부_ 위험은 만들어진다: 기업은 노동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상자에 손잡이를 달아주세요 조선소, 암의 위험 학교 실험실의 사업주는 누구일까? 태움, 어느 나이팅게일의 죽음 프랜차이즈 빵집, 노동권 사각지대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20년 만에 다시 만난 택시 운전사 중장년 여성들의 전유물, 돌봄노동 상상하라, 화려한 호텔과 카지노의 노동을 발암물질을 없애고 싶은 노동자들 2부_ 죽음도 차별받는 현장: 국가는 노동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빛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어둠 경사 난 대한민국 영화 시장의 이면 소방관을 쓰러뜨리는 암 1인 1조 작업의 위험, 가축 위생 방역사 ‘작물보호제’라고요? ‘농약’입니다! 노후한 화학시설, 방치된 화약고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화물차 고강도 등산이 직업인 사람들 방치되고 있는 어업인의 근골격계 질환 3부_ 드러나지 않기에 더욱 위험한: 시민은 노동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환경미화원은 왜 가장 위험한 직업이 되었을까? 아름다움을 만드는 손, 네일 아티스트 플랫폼 노동자는 배달 노동자와 다른 신인류? 방문기사, 집으로 찾아오는 스파이더맨 무제한 노동에 시달리는 경비원, 노인의 일자리 벼랑 끝 택배 노동자 나가며_ 나 또는 우리 가족이 저곳에서 평생 일해도 좋겠는가 발문_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꿈 보도자료 다운 받기

  •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 | 포도밭출판사

    2016. 5. 10 / 121×188mm / 192쪽 / 13,000원 / ISBN 979-11-952770-6-3 (03380)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 지은이: 데이비드 그레이버 옮긴이: 나현영 “사회는 끊임없이 재탄생한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원리와 기술을 일깨우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되찾게 해주는 아나키스트 인류학이라는 ‘낮은 이론’ “자기 삶을 자유롭게 통치하는 세상을 이룩하려는 이들이 정말로 관심을 가질 만한 사회 이론은 무엇인가? 이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다.” 20대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선거 결과를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습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평가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선거 결과에 따라 (이를테면 ‘여소야대’냐 ‘여대야소’냐에 따라) 누군가의 삶에 당장 ‘희망’이 생기는 일은 희박합니다. 소외된 이들의 처지나 박해받는 현장의 상황은 여전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현실에서 살아남느라 힘겨운 이들에게 정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선거 이후 오히려 헛헛하다는 말이 많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 삶을 자유롭게 통치하는 세상을 이룩하려는 이들이 정말로 관심을 가질 만한” 탐구, 그리고 “사회는 끊임없이 재탄생한다”고 말하는 사회 이론을 읽어볼 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인류학자이자 아나키스트 활동가인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이력을 시작한 초창기부터 바로 이를 주제로 연구와 활동을 해온 인물입니다. 이 책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에는 자율적인 사회와 정치를 가능케하는 조건에 대한 그의 핵심적 성찰들이 매우 선명하게 간추려져 있습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에 대하여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서구 사회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인물입니다. 최근 국내에도 그의 새로운 저작들까지 여럿(『가치 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부채, 그 첫 5,000년』,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관료제 유토피아』) 출간되었습니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을 세계적으로 알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저자 리베카 솔닛은 그레이버에게 “대단히 눈부시고 독창적인 정치 사상가”라는 찬사를 보냈고, 『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마 피케티와 그레이버가 벌인 자본주의 시스템과 경제 문제에 관한 논쟁도 유명합니다. 그레이버는 특히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자주 소개됩니다. ‘직접행동 네트워크’ 모임과 ‘세계정의 운동’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고, 그 탓에 예일 대학교 재임용이 거부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월가를 점거했던 오큐파이 운동에 깊이 참여하며 “우리는 99%다”라는 구호를 작성했던 활동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레이버는 인류학을 통해 탐구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원리와 기술’을 사회 이론과 연결시키는 독보적인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교수이자 인류학자인 모리스 블로흐는 데이비드 그레이버를 두고 “이 시대 최고의 인류학 이론가”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왜 인류학인가 인류학 하면 흔히 민속 사료를 살펴보고 원시부족들을 관찰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인류학의 주요한 질적 연구방법인 민족지학(ethnography)은 실제로 특정 문화권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 생활상의 맥락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여기서 인류학 연구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소수의 엘리트만이 사유체계와 개념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식의 “고루한 헤게모니에 맞설 수 있는 최적의 학문”이 인류학이라고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인류학이 “인간에 대한 숱한 통념들이 진실이 아님을 입증하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들을 제시하기 때문”이고, 나아가 “인류학이 중요한 것은 단지 통념을 깨뜨려서만이 아니다. 인류학은 우리는 왜 처음부터 정부와 감옥과 경찰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묻게 한다”라고 말합니다.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의 핵심 주제인 “자기 삶을 자유롭게 통치하는 세상을 이룩하려는 이들이 정말로 관심을 가질 만한 사회 이론”을 탐구하는 데 있어 아나키즘의 방식과 인류학의 연구를 긴밀히 연결시켜나가는 이유입니다. 아나키스트 인류학이란 무엇인가 ‘아나키스트 인류학’이라는 이름이 낯선 까닭은, 이 말 자체를 그레이버가 창안했기 때문입니다. 아나키스트 인류학은 우선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미래의 어떤 시점에 존재하게 될지 모르는 어떤 급진적 이론”으로 구상되었습니다. 일종의 예시적 이론인 셈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이론은 아나키스트 운동의 주요 원리이기도 한 ‘예시적 정치’(즉, “새로운 제도와 새로운 형식의 사회성을 창출하여 이미 자유로운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직접행동의 원리”)와 나란히 진행될 이론이기도 합니다. ‘낮은 이론’을 찾아서 그레이버는 첫 장을 통해 마르크스주의 학파와 아나키즘 학파의 특징적인 차이를 짚으며 “마르크스주의는 혁명 전략에 관한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담론이 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아나키즘은 혁명적 실천에 관한 윤리적 담론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마르크스주의 학파와 달리 아나키즘에는 ‘고급 이론’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아나키즘에서는 명확하고 총제적인 분석을 위한 고급 이론보다 여러 사람 사이에서 의사를 결정하고 합의를 구하는 과정에 관한 이론이 더욱 중요합니다. 아나키즘에 필요한 이론은 고급 이론이 아니라 “변혁을 위한 기획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론”으로서의 ‘낮은 이론’입니다. 이러한 아나키스트 이론은 “다른 사람의 기본 가정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대신 서로를 강화하는 기획”을 찾으려 합니다.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은 이러한 포부로 ‘낮은 이론’의 윤곽을 그리고 있습니다. 대항권력의 인류사, 그리고 사고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상상력 그레이버는 인간 사회는 항상 권력과 동시에 반(反)권력을 내포해왔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사회든 권력이 존재하면 반권력도 항상 공존한다는 말입니다. 반권력은 ‘대항권력’이라고도 불리는데, 전형적인 정의로 보면 “자치 공동체에서 급진적 노동조합, 민병대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자본에 반대하는 사회제도”를 통칭하여 대항권력이라고 합니다. 권력과 반권력이 공존하며 대치하는 상태는 ‘이중권력’이라고 일컫습니다. 그레이버는 이중권력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상충하는 원리와 모순된 충동들 자체가 아니라 이것들을 중재하는 조정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달리 말하면,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은 갈등 없는 사회라는 목표보다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말입니다. 그레이버가 제시하는 대항권력 이론의 요점은 “대항권력은 이미 깊숙이 우리들 사이에 배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급진적 변혁의 순간에 완전히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형태를 도입할 수 있게 하는 대중적 역량의 원천”입니다. 이것은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독창적인 점은, 대항권력을 이야기하며 미국 혁명과 프랑스 혁명 같은 서구의 ‘위대한 혁명’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피아로아족과 티브족과 말라가시 사람들의 사례, 즉 통념상 ‘근대 세계’에 속하지 않는 사회의 사례를 살펴본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탐구는 결국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 안에 갇혀 사고하는 틀, ‘사회’, ‘국가’, ‘국민국가’, ‘혁명’ 등에 대한 사고틀을 무너뜨려야 하는 이유를 일깨웁니다. 대항권력을 제대로 고찰하기 위해서도 통념을 깨는 상상력이 필요한데, 그레이버는 이를 “장벽 무너뜨리기”라고 부릅니다. 장벽 무너뜨리기는 사회적 대안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도구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사고의 장벽에는 주로 ‘상상적 총체성’이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앞서 ‘사회’, ‘국가’, ‘국민국가’, ‘혁명’ 등의 개념을 언급했는데, 이에 더해 ‘민족’이나 ‘이데올로기’ 등도 마찬가지로 “총체적 체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믿음에 근거한” 개념들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레이버는 이러한 ‘총체성’들은 실제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현실’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정확히 우리 상상적 구조 안에 결코 완전히 포괄되지 않는 무엇을 가리킨다. 특히 ‘총체성’은 언제나 상상의 산물이다. 민족, 사회, 이데올로기, 닫힌계 등등……. 이것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더라도 현실은 항상 무한히 더 복잡한 셈이다.” 그레이버가 강조하는 것은 ‘상상적 총체성’에 갇힌 통념들을 뒤집어보자는 것입니다. 특히나 사회의 대안을 사고할 때 우리는 지극히 저 총체성에 갇혀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근대 사회’가 아닌 인류 사회들의 모습들을 살펴보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다르게 해석할 근거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그레이버는 그 실질적인 방법으로서 ‘사고의 경첩’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런 것. ‘혁명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이 있다고 할 때, 상상적 총체성에 근거해 혁명을 어떤 지각변동적 사건으로 이해하는 대신에 질문을 바꿔서 “혁명적 행동은 무엇일까?” 하고 자문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에 답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혁명적 행동은 특정한 권력 또는 지배 형태를 거부하고 그에 맞서 사회관계를 (그 집단 내부에서까지) 재구성하는 모든 집단행동을 일컫는다”라는 답이 가능합니다. 또한 “스스로를 구성하며, 공동으로 규칙이나 운영 원리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재검토하는 자율 공동체를 창조하려는 시도는 거의 혁명에 근접한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이런 ‘혁명’이 반복되면 ‘거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이것은 혁명적 행동의 목표가 반드시 정권 전복만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사회는 끊임없이 재탄생한다 인류학은 곧잘 옛날 얘기로 치부되고, 아나키즘은 자주 순진하고 낭만적인 것으로 치부되곤 합니다.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비전을 이야기하면, 이를테면, 갈등이 고도화되고 이전 시대의 상상을 초월하는 자본주의를 경험한 인류에게는 그런 순진한 비전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반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레이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삶은 양적으로는 변화했지만 질적으로는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는 이전에 존재했던 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에 살고 있지 않으며, 근본적으로 다른 시간에 살고 있지도 않다. 공장이나 마이크로칩의 존재가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가능성의 본질이 바뀌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해 서구가 몇 가지 새로운 가능성을 도입했다 해서 오래된 가능성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나키스트 인류학이라는 예시적 사회 이론은 앞서의 원리들 속에서 “사회는 끊임없이 재탄생한다”고 말합니다. 그레이버는 이에 근거해 이 책에서 “자기 삶을 자유롭게 통치하는 세상을 이룩하려는 이들”을 위한 사회 이론의 조각들을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차례 서문 ‘낮은 이론’을 찾아서 그레이브스, 브라운, 모스, 소렐 이미 존재하는 것과 다름없는 아나키스트 인류학 장벽 무너뜨리기 존재하지 않는 학문의 기본 원리 ‘혁명 이후’의 시나리오 내가 배신할 수밖에 없는 인류학 추천의 글 –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와 진심 / 하승우 찾아보기 지은이 소개 데이비드 그레이버 David Graeber 인류학자이자 아나키스트 활동가. 뉴욕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 대학교,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가르쳤고 현재는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9년부터 1991년 사이에는 마다가스카르 지역에서 현장연구를 실시했다. 이때의 경험은 이후 연구와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으로 돌아와 ‘직접행동 네트워크’ 모임과 ‘세계정의 운동’ 등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그 이력 탓에 예일 대학교 재임용이 거부되었을 때는 전 세계에서 서명 운동이 일기도 했다. 2011년에는 월가를 점거한 오큐파이 운동에 참여했다. 그레이버는 ‘우리는 99%다’라는 유명한 구호를 작성한 활동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저서로 『가치 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부채, 그 첫 5,000년』,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관료제 유토피아』 등이 있다. 옮긴이 나현영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사야 벌린의 『낭만주의의 뿌리』(공역), 로버트 베번의 『집단 기억의 파괴』, 존 케이지의 『사일런스』, 지그문트 바우만의 『지그문트 바우만, 소비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등을 번역했다. 추천의 글 그레이버는 “사람들의 습관과 행동에 감춰져 있어 이들 스스로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아나키스트 인류학이라는 방법을 빌려온다. 아나키즘을 어떤 이론의 틀에 가두지 않고 혁명적 실천에 관한 윤리적 담론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이런 방법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기본 가정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대신 서로를 강화하는 기획”이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 하승우(정치학자) 국가 없이 우리는 살 수 있을까? 그레이버는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이미 국가 없이 살아가고 있는데 단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최근 몇 년 동안에 우리를 지켜줄 국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적지 않은 이들에게 이 책은 국가 없이 사는 기술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되찾게 해줄 것이다. – 후지이 다케시(역사학자) 책 속에서 일반적인 설명에서 아나키즘은 흔히 이론적으로는 한발 뒤처지지만 열정과 성실로 두뇌를 벌충하는 마르크스주의의 가난한 사촌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실 이런 비유는 아무리 좋게 말해도 왜곡된 것이다. 19세기의 이른바 ‘창시자’들은 스스로 특별히 새로운 것을 창안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조직화, 자발적 결사, 상호부조와 같은 아나키즘의 기본 원리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인간 행동 양식이라고 생각했다. 국가 및 모든 형식의 구조적 폭력과 불평등과 지배를 거부해야 하며(아나키즘의 문자적 의미는 ‘지배자 없음’이다), 이 모든 형식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서로를 강화한다는 가정도 마찬가지였다. – 39~40쪽 아나키스트 이론은 다른 사람의 기본 가정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대신 서로를 강화하는 기획을 찾으려 한다. 어떤 점에서 통약불가능한 이론들이라 해서 존재할 수 없거나 서로를 강화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유일무이하고 통약불가능한 세계관을 가진 개인들이라 해서 친구나 연인, 공통의 기획에 힘쓰는 동료가 되지 말란 법은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아나키즘에 필요한 이론은 고급 이론보다 오히려 ‘낮은 이론’이라 부를 만한 것일지 모른다. 변혁을 위한 기획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론 말이다. – 46~47쪽 이 책의 제목을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이라 붙인 이유가 여기 있다. 나는 인류학이야말로 우리가 다루는 영역에 특별히 도움이 되는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계에 현존하는 자치 공동체와 비시장경제를 조사했던 이들이 사회학자나 역사학자보다 인류학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 민족지학 연구자는 사람들이 하는 일을 관찰하고 이들의 행동에 감춰진 상징적, 도덕적, 실천적 논리를 밝히려 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습관과 행동에 감춰져 있어 이들 스스로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의미를 발견하려 하는 것이다. 급진적 지식인이 맡아야 할 역할도 정확히 이와 같다. 지식인은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관찰해 그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의 더 큰 함축적 의미를 찾아낸 뒤, 그 이념을 처방이 아닌 기여로, 가능성으로, 곧 선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 – 50~51쪽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 봤자 원시인들 얘기 아냐?” 인류학을 어느 정도 연구한 아나키스트에게 이런 식의 주장은 매우 낯익다. 전형적인 대화는 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회의론자: 좋아, 아나키즘이 실제로 작동한다고 생각할 근거를 대면 아나키즘 사상 전체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정부 없이 존재하는 사회가 가능한 사례를 단 하나라도 들어 줄 수 있어? 아나키스트: 물론, 사례는 무수히 많아. 당장 떠오르는 이름만도 열 가지가 넘지. 보로로족, 바이닝족, 오논다가족, 윈투족, 에마족, 탈렌시족, 베조족……. 회의론자: 다들 그냥 원시인이잖아! 현대 과학기술 사회의 아나키즘을 얘기해달라니까. 아나키스트: 좋아. 성공적인 실험의 예는 아주 다양해.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같은 노동자 자주관리 사례가 있는가 하면, 리눅스는 선물경제 이념에 기초한 경제 실험을 했지. 합의와 직접민주주의 원리 위에 세워진 갖가지 정치 조직이 있고……. 회의론자: 그래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그건 모두 소규모의 고립된 운동들 아냐. 나는 사회 전체에 대해 묻고 있다고. 아나키스트: 사회 전체의 변혁을 시도해보지 않았던 건 아니야. 파리 코뮨이나 스페인 혁명만 해도……. 회의론자: 그래, 그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를 보라고! 다 죽었잖아! 무슨 수를 써도 결과는 똑같다. 이 말싸움에서는 이길 재간이 없다. 회의론자가 ‘사회’라고 말할 때 정말로 의미하는 것은 ‘국가’ 내지 ‘국민국가’이기 때문이다. – 87~89쪽 사실 이 곤봉을 든 남자는 우리가 사는 세계 어디나 침투해 있다. 대다수는 그가 만들어내는 무수한 경계와 장벽을 가로지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에 그의 존재를 상기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산더미처럼 음식이 쌓여 있고, 그 몇 발자국 옆에 굶주린 여인이 서 있는 광경을 보았다고 하자.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대다수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광경이다. 그러나 당신은 여인에게 음식을 집어줄 수 없다. 그랬다간 십중팔구 곤봉을 든 남자가 나타나 당신을 때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조적으로 아나키스트는 항상 곤봉을 든 남자의 존재를 상기시키려 한다. 버려진 군사기지를 무단 점거해 살고 있는 덴마크의 크리스티아니아 공동체에서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벌이는 의식이 좋은 예다. 크리스티아니아 사람들은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고 백화점에서 장난감을 훔쳐 거리의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모두에게 경찰이 산타클로스를 때려눕히고 울부짖는 아이들에게서 장난감을 낚아채는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 132~133쪽 새로운 운동의 핵심 용어는 ‘과정’이다. 여기서 과정은 ‘의사 결정 과정’을 뜻한다. 북아메리카에서 의사 결정은 거의 언제나 합의를 구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기에도 이데올로기적 억압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든 바람직한 합의 과정은 타인의 관점 전체를 나와 똑같은 관점으로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 과정의 목적은 한 집단의 공동 행동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안을 표결로 수락 또는 거부하기보다, 다듬고 또 다듬고, 폐기하거나 다시 고쳐 최종적으로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 151쪽 위의 사례들은 결국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민주주의(democracy)’는 본래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엘리트주의자들이 비방을 목적으로 만든 용어로, 문자적으로만 풀이하면 민중의 ‘힘’ 또는 ‘폭력’을 뜻한다. ‘아르코스(archos, 통치)’가 아닌 ‘크라토스(kratos, 힘)’인 것이다. 이 용어를 만든 엘리트주의자들은 민주주의가 단순한 폭동이나 폭민의 지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당연히 그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다른 누군가가 민중을 항구적으로 정복하는 것이었다. (…) ‘민주주의’가 ‘대의(representation)’의 원리를 포함하는 용어로 완전히 탈바꿈하다시피 한 것은 나중의 일이다. (한편 ‘대의’라는 용어는 코르넬리우스 카스토리아디스가 지적하듯 그 자체로 매우 기이한 역사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원래 왕 앞에 선 민중의 대표를 뜻하는 말이었다. 즉, 스스로 힘을 행사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내부의 사절을 지칭하는 용어였던 것이다.) 어쨌든 민주주의는 이렇게 탈바꿈하고 나서야 명문가 출신 정치 이론가들에게 재조명되어 오늘날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 160~162쪽

  •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옮긴이: 존재론의 자루 ISBN: 979-11-88501-28-1 (93380) 출간일: 2022년 10월 12일 정가: 21,000원 제본: 무선 쪽수: 252쪽 판형: 145×210mm 분야: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국내도서 > 인문 > 철학/사상 > 인간론 국내도서 > 인문 > 철학/사상 > 형이상학 국내도서 > 역사 > 아메리카사 > 중남미사 월딩 시리즈 2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16세기 브라질에서 가톨릭과 식인의 만남 지은이: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옮긴이: 존재론의 자루 책 소개 20세기 유럽 철학의 탈근대적 전환뿐만 아니라 인류학의 ‘존재론적 전회’를 주도해온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의 대표작! 다자연주의와 퍼스펙티브주의로 나아가는 교두보 아마존에서 퍼 올린 21세기의 인간학! 참조한 번역 판본이 5종, 옮긴이 7인의 집단 번역의 성과 이 책은 16세기 브라질 해안에서 일어난 가톨릭 선교사들과 식인부족 간의 ‘존재론적 만남’에 대한 탐구이다.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는 이때의 사건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우리의 시점을 16세기 브라질로 이동시킨다. 카스트루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원주민들의 ‘변덕’에 주목했던 사실에서 출발하여 역사적 관점에서 이 존재론적 만남의 의미를 추적해나간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선교사들이 전하는 가톨릭 복음을 무척 순순히 받아들이면서도 교리가 금지하는 전쟁과 복수와 식인 풍습 등은 멈추려 하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아마존 원주민을 ‘변덕스럽다’고 기록한 유럽인 선교사들의 문헌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 이 탐구는 원주민의 우주론에 대해 전혀 뜻밖의 차원과 맥락들을 밝혀낸다. 보도자료 《월딩 시리즈》 두 번째 책은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의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이다. 카스트루는 인류학의 ‘존재론적 전회’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학자이며 인류학계뿐만 아니라 지식계 전반에서 사상적 전환을 주도하는 인물로서 명성이 높다.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은 그가 이끄는 사상적 전환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자 할 때 맨 처음으로 살펴보기에 매우 알맞은 책이다. 카스트루가 아마존에 대한 민족지적 연구에서 근대유럽의 형이상학 비판으로 연구 범위와 영역을 확장하는 시점에 교두보 같은 역할을 한 책이기 때문이다. 카스트루는 이 책을 일컬어 “가장 좋아하는 논문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의 원출처가 되는 논문은 1992년에 포르투갈어로 처음 출간되었고, 이듬해인 1993년에 프랑스어로 번역된 이후, 2002년에 간행된 카스트루의 논문집에 다시 수록되었고, 2017년에 한 번 더 신판으로 발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꾸준히 수정과 보충이 이루어졌는데, 이처럼 30년 동안 판본을 달리 하며 계속 재출간되었다는 것은 이 논의의 시의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참고로 밝히면,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의 한국어판 역자들은 부가 설명 단락과 저자 각주 등의 편집이 언어별 번역본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 탓에 총 5종의 번역 판본을 대조하며 한국어 번역을 진행했고 7인의 집단 번역으로 이를 완성해냈다. 이 책은 16세기 브라질 해안에서 일어난 가톨릭 선교사들과 식인부족 간의 ‘존재론적 만남’에 대한 탐구이다. 카스트루는 이때의 사건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우리의 시점을 16세기 브라질로 이동시킨다. 카스트루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원주민들의 ‘변덕’에 주목했던 사실에서 출발하여 역사적 관점에서 이 존재론적 만남의 의미를 추적해나간다. 더불어 문화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인류학적 논쟁과 관련한 놀라운 통찰을 이끌어낸다. 16세기에 브라질로 건너온 유럽 선교사들은 그들이 남긴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야만인은 변덕스러운 자’라고 기록한다. ‘변덕스러움’은 유럽인이 규정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특질인 것이다. 원주민들이 변덕스럽다고 기록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아메리카를 찾아온 유럽인들의 최우선 목표는 바로 ‘선교’였다. 그들은 원주민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심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에 반해 성과는 미미했는데, 이는 원주민들이 다른 신을 섬기거나 기독교 신앙에 반대해서가 아니었다. 원주민들은 오히려 기독교 복음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감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문제는, 원주민들이 “믿는 것도 아니면서 믿음을 거부하지 않”았고, “믿게 된 후에도 믿음이 없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었다. 원주민들은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이면서도 기독교가 금지하는 것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이들은 숭배와 복종을 몰랐으며 유럽인들과 달리 신앙의 이름으로 무엇에 복속되는 일이 없었다. 반면 이들이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은 전쟁과 복수였다. 그리고 유럽의 선교사들이 그토록 근절하고 싶어 한 것, 바로 식인 풍습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전쟁과 복수와 식인과 음주 같은 이른바 ‘악습’을 멈추지 않으려 한 아마존 원주민의 우주론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러다가 결국 식인 풍습을 잃었을 때, 이들은 과연 무엇을 영영 잃게 된 것이었을까. 투피남바 족을 ‘변덕스럽다’고 기록한 유럽인 선교사들의 문헌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 이 탐구는 원주민의 우주론에 대해 전혀 뜻밖의 차원과 맥락들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이 깨달음으로 인해 이 책이 종국에는 투피남바 족의 변덕스러움을 ‘예찬’하며 마무리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지은이 소개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Eduardo Viveiros de Castro 인류학자, 민족학자. 195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폰티피시아 가톨릭 대학 사회과학부에서 사회학을 배운 후 1974년에 브라질국립박물관 대학원 과정에 진학했다. 1974년에 아마존 내륙의 야왈라피티(Yawalapiti) 족을 현지 조사하기 시작했고 1977년에 그에 관한 민족지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는 투피계 인디오인 아라웨테(Araweté) 부족을 현지 조사하여 1984년에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이 논문은 『아라웨테: 식인의 신들 Araweté: os deuses canibais』(1986)로 간행되었다. 이후 아마존 원주민의 우주론을 논한 『적의 관점에서: 아마존 사회의 인간성과 신성성 From the Enemy’s Point of View: Humanity and Divinity in an Amazonian Society』(1992)과 「우주론적 직시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퍼스펙티브주의 Cosmological Deixis and Amerindian Perspectivism」(1998) 등을 통해 그의 인류학적 사상이 유럽의 인류학계뿐만 아니라 철학계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아마존 원주민의 우주론을 다자연주의와 퍼스펙티브주의로 이론화하는 한편 유럽 철학의 근본적인 문제인 ‘나르시시즘적 중심주의’를 지적하고 그것의 탈식민화를 제기함으로써 20세기 유럽 철학의 탈근대적 전환뿐만 아니라 21세기 인류학의 사상적 전환 운동인 ‘존재론적 전회’를 이끌고 있다. 2009년에 프랑스판으로 출간된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한국어판은 2018년 출간)에서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적 사유와 들뢰즈의 생성철학을 횡단하며 아마존의 우주론에 기초한 그의 사상을 놀라운 필치로 펼쳐냈다. 지금까지 그는 브라질국립박물관 교수로 재직하면서 유럽과 영미의 주요 대학에서 강연 활동을 전개해왔고, 120여 편의 논문과 1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옮긴이 소개 〈존재론의 자루〉 이 책을 집단 번역한 〈존재론의 자루〉는 서울대 인류학과 석박사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존재론적 전회’ 공부 모임이다. 2019년 1월에 시작하여 현재까지 ‘존재론적 전회’의 주요 저작들을 강독해왔으며 최근에는 레비스트로스의 저서들을 함께 읽고 그것의 인류학적 사상을 상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혜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 졸업. 석사논문은 「지리산국립공원과 마을 주민의 자연 보호 관념과 실천」이다. 한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맺음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성인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으로는 「필연적 만남, 방법 없는 이별: 한국전쟁 피난민의 ‘비공식적’ 이산가족 상봉 이야기 내 만남과 이별의 재현」 등이 있다. 현재 한국 내 시각장애를 가진 아동의 초기 사회화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 중이다. 김지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논문으로는 「한국의 양식 산업 속 적조와 인간의 관계: 작은 것들의 카리스마, 적조」, 「줄줄이 매달아 굴 기르기」(공저)가 있으며, 『한편 4호 동물』에 「플라스틱 바다라는 자연」을 기고했다. 해양쓰레기에 대항하는 해양 보전과 해양 공간의 재발명에 관한 학위 논문을 작성하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경빈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 석사 졸업. 석사논문은 「실향민 공동체의 시간과 위기: 이북5도청과 도민조직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이다. 기지촌 여성의 구술을 다룬 『영미 지니 윤선: 양공주, 민족의 딸, 국가 폭력 피해자를 넘어서』를 공동 저술했다. 탈식민과 냉전, 이데올로기와 상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손성규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으로는 「The Nurturing of a Communal Self in an Elementary School Home Class」가 있으며, 『다시개벽』(2021년 여름호)에 「불확실성의 시대를 조망하는 인류학적 사고: 가상의 힘을 마주한 상징계, 그리고 상징 너머의 인류학」을 기고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한국 교육열의 지속과 변화에 관한 현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은정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 박사 졸업. 논문으로는 「인류학에서의 탈서구중심주의: 데스콜라의 코스몰로지와 스트래선의 탈전체론을 중심으로」 등이 있고, 저서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 식민지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들의 탈향, 망향, 귀향의 서사』가 있으며 번역서로 『숲은 생각한다』, 『부분적인 연결들』, 『부흥문화론』(공역) 등이 있다. 최경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과정 수료. 간호사들의 ‘태움’ 관행과 그 관계의 억압적 구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시리즈 소개 월딩 시리즈 월딩(worlding)은 있기(being)에서 하기(doing)로 삶의 문제의식을 전환합니다. 《월딩 시리즈》는 지구생명체 간의 공생 속에서 새로운 지식과 실천을 모색하는 인류학 저서들을 소개합니다. 1. 『타자들의 생태학』 필리프 데스콜라 지음 / 차은정 옮김 2.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지음 / 존재론의 자루 옮김 3. 『라인스』 (근간) 팀 잉골드 지음 / 김지혜 옮김 4. 『오늘날의 애니미즘』 (근간) 오쿠노 가츠미, 시미즈 타카시 지음 / 차은정, 김수경 옮김 책 속에서 선교사들은 구세계 이교도들 가운데 자기들이 극복해야 할 저항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우상과 성직자, 예배와 신학, 즉 자기 것이라고 할만한 배타적인 것은 거의 없으면서도 그 이름에 가치를 두는 종교 말이다. 이에 반해 브라질에서는 한쪽 귀로는 신의 말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다른 한쪽 귀로는 무심하게 흘려보냈다. 여기서 선교사들이 싸워야 할 적은 다른 교의가 아니라 교의에 대한 무관심, 선택의 거부였다. 변덕, 무관심, 망각. “이 땅의 사람들은 전 세계의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야수 같고 가장 은혜를 모르며 가장 변덕스럽고 가장 비뚤어져 있고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자들이다”라고, 그들에게 환멸을 느낀 비에이라는 그처럼 도발적인 단어들을 늘어놓았다. - 14~15쪽 반복해서 말하면, 예수회 수사들이 화가 난 이유는 ‘브라질 사람들’이 다른 신앙의 이름으로 복음에 대한 적극적 저항을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신앙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이 사람들이 복잡다단한 관계를 품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누리고자 했다. 선교사들이 그들을 거두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은 거꾸로 ‘구습이라는 토사물’(Anchieta 1555: Ⅱ, 194) 속으로 되돌아갔다. - 23쪽 따라서 문제는 투피남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태도, 즉 유연함과 완고함, 순종과 불복종, 열광과 무관심이 뒤섞여 있는 이 혼합의 의미를 밝혀내는 것이다. 이는 ‘빈약한 기억력’과 ‘의지의 결여’로 보이는 인디오들의 신앙심 없는 믿음 너머를 보려는 것이다. 결국 타자가 되고자 하는, 그러나 자기만의 관점대로 되고자 하는(여기에 미스터리가 있다.) 저 모호한 욕망의 대상을 이해하려는 것이다. - 30쪽 따라서 우리는 브라질 사람들의 세 가지 ‘구성적 부재’에 상호 인과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디오들에게 신앙이 없었던 이유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며, 법이 없었던 이유는 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언어에는 소리(F, L, R의 발음)도 의미도 없었다. 참된 믿음은 지배에 대한 지속적인 복종을 전제하고, 이는 결국 군주에 의한 강압의 행사를 전제한다. 왕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사제들을 믿었다. 이와 같은 (터무니없는) 논리로─왕이 없었기 때문에─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 65쪽 내가 말하는 바는 투피남바 철학이 본질적인 존재론적 불완전함을 확증한다는 것이다. 사회성의 불완전함, 일반적으로는 인간성의 불완전함 말이다. 그러니까 문제는 내부성과 동일성이 외부성과 차이에 위계적으로 종속된, 생성과 관계가 존재와 실체보다 우위에 있는 질서였다. 이러한 유형의 우주론에서 타자는 문제─유럽의 침략자들은 타자를 문제로 삼았지만─이전에 해답이다. 은매화는 대리석이 알 수 없는 논리들을 가지고 있다. - 67쪽 인디오들이 적어도 한 영역에서 매우 철저하게 일관적이며 또 어떤 것에 대해 “오래 견지할 만한 세심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면, 그것은 복수에 관한 모든 사태와 얽혀있었다. - 77쪽 브라질 민족은 목숨을 바칠만한 우상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다른 것을 위해 죽었고 죽였다. 바로 ‘뿌리 깊은 관습’을 위해서였다. 이것은 왜 그들의 관습이 예언의 샤먼들보다 개종에 더 근본적인 장애물이었는지를 말해준다. 전사의 복수는 모든 악습의 근원에 자리한다. 식인, 일부다처, 만취, 이름 수집, 명예. 이 모든 것들이 복수의 테마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 79쪽 적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잡아먹히는 것은 부패하기 쉬운 사람의 일부를 승화시켜 달성하는 불멸화(immortalization)다. (...) 그러나 투피남바 사람들이 적을 먹어치운 것은 애도가 아닌 복수와 명예를 위해서였다는 것도 분명하다. 여기서 내가 근본적이라고 생각하는 사회학적인 동기와 마주한다. 이 동기는 부패하는 것과 부패할 수 없는 것에 관한 인격론적인 테마보다도 더 깊은 어떤 것─그리고 개종을 위한 선교사들의 노력에 식인주의 이상으로 저항한 어떤 것─을 가리킨다. 적의 죽음과 적의 손에 의한 죽음을 허락한 것은 바로 복수의 영속화 자체였다. - 87쪽 투피남바 전사의 복수는 사회의 중추적 가치로서 그 자체를 구성함으로써 근본적인 존재론적 불완전성,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불완전성을 표현했다. 일관성과 변덕스러움, 개방성과 완고함은 단 하나의 진리가 가진 두 얼굴이다. 그 진리란 외재적 관계의 절대적 필요, 다시 말해 타자 없는 세계의 사고 불가능성(Deleuze 1969)이다. - 101쪽 인디오에 대한 무자비한 전쟁을 통해 침략자의 신학-정치적 장치는 마침내 인디오 전쟁을 길들일 수 있었고, 사회적 목적의 특성을 제거하여 침략자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매체로 변형시켰다. 요컨대 투피남바 족은 전쟁에서 패배했고, 또 전쟁을 잃었다. - 109쪽 식인은 사교성의 완전한 결여가 아니라 사교성의 과잉을 표현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식인의 중단은 어떤 의미에서 투피남바 사회의 근본적인 차원의 상실을 뜻할 것이다. 근본적인 차원이란 적과의 ‘동일화’, 말하자면 근본적인 변성(alteration)의 조건으로서 ‘타자’를 통한 자기규정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식인이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된 것이 실은 유럽인의 도래에 의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식인은 오로지 혹은 주로 유럽인이 식인을 혐오하고 탄압했기 때문에 포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럽인이 투피 사회에서 적의 위치와 기능을 점하게 되었기 때문에 포기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139쪽 아라웨테 족은 16세기 투피 족의 식인적 사회학으로부터 자그마치 식인적인 종말론을 개발했다. 적들은 신들로 탈바꿈했다. 아니, 오히려 우리 인간은 이제 적의 자리를 차지하고서 죽음을 통해 우리의 적/인척인 신들로 변신하기를 희망한다. 마이란 어떤 면에서 옛 투피남바가 신으로 모습을 바꾼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투피 족의 변덕스러운 혼은 아직도 식인주의라는 문제와 연루되어있다. - 141쪽 차례 감사의 글 1부 16세기 브라질에서 불신앙의 문제 종교체계로서의 문화 지옥과 영광에 대하여 낙원에 있는 구분 믿음의 어려움에 관하여 2부 투피남바는 어떻게 전쟁에 패했는가? 시간을 이야기하다 오래된 법 기억의 즙 완강한 식인자들 변덕스러움을 예찬하며 미주 대담 ‘엑스트라 모던’의 형이상학 옮긴이 후기 아마존에서 퍼 올린 21세기의 인간학 참고문헌 찾아보기 보도자료 다운 받기

  •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10-6 (03910) 출간일: 2019년 11월 25일 정가: 15,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6쪽 판형: 135×210mm 분야: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한국인과 한국문화 - 인문 > 인문일반 > 인문/교양 일반 - 역사/문화 > 문화일반 > 음식문화 - 역사 > 한국사/한국문화 > 한국문화 - 가정/요리/뷰티 > 음식 이야기 - 요리 > 요리에세이 - 추천도서 > 외부/전문기관 추천도서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 > 2019년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 음식문헌 연구자 고영이 읽고 먹고 생각한 것들 지은이: 고영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우리는 지금 왜 이렇게 먹고사는가 음식문화사 백 년의 충격을 들여다보며 오늘의 밥 한 끼를 생각하다 일상의 끼니는 무너지고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한 선망과 환상만 가득한 오늘 이곳에서 줏대 있는 한 끼를 먹기 위하여 책소개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는 고전문학을 공부한 저자가 음식과 미각에 깃든 문화와 역사, 음식문화일대 풍경을 탐구한 기록이다. 저자는 특히 최근 백 년 사이 현대의 충격과 함께 급변해온 음식문화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를 질문하면서 일상의 식생활 풍경 속으로 파고든다. 또한 미식에 대해 선망이 어떻게 생겨나며 음식산업이 이에 어찌 대응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어떠한 대중문화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종횡무진 살핀다. 지역별, 계절별, 재료별 각양각색 김치들, 빵과 과자의 기본기술, 옛사람들의 떡국 조리법, 소금 한 톨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등등이 오늘 우리 밥상 위 음식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이 감각하도록 이끈다. 보도자료 당신은 오늘 무엇을 먹고 있습니까? 미식과 먹방의 시대다. 티브이를 켜면 항상 요리 쇼가 나오고 맛집이 소개된다. 다음 날이면 전날 방송에 나왔던 가게 앞에는 긴 줄이 선다. 대단한 한 끼를 먹기 위한 열정이 뜨겁다. 아니 열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 잘 고민하고 있을까. 가령 이런 장면을 돌아보자. 숟가락 들 시간조차 없이 바빴던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에 ‘편의점 도시락’ 하나를 산다. 티브이를 켜니 ‘호화 셰프 군단’의 요리 쇼가 펼쳐지고, 같은 시간 SNS에는 어느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친구의 사진이 올라온다. 고개를 돌려 내가 입에 밀어 넣고 있던 음식들을 바라본다. 나는, 그리고 너는 과연 잘 먹고 있는 것일까. 미식과 먹방의 시대, 줏대 있는 밥 한 끼를 위하여 음식문헌 연구자 고영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을, 그리고 음식을 둘러싼 매체와 대중문화 현상을 잘 따져보길 권한다. 일상의 끼니는 무너지는데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한 선망과 환상만 키우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고 말한다. 내 앞에 차려지는 밥 한 그릇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그것이 어떤 역사와 문화의 과정인지 모르고서 미식에, 탐식에, 맛집 사냥에 길들여질 때 그 결과가 누구에게 좋은 일이 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음식도 ‘거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자고 말한다. 아무렇게나 먹고살지 않으려면, 음식에서도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행동의 시작은 바로 ‘공부’다. 그런데 음식 공부에도 이정표가 필요하다. 저자는 낭설을 수집하고, 일화를 나열하고, “옛날에는 그랬지”만 되풀이하는 음식 공부는 사양하고, 줏대 있게 밥 한 끼를 먹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으로서의 음식 공부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음식은 거저 오지 않는다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는 고전문학을 공부한 저자의 음식문화사 기록이다. 저자는 최근 백 년 사이 현대의 충격과 함께 급변해온 음식문화사를 들여다본다. 그는 말한다. “최근 백 년 사이 세상이 바뀌었다. 사람의 감각도 바뀌었다. 실내로 들어온 연료, 상하수도, 전기 동력과 조명에 힘입어 배가 터지도록 먹고, 먹으면서 만인이 만인에 대해 음식평론가 노릇을 하게 되었다”고. 실로 지난 음식문화사 만 년 동안 인류가 먹을거리를 겨우 마련해 간신히 먹고살았다면, 음식문화에 상상력과 쾌락과 행복감이 본격적으로 끼어들고, 그로 인해 대중문화까지 발생한 지는 불과 백 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를 멈춰서 돌아보게 한다. 일상의 식생활 풍경 속으로 파고들면서 미식에 대한 현대인의 선망과 음식 산업의 대응과 대중문화 현상 들을 살펴본다. 「간단하게 국수나?」에서 소개하듯 국수 한 그릇을 지금처럼 ‘뚝딱’ 차려 후루룩 먹게 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김치 하면 통배추 김치로 각인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우리가 빵을, 과자를 지금처럼 먹게 된 지도, ‘빙수’를 한여름에 누구든 즐기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킨다. 이로써 이 책은 어떠한 문화적 적응을 거쳐, 음식이 어떤 노동을 통해, 어떠한 감각을 통과해 마침내 우리 앞에 놓이는지를 곱씹게 한다. 음식문헌을 펼치다 저자는 음식문화사 탐구를 위해 다양한 문헌과 매체에 파고든다. 고조리서는 물론 각종 증언 기록들, 소설, 시, 신문기사, 잡지기사, 영화, 광고 등등이 모두 참고문헌이고 이정표다. 다채로운 ‘먹는 소리’들과 ‘먹는 행위’의 묘사들이 다 음식의 문화와 역사와 정체를 말해주는 공부거리가 된다. 저자는 다만 객쩍은 음식점 일화, 지금 감각할 수도 없는 탐식가의 허풍, 먹방에 가까운 한담은 경계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 기록 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 상상력에 오늘의 자원과 기술을 더해가는 시도이지, 의미 없는 선망이나 환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식의 본질에 대한 생각 저자는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가 여러 의미에서 최악이라고 평가한다. 때문에 이 책에는 한식 세계화 사업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 담겨 있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외국인에게 칭찬받겠다는 강박’ 아니냐는 누군가의 말에 저자는 이렇게 맞장구친다. 권력자들의 그릇된 욕망에서 시작돼, 그들의 자기 홍보에 그친 한식 세계화 사업은 실로 ’서구 백인에게 아첨하는 짓’에 불과했다고. 「한식 세계화 유감」 꼭지에는 한식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빼놓고 우스꽝스럽게 전개된 한식 세계화 사업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면서 요리사 애진과 나눈 인터뷰가 소개된다. 그렇다면 지금 한식을 이끄는 것은 누구일까. 제대로 주목받아야 할 이들은 누구일까. 저자는 ‘솁솁거리기’가 유행인 세태를 비판하며, 셰프라는 이름에 지워진 이들, 바로 ‘찬모’들에 주목한다. 한식의 본질 역시 뜬구름 속에서 찾을 게 아니라 제일선에 있는 찬모들을 바라보며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담하고 정갈한 ‘먹는 소리’에 침이 고인다 이 책의 ‘먹는 소리’들은 화려한 수사와 자극을 동반한 먹방들과 달리 소담하고 정갈하다. ‘귀한 자원을 귀하게 매만지고 귀하게 먹어온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가 주목하는 문헌 속 ‘먹는 소리’들은 어떤가. 우리 안에 자고 있는 감각, 방법, 감수성, 태도 들을 살살 깨우며 침이 고이게 만든다. 지역별, 계절별, 재료별 각양각색 김치들, 빵과 과자의 기본기술, 옛사람들의 떡국 조리법, 소금 한 톨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등등이 오늘 우리 밥상 위 음식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이 감각하도록 이끈다.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는 잔뜩 침이 고인 채 내 앞의 음식을 새로이 보게 하는, 오늘의 음식문헌이다. 지은이 소개 고영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다. 고전문학 작품을 번역하던 중, 밥 한 끼 짓고 먹기 위해 사람들이 해온 행동에 대해 무지함을 깨달았다. 이후 먹을거리와 연료의 획득에서 조리 기술에 이르는 음식의 실제에 파고들게 되었다. 해온 공부를 바탕으로 대중매체에 음식에 관한 글을 쓰는 한편 음식 관련한 대중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펴낸 책으로 〈다모와 검녀〉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마폭을 무릅쓰고 심청전〉 〈아버지의 세계에서 쫓겨난 자들 장화홍련전〉 〈높은 바위 바람 분들 푸른 나무 눈이 온들 춘향전〉 〈게 누구요 날 찾는 게 누구요 토끼전〉 〈반갑다 제비야 박씨를 문 내 제비야 흥부전〉 〈허생전 공부만 한다고 돈이 나올까〉 〈거짓말 상회〉(김민섭·김현호와 공저)가 있다. 이 가운데 ‘토끼전’은 2016년 세종도서에, ‘허생전’은 2017년 올해의청소년도서에 선정되었다. 책 속에서 ‘설렁탕의 설렁설렁한 맛’. 여기 이르러 절로 무릎을 탁 친다. 조선 임금이 선농단에서 제를 올리고 끓인 선농탕에서 설렁탕이 유래했다는, 이제 음식 문화사 공부하는 사람들은 거론하지 않는 낭설이 다 부질없어지고, 조선 시대 몽골어 학습서인 〈몽어유해〉 속에서 곰탕에 해당하는 몽골어 ‘슈루’의 흔적 더듬기도 하릴없다. ‘설렁설렁’이랬다. 설렁설렁이란 바람이 가볍게 자꾸 부는 모양을 드러내는 부사다. 커다란 솥에서 탕국이 끓어오르며 가볍게 이리저리 이는 물결을 수식할 때에도 딱이다. 팔이나 꼬리를 가볍게 자꾸 흔들 듯이 가벼운 움직임, 가벼운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을 수식하는 말도 ‘설렁설렁’이다. 설렁탕은 커다란 가마솥에서 설렁설렁 끓고, 사람들은 설렁설렁 밤길을 걸어가, 설렁탕 한 뚝배기 설렁설렁 해치운다. - 「설렁설렁 설렁탕」에서 [20~21쪽] 다시 〈산가요록〉 앞으로 다가앉는다. 우리가 익히 아는 동치미, 나박김치, 물김치 계통이 550년 전에 이미 오롯하다. 책장을 더 넘기니 과일을 소금에 절여 풍미를 증폭하고, 꿀로 단맛을 끌어올리고 수분까지 넉넉하게 잡은 복숭아김치, 살구김치가 등장한다. 살구김치에는 생강과 차조기로 풍미를 더하기도 했다. 이윽고 수박김치에 이르러서는 침샘이 터질 지경이다. 문헌으로 보거나, 칠순 어르신께 한 세대를 건넌 이야기를 듣거나 참 아깝다. 그 계절 감각, 지역 감각, 다양한 맛의 기획이 아깝다. 아까워하는 그 마음으로 김치라는 음식을 헤아린다. 문헌 속에서 한 가지 김치라도 더 확인하고, 세대가 다른 분들로부터 하나라도 더 듣자고 달려든다. - 「김치 회상」에서 [37쪽] 한여름 하늘 아래, 얼음과 꽃잎과 과일을 기다리던 사람이 살았고, 고추장에 파뿌리가 고마운 사람이 살았다. 여름은 이전에도 상하귀천을 갈랐다. 갈라도 이렇게 극명히 갈랐다. 모두에게 빙수 한 그릇, 빙과 한 조각이라도 돌아간 지 얼마 안 된다. - 「빙수 한 그릇」에서 [46쪽] 국수의 시작이란 전에는 소면 한 뭉치 사오기, 밀가루 한 포 사오기가 아니었다. 시작은 자가제분이었다. 그것도 동력 장치의 힘을 빌릴 수 없는, 하루 종일 여성 노동으로 감당한 제분이 시작이었다. 그래서 조선 시대 조리서 속의 국수 항목을 보면 국수를 어떻게 맛나게 말아라, 반죽에 어떻게 맛을 들여라 하는 소리 이전에, 흰 가루 얻기부터 설명한다. - 「간단하게 국수나?」에서 [49쪽] 내가 빵집에서 실제로 빵을 집었는지 과자를 집었는지 돌아보자. 우리는 실은 빵으로 오해한 과자를 먹으며, 당과 유지를 잔뜩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는 간식을 먹겠다면서 밥 몇 공기 열량의 식빵 한 덩어리를 앉은자리에서 해치우기도 한다. 빵과 과자가 뒤섞인 감각의 혼란이 분식에서 주식과 기호식의 뒤섞임으로 나타나는지도 모른다. - 「빵과 과자는 다릅니다」에서 [52쪽] 오늘 우리가 이렇게 먹고 살고, 하필 이렇게 유난스러운 음식 담론에 다다른 내력을 음미하는 가운데, 우리는 인류와 사람과 나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실마리의 끝이라도 쥘 수 있지 않을까. - 「음식이 만든 풍경들」에서 [114쪽] 그동안 우리는 다만 “옛날에 그랬다”만 되풀이하는 음식 문헌 읽기를 할 뿐이었고, 논증 불가능한 영역에서 복원을 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살았다. 이제는 좀 달라질 때도 됐다. 기록 속에서 내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 상상력을 바탕으로 조리의 실제에서 오늘의 자원과 오늘의 기술을 십분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해봄 직하다. - 「떡국 단상」에서 [122쪽] 오늘날 저마다가 심노숭이다. 제 기호와 취향을 드러내는 연출 방법과 말글의 수사에서 그렇고, 그 드러냄을 통해 음식에 대한 제2, 제3의 욕망과 선망을 만들어가는 데서도 그렇다. 문자를 뛰어넘는 영상 덕분에 심노숭보다 더한 점도 있다. 그러고서는, 기호와 취향을 드러낸 다음은 여전히 공백이다. 모색과 상상력의 미봉이 그의 찬란한 수사 덕분에 더욱 또렷해진다. 아쉬움이 이정표다. 옛글을 펼쳐놓고 미봉한 채로 흐른 200년을 음미한다. - 「심노숭 생각」에서 [136쪽] 그러고는 백 년쯤 흐른 오늘, 카스테라는 누구나 한마디씩 하는 나쁜 화제로 떠올랐다. ‘대만카스테라’가 유행할 때에도, 그 유행이 지나서도, 이제 누가 무슨 말을 부치든 애초에 나쁜 화제를 만든 쪽만 좋은 일 시키고 있다. 대만카스테라를 팔고 빠진 쪽에서는 이미 빼 먹을 것 다 빼 먹었다. 이후에 카스테라는 원래 이래 하면서 훈수 두는 이들의 경우라면, 적당히 한마디하면서 제 조회수를 올리기나, 카스텔라 및 카스테라에 대한 지식을 자랑하면 그만이다. 어느 쪽이든 기획한 쪽에서 바란 ‘노이즈 마케팅’은 승리했다. - 「아리고 쓰린 카스테라 담론」에서 [139쪽] 저번보다 낫다니. 몇 차례 와인을 접한 사이에 관능의 비교를 행하는 데 이르렀다. 입에 넣고, 목구멍 지나서의 관능까지 묘사하고 있다. 영어권에서 말하는 finish, 와인에 관한 한국어 표현에서 요즘 뒷맛이니 끝 맛이니 하는 지점이다. 보다 섬세해진 관능 평가를 바탕으로 이기지는 와인에 절대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장옥액이라고 하면 이른바 신선의 음료다. 그러니 경장옥액과 같은 음료라면 사람의 관능 표현이 이루 다 그려낼 수 없는 좋은 풍미를 쥐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경장옥액보다 와인이 낫다고 했다. 감각이 불어남에 따라 미각, 관능 표현의 수사도 이렇게 불어났다. - 「이기지, 떠나고 먹고 감각하다」에서 [157~158쪽] 셰프. 텔레비전과 인터넷과 온갖 매체에서 먹방과 맛집 사냥이 넘치고, 솁솁거리기가 울려 퍼지면서 너도 나도 이 말에 감염되었다. 셰프란 말은 한순간에 요리사 또는 제과사, 찬모, 주방장이란 말을 지워버렸다. 동시에 새벽 첫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고, 실제로 하루 열두 시간은 업장을 지켜야 하는 식당 일의 세계, 구체적인 주방 노동의 세계를 가렸다. - 「계란찜은 서비스고 수플레는 만 원이냐?」에서 [229쪽] 사람은 내게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 이때 자원이란 농업을 기본으로 인간과 자연과 국제관계와 과학기술 등등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결과다. 날것 상태의 자원이 먹을 수 있는 밥, 빵, 국수에서 장, 젓갈, 과자, 일품요리 등등이 되기까지 인류는 어마어마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고 주고받고 이어왔다. 자원의 한계를 다만 감수할 뿐 아니라, 탐구하고 대응하는 가운데 교육도 문화도 인간다움도 태어났다. 음식은 사람답게 살아남기 위한 기본기술이자 1만 년 농업사와 함께 이어진 문화의 꽃이다. 그 꽃은 갖가지 모양과 빛깔로 피어나 오늘에 이른다. 위도마다 대륙마다 민족 저마다 서로 다른 일상의 식생활은 지구 곳곳의 거대한 강줄기, 산맥, 또는 해양 못잖은 일대장관이다. - 「한식의 제일선에 있는 그 사람, 찬모」에서 [232쪽] 차례 서문 아, 침이 고인다 융도, 두 자의 뭉클함 설렁설렁 설렁탕 냉면 먹방 아, 침이 고인다 김치 회상 빙수 한 그릇 간단하게 국수나? 빵과 과자는 다릅니다 한국 빵 문화사의 원형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 하루쯤은 달콤하고 싶다 비빔밥 한 그릇 앞에서 소금 한 톨에 깃든 사연 음식이 만든 풍경들 떠나고 먹고 감각하다 떡국 단상 소 한 마리 허균, ‘먹방의 추억’ 심노숭 생각 아리고 쓰린 카스테라 담론 이기지, 떠나고 먹고 감각하다 외래술과 피개화 맥주나 한 잔 사케, 청주, 정종 소주 한 병의 풍경 겨울이 깊어가는 대설 새봄을 기다리는 동지 봄의 절정 청명 가을걷이를 내다보는 입추 온전한 밥 한 그릇 계란찜은 서비스고 수플레는 만 원이냐? 한식의 제일선에 있는 그 사람, 찬모 ‘밥하는 아줌마 망언’에 부쳐 한국인은 돼지고기를 사랑한다고? 복날 먹는 거? 아직 잘 써본 적이 없는 상상력 차례 앞두고 기억할 말, 가가례 한식 세계화 유감 온전한 밥 그릇을 누리는 삶 자료출처 및 참고문헌 찾아보기

  •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한인정 사진: 서재현 ISBN: 979-11-88501-29-8 (03300) 출간일: 2022년 7월 7일 정가: 13,800원 제본: 무선 쪽수: 160쪽 판형: 125×195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국내도서 > 사회정치 > 사회비평/비판 > 인권/사회적소수자 문제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지은이 : 한인정 책 소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서.” 여기, 더 이상 차별과 편견과 혐오에 당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주여성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말하고, 혐오에 맞서겠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더는 친구를 잃지 않기로 다짐한 이들이 있다. 옥천군에 사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나’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일 때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주여성들은 이제 ‘나’로 살아가겠다고 외친다. 그러기 위해 이들은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찾아내고 다가가고 손을 잡았다.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를 지탱하는 이들, 편견과 핍박에 맞서 싸우며 서로 보살피는 옥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보도자료 이주여성들은 차별과 편견을 일상적으로 겪는다. 무례한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그들이 떠나온 본국이 얼마나 가난한지, 본가는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 받고 시집왔는지, 그래서 본가에 얼마씩 송금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이름을 부르지 않고 굳이 ‘베트남’, ‘월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음 본 사이임에도 서슴없이 반말을 한다. 집에서는 모국어를 못 쓰게 한다. 모국어 사용을 금지당한 이주여성들은 자식에게도 자신의 모국어를 가르치지 못한다. 아이는 갈수록 한국말이 유창해지지만 이주여성은 한국말 익히기가 쉽지 않고, 결국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는 단절이 생긴다. 아이는 점차 엄마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상당수 이주여성들은 과중한 노동에 시달린다. 집안일을 도맡는 것은 기본이고, 끊임없이 임금노동을 한다. 이들이 버는 돈은 시어머니나 남편 통장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는 시간 빼고 대부분 시간을 노동하는 데 쓰지만 이들은 가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본가에 그래서 얼마씩 송금하냐’는 무례한 말을 듣고 ‘돈 벌려고 몸 팔아 결혼했다’는 참기 힘든 모욕의 말을 듣는다. 한국 며느리들이 친정에 용돈 보내면 죄가 아닌데, 이주여성들은 친정에 아껴 모은 돈을 조금이라도 부치면 도둑 소리를 듣는다. 다문화센터라는 곳이 있다. 얼핏 보면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곳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가 않다. ‘다문화가족’ 지원의 내용은 이주여성을 한국 가정에 동화시키는 과정이다. 한국 가정은 그대로이고, 이주여성만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한국 가정의 ‘법’에 순응하게끔 한다. 이주여성은 현재의 다문화센터 운영이나 다문화가족 정책 등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진다고 문제제기한다. 한쪽(이주여성)은 자기 문화를 버리고, 한쪽(한국가정)의 문화만 법처럼 따르는 게 어떻게 ‘다문화’인가. 지방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때의 일이다. 이주여성들은 선거 후보자들에게 이주민 관련 공약을 요구하기 위해 관련한 인사들을 불러 모아 기자회견 및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다른 지역의 활동 사례 및 참고할 만한 조례 내용 등을 조사 정리하여 선거 입후보자들에게 전달했고 더불어 ‘이주여성 및 이주민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고발했다. 뜨거운 현장이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자리에 참석한 후보자들의 발언에서도 편견은 심각하게 드러난다. 이주여성의 출산율이 6%나 되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가 중요하다느니, 이들의 아이들 덕분에 지역의 작은학교들이 학생 수를 채우고 있으니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느니 등등. 이주여성을 누군가의 부인, 며느리, 엄마로서만 인정하고 이주여성의 존재 자체는 무시하는 인식은 끔찍할 만큼 굳건하다. 가정폭력을 당해서 경찰에 신고해도 도착한 경찰은 한국말이 통하는 남편 말만 듣고 돌아간다. 폭행을 당한 이주여성이 겁이 질려 서툰 한국말로 상황을 설명하려 해봐도, 경찰은 “좋게 좋게 푸세요. 아니, 남편이 감옥 가면 좋겠어요?” 같은 말을 하며 서둘러 떠나려 할 뿐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모든 이주여성들이 모두 겪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 중 하나의 상황도 겪은 적 없는 이주여성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 차별과 편견과 혐오로 엮인 그물망이 그만큼 촘촘하다. 여기, 차별과 편견과 혐오 같은 폭력에 더 이상은 당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주여성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말하고, 혐오에 맞서겠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더는 친구를 잃지 않기로 다짐한 이들이 있다. 옥천군에 사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나’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일 때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주여성들은 이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겠다고 외친다. 그러기 위해 이들은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찾아내고 다가가고 손을 잡았다.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를 지탱하는 이들, 편견과 핍박에 맞서 싸우며 서로 보살피는 옥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은이 소개 한인정 〈옥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옥천 곳곳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기록했다. 그 속에서 소멸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를 봤다. 있지만 없던 이야기, 묵혀놓은 이야기들이 투명하던 강을 흐리게 만들면서 떠오르는 것을 봤다. 이는 혼란이 아니라 해방이었다. 이주, 페미니즘, 동물권, 기본소득 등에 관심을 두고서 지금은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 어스링스, 기본소득신진연구자네트워크 등에서 학업과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네 삶이 각각 다름을, 동시에 서로에게 기대어 있음을 보여주는 활동들이다. 각자의 경계, 모두와의 경계에서 느슨한 공동체를 이루길 꿈꾼다. 책 속에서 이주여성은 누구인가. 이들은 자신을 이렇게 명명했다. ‘가난한 집 맏딸’. 익숙한 단어다. 산업화 시기 급격히 빈곤해진 농촌사회에서 서울로 돈을 벌러 간다던 한국의 ‘맏딸’들이 꼭 그랬었으니까. -17쪽 이주여성들은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기대와 꿈이 좌절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이주를 통해 원 가족의 계층 상승을 도울 수 있다는 성공 신화, 드라마 속 삶을 살 수 있다는 환상이 산산조각 나는 경험이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속았다’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나간다. 새로운 환경이지만, 자신의 삶을 바꿔나가기 위해 무급노동인 가사노동, 출산과 육아, 시부모 모시기, 가내노동(농사)을 수행하며, 동시에 생계비를 벌어오는 역할도 수행한다. - 21쪽 이주여성은 다문화가족의 일원이다. 다문화가족이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가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다문화가족의 생활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이 자라온 문화, 언어, 전통을 모두 버리고 한국문화에 동화되도록 강제당하기 때문이다. - 32쪽 “한국 왔으니까 한국법만 따르라고 해요. 베트남 언어 못 쓰게 하고. 베트남 방송도 못 보게 하고. 베트남 음식 못 먹게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집에서 한국 음식만 먹으라고. 한국 사람도 베트남 음식 좋아하지 않아요? 한국 사람은 다른 나라 갔다고 음식까지 다 바꾸지 않잖아요. 왜 맨날 무조건 베트남 사람한테만 음식이랑 언어랑 친구랑 다 바꾸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33쪽 “제가 좀 알아서 하게 두면 좋겠어요. 저 잔업 많이 해도 150만 원 받았거든요. 근데 남편이 돈을 안 버니까 그거 생활비로 써야 하는데. 그때 시어머니가 너 적금 안 하면 아기 안 보여준다고 해서 힘들어도 눈 딱 감고 매달 50만 원씩 적금했어요. 내 통장 아니고 시어머니 통장에. 시어머니가 확인해야 하니까. (...) 아예 제 생활은 없죠. 친정에는 아예 돈 못 보내고.” - 39쪽 “저 그냥 사람인데. 자꾸 저를 나쁜 눈으로 보는 느낌이에요. 그냥 돈을 주면 나를 살 수 있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시집온 건 그냥 한 사람과 잘 살아보려고 그리고 제 인생을 잘 살려고 한 거잖아요. 근데 이 사건만 봐도, 무슨 물건처럼, 자꾸 얼마 주면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하잖아요.” - 42쪽 “한국인 며느리라면 싸운 뒤에 막 화해시키려고도 하고 자기 아들 야단도 치고 그러는데, 베트남 며느리한테는 얼마 주면 되냐고, 그렇게 말하는 거야. 도망가는 것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돈 주면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말했죠. 어머니 우리 돈 받으려고 결혼한 거 아니에요. 우리 돈 벌려고 한국 온 건 맞지만 남편이랑 결혼해서 더 잘 살아보려고 온 거예요. 그냥 결혼 대가로 얼마씩 돈 받으려고 그런 게 아니에요.” - 63쪽 “진짜 욕하고 때리는 일은 정말 많아요. 몇 대 치는 정도는 그냥 화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요. 근데 그게 심해져요. 나중에 112 신고할 정도면 심각한 거예요. 목을 조르는데 정말 죽을 수 있다고 느끼는 거죠. 근데도 경찰이 와서 하는 말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요. 몇 번이나 신고했는데도 맨날 와서 하는 말이 사이좋게 지내라는 거예요.” - 66쪽 “이혼하기 전에 개명을 했고 국적 받았어요. 그냥 그걸로 끝이에요. 남편은 안 쫓아내는 걸 다행으로 알라고 말하고. 돈이 없으니까 변호사를 따로 구할 수도 없고. 아기 얼굴이라도 보여준다고 하면 고마운 거예요. 어떤 친구는 남편이 때려서 이혼했는데도 아기 뺏겼어요. 맨날 아기 보고 싶어서 울어요.” - 68쪽 “친구는 평생 시어머니 밭에서 일했는데. 나갈 때 한 푼도 없어. 농작물 판 돈은 다 시어머니 통장으로 들어가요. 집에서 일하는 거니까 월급도 못 받아. 아이 키우고 싶은데 나가서 일해야만 아이 볼 수 있다고 해서 밭에서 매일 일했는데, 결국 헤어질 때 되면 빈손으로 나가는 거죠.” - 69쪽 “다문화가족협의회라고 있어요. 그런데 그 협의회가 남성 중심적이에요. 제가 그래서 회장에게 물어본 적도 있어요. 다문화가족협의회에서 여자는 임원이 될 수 없냐고. 그랬더니 그러더라고요. 여기는 남자만 임원 하는 거라고. 그래서 내가 남자만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차라리 다문화남편협의회라고 이름을 바꾸라고 비꼬기도 했어요.” - 86쪽 “다문화가족 지원이라는 것이 이주여성이 다문화가족 안에서 힘들어도 다문화가족 자체가 그냥 잘 굴러가면 괜찮다는 거잖아요. 그러다가 이주여성이 탈락하면, 그냥 이주여성만 고국으로 돌아가면 되는 거고요. 그러면 다시 이주여성 한 명 데려와서 다문화가족 안에 데려다놓고요. 그럼 나는 뭔가요. 나는 다문화가족의 평화를 위한 희생양인 건가요?” - 87쪽 “저는 제 이름 ○○○으로 살고 싶어요. 근데 다문화가족이란 이름으로 저를 누군가의 며느리, 부인, 엄마일 때만 지원하는 거잖아요. 제가 만약 그 위치를 벗어나면요. 저는 아무것도 지원받을 수 없어요. 저는 그냥 저로 살고 싶어요.” - 93~95쪽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옥천 주민의 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지, 어떻게 하면 해결될 수 있는지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이기 전에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100쪽 차례 Bắt đầu_ Vũ Thị Thanh Hoa sống ở huyện Okchoen 들어가며_ 옥천에 살고 있는 ‘부티탄화’ 간절한 마음으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만, 잘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당신들의 질서 낯선 공간, 낯선 향기, 낯선 언어, 낯선 시선 한국에선 한국법만 따르라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는 사람? 내가 내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나의 정체성(나라, 피부색, 종교)을 비하하지 마세요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오늘도 공원 한 바퀴 얼마 주면 돌아오니? 친구 없었으면 미쳤을 거예요 112 신고해도 소용없어요 아이 없이 못 살아요, 이대로도 못 살아요 사랑하는 나의 아기, 내 마음 알고 있니? ‘나’로 살기 위한 싸움 우리들의 사이버마을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용기 하나의 힘으로 뭉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첫’ 기자회견 이주공동체를 꿈꾸며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주여성이 살고 싶은 ‘공간과 관계’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 부티탄화 회장 인터뷰 우리, 여기서 ‘일’하고 있어요 외국인노동자 A씨 인터뷰 나가며_ 용감한 나의 언니들에게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소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듣는 지명, 낯선 사람, 생소한 사물 들이 등장해도 놀라지 마세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이미 알던 것도 새롭게 보일 테니까요. 어쩌면 평소 접하지 못하고 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연들 속에 지금 내가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강원도 고성의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의 포도밭출판사, 대전의 이유출판, 전남 순천의 열매하나, 경남 통영의 남해의봄날. 다섯 출판사에서 모은 반짝이는 기록들을 소개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어딘가에는’ 책들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보도자료 다운 받기

  • 사회적경제의 발견 | 포도밭출판사

    정가 13,000원 | 264쪽 | 135*210mm | ISBN : 9791195277032 사회적경제의 발견 나중이 아니라 지금 행복한 경제! 엮은이: 충남연구원 보도자료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왜 삶은 점점 더 빈곤해질까? 우리는 언제까지 자신을 희생하며 불행하게 살아야 할까? 우리의 행복, 우리 스스로 돌보며 살 수 없을까? 삶 속의 사회적경제를 발견하라! 시장경제는 빙산의 일각! 이것이 진짜 경제다 우리는 시장경제가 압도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온갖 서비스가 제공되고, 지갑만 열면 ‘싸고 다양한’ 물건을 언제든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갑이 두툼하기만 하면 아쉬울 것이 없는 세상. 하지만 지갑을 채우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만만치 않다. 지갑이 얄팍해졌을 때 마주치는 현실은 더 엄혹하기만 하다. 그래서 개인들은 돈벌이를 멈추면 곧 끝장날 것처럼 위태로운 심정마저 느낀다. 어느덧 ‘경제’란 돈벌이를 성공적으로 추구하지 못하는 사람을 궁지로 모는 현실의 속성이 되었다. 이러한 경제에 압도된 사회는, 정치든 문화든 손쉽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환원시켜나간다. 이는 어느 어두운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일면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길한 힘이 가속화돼가는 와중에 ‘진짜 경제’를 성찰하고 실험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압도돼 있는 시장경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반전(反轉)을 전파하는 이들, 자기 자신과 주변에서부터 ‘상호성’ ‘호혜성’ ‘신뢰’ ‘관계’ ‘순환’ 등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들. 삶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발견하고 구현해가는 이웃들이다. 사회적경제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혼자나 가족이 물건과 서비스를 직접 장만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거나 구매할 수도 있다. 시장과 경제가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아닐까?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들은 흔히 우리가 경제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나 돈으로만 매개했던 삶을 다른 방식으로 꾸려간 사례들이다.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기존의 시장 구매와는 다른 방식으로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와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사회를 바꿔가고 있는 이야기들이다.”(13쪽, <들어가며>에서) 『사회적경제의 발견』은 사회적경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소개한다. 사회적경제의 실천 사례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란 논의가 활발한 와중에 이 책은 오히려 이론에서 눈을 돌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그 모습을 찾는다. 그 이유는 사회적경제가 애초에 삶 속에서 능동적으로 가꿔지는 것이지 이론을 좇아 구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사회적경제 사례들을 ‘돌보다 / 알리다 / 먹다 / 낫다 / 만들다 / 다니다 / 일하다 / 배우다 / 만나다 / 묵다 / 벌다 / 헤어지다’라는 구분을 통해 소개한다. 이 구분은 생애의 흐름 속에서 마주치는 기본적인 필요들이기도 하다. 여기 소개하는 사회적경제 사례들은 인간의 기본적 필요들을 시장경제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으며 각각 공동육아, 지역언론, 로컬푸드, 대안의료, 적정기술, 공정여행, 사회적 일자리, 마을학교, 네트워킹 공간, 대안주거, 지역금융, 협동장례 등의 방식으로 대표된다. 흔히 사회적경제 영역이라고 하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우선 떠올리는데, 이 책의 사례 중에는 주식회사의 이야기도 두 편이나 들어 있다. ‘(주)옥천신문사’와 ‘(주)즐거운밥상’이다. 사업체의 형태가 무엇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사람을 중시하며, 민주적인 운영을 통해, 공동체의 공공성과 지속성을 강화하는가’라는 기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돈이 아니라 이웃을 선택하라 “하늘과 땅만 보고 농사만 지으면 되는 줄 알았지요.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어데로 가는지도 모르고 누구한테 얼마에 파는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지요. 내 이웃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네 농산물이었지요. 같이 나누고 싶은데, 믿음으로 건네고 싶은데, 대도시의 공판장과 유통회사들은 가격을 후려치면서 모양 좋은 것만 가져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옥천의 친환경농업하시는 분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었던 거지요. 우리가 농사짓는 땅이 있는 곳, 옥천을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고 그렇게 지역도 살리고 싶었던 것이지요. 이름하여 ‘옥천살림’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84~85쪽, <옥천살림협동조합> 편에서) 돈의 힘이 압도하는 세상에서 다시금 우리의 행복을 우리 스스로 돌보며 사는 방법. 이 책에 담긴 사례들이 보여주는 선택지는 바로 ‘이웃’이다. 나아가 ‘지역’이고 ‘공동체’다. 우리가 잘 아는 말로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온 마을을 가꾼다. “만인은 일인을 위해, 일인은 만인을 위해”라는 사회적경제의 주요한 이념에도 그러한 뜻이 잘 담겨 있다. 책에 실린 사례 중 한 곳인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사명은 “자신을 돌보라, 서로를 돌보라 그리고 공동체를 돌보라”라고 한다. 돈이 아니라 이웃을 선택한다는 것은, 우리가 삶에서 충족하고자 하는 다양한 필요를 저 메마른 돈에만 맡기지 않고 더 능동적으로 가꾸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웃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하고, 구체적인 만남을 도모하면서 일어난 변화의 예시들이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이웃들과 직접 만든 공동육아어린이집, 살기 불편한 데도 전월세 인상 때문에 주인 눈치만 보던 청년들이 함께 만든 주택협동조합,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우리 지역부터 공급하자며 세운 로컬푸드협동조합,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며 지역과 공동체를 재생하려는 교육사회적기업,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교류를 넘어 일터를 공유하며 자원과 삶의 재분배를 꿈꾸는 동네협동조합, 여행자와 주민이 서로 배우고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여행협동조합, 중앙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지역 주민을 위한 소식을 스스로 전파하는 지역신문,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지역경제의 디딤돌을 만드는 신용협동조합, 지역 자원을 활용해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적정기술협동조합, 병의 치료를 넘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려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복마전이 되어버린 장례 문화를 바로잡고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제조합 등의 사례를 만날 수 있다. 적극적인 선택과 의지가 필요할 때다 시장경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얼굴을 맞댈 기회를 줄이지만 사회적경제는 그런 기회를 더욱더 늘리려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삶을 좌우하지 않도록 사회적경제는 일하고 소비하는 손들이 서로를 드러내고 만나길 원한다. 만나고, 서로의 처지를 공유하고, 다른 선택지를 찾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다르게 살 수 있는 힘을 배양한다. 하지만 사회적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현실 속에서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와 함께 존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시장경제의 힘이 압도적으로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경제의 영역을 넓히고 그 힘을 키운다는 건 중립이 아니라 어느 편을 정해서 서는 우리들의 선택을 필요로 한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례들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실이다. 이미 존재하기에 좋은 길잡이가 되고, 최소한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를 살펴볼 좌표가 되어준다. 그리고 ‘나중이 아니라 지금의 행복’을 추구하는 (때로는 험난한) 발자취들이다. 그런데 이 길은 당연히 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이 책이 독자를 설득하고자 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함께하자, 같이 살자.” 차례 발간사 “사회적경제라는 말이 너무 어려워요” • 5 들어가며 사회적경제란 무엇일까 / 하승우 • 10 돌보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자라는 공동육아 공동육아협동조합 모여라어린이집 / 강윤정 • 21 알리다 믿을 만한 신문, 아무리 봐도 없다고요? (주)옥천신문사 / 정순영 • 42 먹다 마을과 농민의 만남, 먹거리를 지켜라 옥천살림협동조합 / 권단 • 69 낫다 동네에 마음 편히 찾아갈 ‘주치의’가 있나요?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 조세종 • 90 만들다 건강한 에너지를 직접 만드는 ‘작은 손’ 작은손적정기술협동조합 / 박춘섭 • 109 다니다 허물없이 드나들며 순환하는 공정여행 너나드리협동조합 / 김억수 • 126 일하다 우리의 일터, 이곳의 진짜 주인은 우리죠 (주)즐거운밥상 / 장효안 • 139 배우다 마을이 성장시키는 학교,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 충남교육연구소 / 조성희 • 166 만나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마을 공간 공간 사이 / 김종수, 장동순 • 187 묵다 집세 버느라 집에 있을 시간이 없다고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홍은일 • 204 벌다 일인은 만인을, 만인은 일인을 위하는 금융 논골신용협동조합 / 유영우 • 222 헤어지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지혜로 뭉친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 / 배한호 • 238 나오며 백견, 불여일행 / 하승우 • 253 지은이 소개 강윤정 천안NGO센터 센터장, 사회적기업 북카페산새 이사,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이사,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 천안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운영위원. 정순영 <옥천신문> 전 편집국장.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사무국장. 권단 옥천 주민. 조세종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대전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교육위원. 박춘섭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책임연구원. 김억수 너나드리협동조합 전 대표이사, (사)서천생태문화학교 상임이사. 장효안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 책임연구원. 협동조합 우리동네 이사. 조성희 충남교육연구소 사무국장. 김종수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장동순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 협동조합 우리동네 사무국장, 공간 사이 총괄 매니저. 홍은일 충남연구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연구원. 유영우 논골신용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 공동대표, 서울협동조합협의회 이사 겸 조직위원장. 배한호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위한 한의사. 천안아산한겨레두레협동조합 이사장,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연합회 감사. 하승우 땡땡책협동조합 이사장, 교육공동체 벗 이사. 자치와 자급의 삶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 숨통이 트인다 | 포도밭출판사

    2015. 12. 21 출간 / 135×210mm / 196쪽 / 10,000원 숨통이 트인다 녹색 당신의 한 수 지은이: 황윤·이계삼·김주온·구자상·신지예·김은희·남우근·이유진·장서연·하승수·한재각 보도자료 절망의 시대에 부르는 희망의 노래 참담한 권력정치를 ‘삶의 정치’로 바꾸려는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다섯 명의 진솔한 출사표 뒤집힌 세상을 바로잡고 막힌 숨통을 트이게 할 녹색당의 열 가지 ‘신의 한 수’ 내년 2016년 4월 13일은 제20대 총선일. 숨통을 옥죄는 갑갑한 세상을 바꾸려는 녹색당은 이미 준비된 행보를 시작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다섯 명 선출하고 당의 핵심 정책 의제들을 정리했다. 한국 정치사를 통틀어 봐도 유례없는, 그 어느 정당보다 빠른 행보이다. 준비된 정당, ‘정당다운 정당’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새로운 정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다섯 명의 희망의 출사표와 세상을 뒤집을 실력을 가진 정당으로서 녹색당이 펼칠 핵심 정책 의제들을 집약한 한 권의 책이다. 이권에 눈멀어 아귀다툼이나 하는 정치를 뒤집으려는 녹색당의 ‘꿈’과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정책과 비전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녹색당의 실질적인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소신과 체험을 진솔하게 드러낸, 참으로 생소한 출사표 2012년 3월에 창당한 녹색당은 이제 창당 4년째다. 4년 동안 정당으로 활동했지만 원외정당이라 활동이 쉽지 않았다. 제20대 총선에서 녹색당은 원내정당이 되고자 벼르고 있다. 그리하여 가장 먼저 비례대표후보를 선출하고 후보와 정책 알리기에 돌입했다. 녹색당은 2012년 창당하자마자 치렀던 제19대 총선에서는 0.4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0만 표를 조금 넘는 득표였다. 이후 녹색당은 한국 정치사에 드문 대안 정당으로서 권력다툼을 일삼는 타 정당들과 다르게, ‘정치의 부재’로 고통 받는 곳들을 찾아다녔으며, 탈핵, 기본소득, 동물권, 소수자, 기후변화 의제 등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해온 영역을 널리 알리며 숨통 트이는 역할을 해왔다. 그간의 눈에 띄는 활약 덕분에 이번 총선에서는 뚜렷한 비약이 기대된다. 그래서 제20대 총선이 녹색당의 주요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그 주요한 역할에 선출된 사람들이 영화감독 황윤(1번), 밀양765kV 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 이계삼(2번),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 김주온(3번), 부산시민햇빛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구자상(4번), 오늘공작소 대표 신지예(5번) 후보이다. 정당들에게 비례대표 후보 선출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이때마다 갈등이 격화되는 일도 나타난다. 이때가 되면 전략공천이니 우선공천이니 하는 말도 들려온다. 녹색당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녹색당은 당원들의 추천으로 예비후보를 정하고, 그렇게 정해진 예비후보들이 지역 순회 토론회를 다니며 당원들을 만나고, 이후 당원 누구나 참여하는 선거를 통해 공정하게 후보를 선출했다. 그렇게 선출된 다섯 명이 『숨통이 트인다』에 정치인으로서의 출사표를 밝힌 다섯 명의 후보이다. 이들의 출사표가 참으로 생소한 것은, 그 진솔함 때문이다. 우리는 정치인으로부터 자기 당을 세상을 어떻게 바꾸겠다거나 사회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등, 목청 높인 말들을 흔히 접해왔다. 녹색당 후보들의 출사표에는 그들이 살아온 삶과 그들의 품어온 소신이 진솔하고도 강렬하게 담겨 있다. 권력정치가 아닌 ‘삶의 정치’를 하려는 이들다운 ‘참으로 생소한 출사표’이다. 정치의 부재, “우리는 환대받지 못했습니다” 국가에 배반당한 밀양 주민들은 ‘정치’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국회의원이 밀양 현장을 찾으면 어르신들은 그들 앞에서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살려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이 싸움에 들어와 활동하던 지난 4년 내내 저는 단 하루도 이 나라의 정치를, 정확히 말하면 ‘국회’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4년 동안 수십 차례나 어르신들과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자료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을 누비며 호소하고 또 호소하였습니다. 때로는 진상조사단 구성을 촉구하면서, 때로는 공사 재개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때로는 밀양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했지만 밀양 싸움을 잠재울 비장의 무기처럼 선전되던 이른바 ‘밀양법’(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지원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약칭 ‘송주법’) 제정을 막아내고자, 국회의원이 안 되면 보좌관이라도 만나기 위해 의원실을 누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환대받지 못했습니다. ‘정치의 부재’로 고통 받고 있는 주권자들이 주권을 위임받은 자들에게 아주 작은 책임이라도 질 것을 부탁하는 자리에서 외판원처럼, 옹송거리며, 고개 조아리며, 굽신거려야 했습니다. 어르신들과 일정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올 때마다 저는 진한 비애를, 외로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수십 번 국회를 다녔지만, 단 한 번도 이런 감정 속에 빠지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 <이계삼 – ‘정치政治’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에서 “지금 대한민국에 ‘정치’가 있는가?” 이것은 중요한 물음이다. 국회의원들은 기득권 유지에만, 정확히 말하면 ‘재선’에만 관심이 쏠려 있고, 그들에게 역할을 위임한 국민들을 위한 정치는 실종되었다. ‘옹송거리고 고개 조아리고 굽신거려도’ 선거 때가 아니면 쉽게 만날 수조차 없는 이들이 국회의원이다. 우리가 체감하는 삶의 문제는 높은 곳에서 군림하는 청와대, 기득권 싸움에 혈안된 기성 정당들의 눈먼 다툼 탓에 갈수록 정치로부터 배제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의 부재’ 덕분에 우리 삶은 더욱 가파르게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저들의 정치’가 계속 횡횡하게 내버려두면, 우리의 자리는 점점 가팔라지고 살 만한 세상은 더욱 멀어질 것이 자명하기에 결국 “가장 정치와 멀리 있을 법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이 하려는 것은 다름 아닌 ‘환대의 정치’, ‘우리들의 정치’다. 기존의 정치에서 지워지고 배제되어온 목소리들을 끌어당기고 그를 위해 목청을 울리는 정치, 그리하여 ‘저들’의 탐욕이 아닌 ‘우리’의 권리를 위해 힘쓰는 정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우리들의 정치, 삶의 정치’, 새로운 정치의 청사진 녹색당의 실질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한편에서는 녹색당이 당위를 넘어 정책 의제를 실행할 실력이 있는지를 궁금해하기도 한다. 그런데 녹색당은 오히려 지금을 녹색당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로 삼고 있다. 실제 녹색당은 2012년 창당 당시부터도 ‘정책 의제가 가장 훌륭한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창당 후 4년 간은 ‘의제를 선도하는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세부적인 정책과 로드맵에서도 녹색당은 다른 정당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시민사회단체와 풀뿌리 지역 네트워크들과의 결합도 탄탄하여 녹색당 의제들을 실행할 자원도 어느 정당 이상으로 갖추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숨통이 트인다』에서 재원 마련 방안부터 단계별 실행안의 개요를 소개하고 있는 기본소득 의제다(117~121쪽). 1단계에서는 중산·서민층의 직접적인 세부담을 증가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왜곡된 조세제도를 정상화하고 불로소득과 탈세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한편, 예산낭비를 줄여 재원을 마련한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 103조 원으로 만 15세~만 29세의 청소년·청년,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농·어민에게 월 40만 원의 기본소득을 우선 지급할 수 있다. 만 15세부터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은 그 시점이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이고, 알바노동 등 저임금·불안정노동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이유는 농산물시장개방으로 인해 농가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본소득 같은 정책 없이는 농업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경우에는 경제활동참가율이 38.7%로 국민 평균인 62.1%에 비해 한참 낮은 실정이고, 장애인연금제도가 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서 장애인 중에 소수만 받고 있고, 금액도 낮은 실정이다(2015년에 20만2,600원). 따라서 장애인에게도 기본소득을 우선지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1단계에서 생태세를 시범적으로 도입하여 부분적으로 생태배당을 실시한다. (…)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소득세 증세와 생태세의 전면도입을 통하여 추가재원을 마련해나간다. 2단계에서는 전 연령대에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숨통이 트인다#5 – 기본소득>에서 ‘고래 뱃속의 이물질’이 되고자 고래 뱃속의 이물질. 이계삼 후보가 비례대표 예비후보에 출마한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는 녹색당이 국회의원을 당선시킨다한들, 현실적으로 고작 한두 명에 불과한 국회의원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냐는 회의론에 대한 나름의 답변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물질은) 당장 고래 전체의 궤도를 좌우하지는 못해도, 끝없는 저항으로써 고래를 괴롭히는 불량스러운 존재로서 고래에 영향을 준다.” 이처럼 작지만 큰 존재감을 끼쳐서 한국 정치와 사회 그리고 민초들의 삶이 이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녹색, 당신의 한 수! 녹색당, 신의 한 수! 지금 한국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먹고살기’가 힘든 파국으로 다가가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삶의 질이 추락하고 있으며 기득권이 득세하는 사회 구조에서 각자생존을 강요당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는 국가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덮칠 재난으로써 날로 심각해져간다. 이런데도 특히 한국 사회는 아직도 ‘경제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결과로 FTA 및 TTP, 수출 증대, 대기업 중심의 성장안, 대규모 토건 개발, 노동법 개악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진정 “함께 살자”고 외치는 정당, 공생을 위해 목소리를 모으고 전략을 세우는 정당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숨통이 트인다』는 함께 사는 ‘그날’을 위한 ‘당신의 한 수’를 제안한다. 그리고 꿈과 실력을 가진 정당으로서 ‘녹색당’이 우리의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책 속에서 꿈꾸지 않으면 변화가 없습니다. 반대로 꿈꾸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이 됩니다. 이 책은 녹색의 꿈을 꾸며 정치를 하겠다고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사람들이 바라는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겪는 모든 삶의 문제들은 정치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풀려면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숨통이 좀 트인다’는 이야기가 우리들 입에서 절로 나오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날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 정치의 변화를 위해 당신이 놓을 한 수는 무엇인가? 당신의 실천은, 당신의 한 표는 어디로 갈 것인가? 너무 늦지 않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는 글>에서 이 나라가 죽음의 땅이 되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 중의 약자인 아이들을 위해, 비인간 동물들을 위해, 여성들을 위해, 농민과 노동자들을 위해, 소수자들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유일한 서식지인 지구를 위해, 저는 이 나라 국회에서 마이크를 들고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황윤 – 뭇 생명을 돌보는 살림의 정치>에서 제게는 이런 믿음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나와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해보자’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에서 나와 ‘나 자신이 이렇게 해보려 하는 것’이 바로 희망”이라는 것을 저는 문자 그대로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공유하는 이들의 정당이 바로 녹색당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녹색당이 국회로 들어가 저들의 법령과 제도가 구축한 성채에 부딪쳐 싸워야 합니다. <이계삼 – ‘정치政治’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에서 녹색당의 제안은 기존에 없던 것이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렵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엄두조차 못 내던 것입니다. 이는 제가 기본소득을 이야기해오며 늘 마주치던 현실과 닮았습니다. ‘경제가 성장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원전을 멈춰도 전기가 있다고? 현금 소득이 조건 없이 보장되어도 일을 할 거라고? 청소년들이 정치에 참여한다고? 말도 안 돼. 상상할 수 없어’라는 현실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렵다고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시도해야 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일지라도 용기 내어 걸어야 합니다. <김주온 – 떠날 수 없는 이들의 정치>에서 석유로 조직된 사회의 모든 종류의 불평등은 빛나는 태양경제, 생태경제의 틀 속에서 해체되고 재조직되어 새로운 생명 감각의 토대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럴 때 모두가 자유(自由), 즉 ‘자기의 이유’를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구자상 – 강과 바다, 태양의 정치>에서 저는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지역재생이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내의 공동체 안에서 공유(共有)를 통해 삶의 규모를 조절하고, 가족과 이웃을 돌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낡은 주택을 부수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동네를 돌보며 가꾸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개인의 삶은 바뀌더라도 시스템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은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틀, 즉 자기통치의 기술로서의 정치를 실현해나갈 때에야 가능합니다. <신지예 – 더불어 사는 자립의 정치>에서 차례 여는 글 숨통 트이는 정치를 위해 – 하승수 황윤 <뭇 생명을 돌보는 살림의 정치> [숨통이 트인다 #1 동물권]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품위 있는 나라를 만들자 – 장서연 [숨통이 트인다 #2 먹거리·농업]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먹거리, 식량주권과 농업 지키기 – 한재각 이계삼 <‘정치政治’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숨통이 트인다 #3 탈핵] 전기가 남아돈다, 탈핵은 가능하다 – 한재각 [숨통이 트인다 #4 민주주의] 스스로 다스리는 시민, 가장 보통의 민주주의 – 김은희 김주온 <떠날 수 없는 이들의 정치> [숨통이 트인다 #5 기본소득] 국민소득 4만 달러 대신 월 40만 원 기본소득을! – 하승수 [숨통이 트인다 #6 성평등·인권] 차별 없는 나라 만들기, 성평등과 성소수자인권을 구현하자 – 장서연 구자상 <강과 바다, 태양의 정치> [숨통이 트인다 #7 기후·에너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위협, 석탄화력발전과 자동차를 줄이자 – 이유진 [숨통이 트인다 #8 노동·일자리] 노동시간 단축과 녹색 일자리, 인간다운 삶과 자연을 되찾자 – 남우근 신지예 <더불어 사는 자립의 정치> [숨통이 트인다 #9 주거] 집은 모두를 위한 공유재, 머무를 권리와 토지정의 – 김은희 [숨통이 트인다 #10 교육] 교육의 판을 다시 짜자 – 김은희 지은이 소개 황윤 영화감독 이계삼 밀양765kV 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 김주온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 구자상 부산시민햇빛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신지예 오늘공작소 대표 김은희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남우근 녹색당 정책위원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한재각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소개(출처:녹색당 논평) 황윤 다큐멘터리 영화 <작별>, <침묵의 숲>, <어느 날 그 길에서>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의 삶, 두만강 백두산 유역 야생동물들의 위기, 로드킬 등의 문제를 한국사회에 제기하는 역할을 했고, 2015년 개봉한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공장식 축산과 지나친 육식의 폐해를 일깨우며 동물권 운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되었고,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우수상,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 서울환경영화제 대상,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환경예술인 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계삼 2001년부터 11년간 중등 국어교사로 재직했던 교육자이자 교육운동가이다. 또한 <녹색평론>, <우리교육> 등 각종 매체에서 빛나는 필치로 독자들을 감동시켰던 문필가이며, 2009년 풀뿌리협동조직인 ‘밀양두레기금너른마당’을 창립한 풀뿌리 운동가이다. 2012년 2월 교직을 그만두고 농업학교를 준비하던 도중 밀양송전탑반대 주민의 분신 사망을 계기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김주온 한국 기본소득 운동의 대표적인 활동가로 꼽힌다. ‘모든 시민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올해 3월 녹색당 대의원대회에서 당론으로 공식 채택된 바 있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2015년 6월에는 15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총회에 참가해 <한국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과 기본소득>을 발표했다. 대학원에서 여성주의 문화연구를 공부 중이다. 구자상 ‘환경’, ‘생태’보다 ‘공해’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던 1985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 부산지부 간사를 맡았으며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사무처장과 대표를 거쳤다. 녹색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지난 2012년 총선 부산 해운대·기장을에 출마해 ‘핵발전소 폐쇄’를 역설했다. 현재 부산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며, 부산시민햇빛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신지예 지역운동과 결합된 서울시 마포구의 사회적기업 ‘오늘공작소’ 대표다. 사회적기업 ‘이야기꾼의 책공연’에서도 재직했다. 2004~2005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를 지내며 청소년인권운동, 두발자유운동을 전개했다. 현재 서울시 청년정책위원회 주거분과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며, ‘사회적경제’, ‘풀뿌리운동’, ‘청소년인권’, ‘주거권’ 등을 화두로 활약하고 있다.

  • 동물의품안에서 | 포도밭출판사

    엮은곳: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지은이: 권헌익, 김기흥, 김석호, 김호경, 김환석, 박효민, 이동신, 조윤주, 주윤정, 천명선, 최태규 ISBN: 979-11-88501-30-4 (03300) 출간일: 2022년 8월 26일 정가: 17,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2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역사/문화 > 역사일반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 > 주제로 읽는 인문학 > 동물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동물 일반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동물의 품 안에서 엮은곳: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지은이: 권헌익, 김기흥, 김석호, 김호경, 김환석, 박효민, 이동신, 조윤주, 주윤정, 천명선, 최태규 책 소개 동물이 뜻하려는 바를 알아듣기 위한 도전들 동물과 위계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들 인간-동물 관계의 새로운 이론들과 동물 해방의 실천들 『동물의 품 안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는 인간-동물 관계 이론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더 이상 생명을 착취하지 않는 변화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실천으로서 동물 해방 운동이 벌어지는 주목할 만한 현장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론과 실천의 협업을 통해 동물이 뜻하려는 바를 알아듣기 위한 도전을 강화해나가고 동물과 위계적이지 않고 비폭력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들의 목적이다. 보도자료 자연은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그 활력을 독차지하고 낭비하고 결국 파괴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공간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으며 인간 아닌 다른 생명들이 머물 공간은 그만큼 좁아져간다. 이러한 불균형의 심화는 생태계를 무너뜨리며 심각한 기후재난을 초래한다.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이 고민은 지금의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질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는 지구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의 일원으로서 공생하며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변화를 추구해야 할까. 생명을 착취하지 않는 변화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어느 쪽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까. 이 시급한 변화를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이론과 실천의 도전이 필요하다. 생명과 생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자연, 인간-동물의 이분법적이고 위계적인 관계와 규범을 넘어 ‘공존’과 ‘얽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때다. 『동물의 품 안에서』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공존과 얽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변화한 세상의 모습을 상상하고 예견하게 하는 새로운 연구와 이론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현장에서의 주목할 만한 실천들의 사례를 구체적인 맥락들과 함께 전하고 있다. 동물이 뜻하려는 바를 알아듣기 위한 도전들과 동물과 위계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들의 다양한 사례가 책에 담겨 있다. 이 이야기들이 발판이 되어 인간-동물의 새로운 관계망들이 조직되고 동물 해방의 실천들이 더 많은 곳에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동물의 품 안에서』의 집필에는 인문학(문학), 사회과학(사회학, 인류학), 자연과학(수의학, 생태학, 동물행동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필자들은 인간-동물 관계에 관한 이론, 역사, 사회적 의의 및 정책 등을 심도 깊게 논의했고 다시 각자의 현장의 이야기와 접목하여 글을 완성했다. 이 책은 1부에서 인간-동물 관계의 이해를 위한 이론을 살펴보고, 2부에서 사회 속 동물과 관련한 이슈를 다루고, 마지막 3부에서는 인간-동물 관계의 실천 사례를 살펴본다. 1부의 세 편의 글은 인간-동물 관계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이론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권헌익은 「애니미즘의 역사」 에서, 애니미즘이 인간중심주의적 측면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에 주요한 토대를 제공했음을 밝힌다. 더불어 동물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장르가 어떻게 우리에게 애니미즘적인 경험들을 제공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지금 사회과학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보이는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애니미즘이라는 “둥치에서 나왔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헌익은 말한다. 김환석은 「신유물론, ANT, 그리고 동물연구」 에서 21세기에 급부상하고 있는 신유물론과 인간-동물 관계의 접목을 시도한다. 더불어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을 인간-동물 관계에 적용시키면서 인간-동물 관계를 좀 더 확장된 비인간존재들의 연결망 내에서 조망한다. 이동신은 「동물, 감정,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 에서 20세기 후반 등장한 ‘문학적 동물 연구’에 주목하면서, 동물을 은유적으로만 상상하고 해석하던 인간중심주의적 문학 전통에서 벗어나 인간-동물 관계를 탐구하는 문학비평의 가능성을 타진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동물 그 자체에 주목하는 상상력”이라고 강조한다. 2부의 네 편의 글은 사회 속 동물과 관련한 이슈를 다루는 동물 연구의 현황을 소개한다. 박효민은 「동물과 사회학」 에서 인간과 여러 형태로 상호작용하는 동물이 사회학 연구의 주요 대상으로 포함되지 되지 않았던 이유를 살펴보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 사회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동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일상적 삶의 방식이나 사회구조의 구성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을 제시한다. 천명선·조윤주는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계 맺음」 에서 인간이 동물을 탐구해온 역사를 정리한다. 인간이 동물을 정의하고, 동물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온 다양한 방식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과정 자체가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반영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김기흥은 「질병 경관을 통해 본 인간-동물-병원체의 관계」 에서 국내에서 2000년 이후 발생했던 감염병과 방역 정책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다루기 위해 질병경관(disease-scapes)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질병은 고정되고 닫힌 체계라기보다 유동적이고 해석적 유연성을 가진 실체이며 다양한 행위자들에 의한 수행을 통해 생성되는 다중적 실체이기에, 질병의 이러한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 질병의 탈식민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식임을 주장한다. 주윤정은 「인간-동물 관계와 생태정치」 에서 생태정치의 방식과 사례에 대해 논의한다. 환경사회학, 동물권, 얽힘의 관계 속에서 인간-동물 관계의 생태정치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더불어 인간-동물 관계의 정치성을 코스모폴리틱스라는 관점을 통해 살펴보며, 얽힘과 경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3부에서는 최근 이슈가 된 사건들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인식 변화가 어떻게 동물과의 새로운 관계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 관계 변화에서 비롯된 행동들이 어떻게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지를 살펴본다.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 최태규는 「한국의 사육곰과 인간의 특이한 관계, 변화」 에서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농가에서 사육하던 곰을 보호 동물 거주처인 생추어리로 옮겨오기 위해 2015년경부터 활동한 시민단체들의 노력을 정리했다. 김호경은 「인간이 바꾼 돌고래의 삶, 인간의 삶을 바꾼 돌고래」 에서 2013년에 돌고래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제주 앞바다로 방류하기까지 진행된 전문가, 활동가, 정치인 들의 활동을 담았다. 지은이 소개 권헌익 런던 정경 대학 인류학 교수로 재직했고 2011년부터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 사회인류학 석좌교수로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메가아시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2008), 『또 하나의 냉전』(2010), 『전쟁과 가족』(2020),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김기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과학기술학 관련 주제를 가르친다. 과학기술학과 의료사회학 관련 주제를 연구한다. 『Social Construction of Disease』(2007), 『광우병 논쟁』(2010), 『포항지진 그 후』(공저, 2020),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김석호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회발전연구소 소장. 지역사회학회 회장과 『조사연구』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Lack of Dream-Capital among Korean Youths: Rationally Chosen or Culturally Forbidden?」(2018), 『한국정치의 재편성과 2017년 대통령선거 분석』(공저, 2019), 『공정한 사회의 길을 묻다』(공저, 2021) 등을 썼다. 김호경 서울대학교 대학원 환경교육 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에서 동물행동생태학을 전공하고, 전시기획사, 동물원, 자연사박물관에서 과학 전시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운영하는 일을 해왔다.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의 ‘사이언스 아뜰리에’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여 〈멸종위기 생물카드〉, 〈생물×생각 다양성 App〉 등을 기획했다. 김환석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한국과학기술학회와 한국이론사회학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과학기술사회학과 현대사회 이론이 주된 연구 분야다. 『신유물론』(공저, 2022), 『21세기 사상의 최전선』(공저, 2020), 『포스트휴머니즘과 문명의 전환』(공저, 2017), 『모빌리티 시대 기술과 인간의 공진화』(공저, 2017) 등을 썼다. 박효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조교수.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사회심리학, 공정성, 이주민, 인간과 동물 간의 공정성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공정한 사회의 길을 묻다』(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공정성 이론의 다차원성」, 「Reward stability promotes group commitment」, 「Traumatic Stress of Frontline Workers in Culling Livestock Animals in South Korea」 등을 썼다. 이동신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포스트휴머니즘과 미국현대소설 및 SF 소설을 연구한다. 『A Genealogy of Cyborgothic: Aesthetics and Ethics in the Age of Posthumanism』(2010), 『다르게 함께 살기: 인간과 동물』(2021),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고, 『갈라테아 2.2』(2020) 등을 번역했다. 조윤주 서정대학교 반려동물과 교수. 수의학을 전공했으며 유실·유기동물 관리 방안과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에 대해 연구한다.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주윤정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인권, 소수자, 생태평화, 다종간 정의multispecies justice 등을 연구한다. 『보이지 않은 역사: 한국시각장애인의 저항과 연대』(2020), 『관계와 경계』(공저, 2021), 「스탱게르스의 가이아와 강정에서 고사리 꺾기: 이야기, 실천의 생태학, 관심을 기울이기」(2022), 「경이와 돌봄의 정동:천성산과 제주의 여성 지킴이들」(2020) 등을 썼다.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수의학에서 인문사회학적인 측면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근대 수의학의 역사』(2008),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 (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고, 『동물에게 인간은 무엇인가』 (공역, 2018) 등을 번역했다. 최태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사과정. 동물복지를 공부한다. 웅담 채취용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시민단체인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를 결성해 활동한다.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공저, 2021), 『관계와 경계』(공저, 2021) 등을 썼다. 엮은곳 소개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는 2018년 “인간-동물 관계의 전환: 신사물론적 경계 허물기”라는 주제의 서울대학교 교내지원사업을 진행하는 연구팀으로 출발해, 2019년 “위계에서 얽힘으로: 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동물 관계”라는 제목으로 교육부 인문사회기초연구사업에 선정된 후 현재까지 활동을 잇고 있는 연구팀이다.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는 인문학(문학), 사회과학(사회학, 인류학), 자연과학(수의학, 생태학, 동물행동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융합연구 네트워크로서 인간-동물 관계에 관한 이론, 역사, 사회적 의의 및 정책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개진해왔다. 연구팀은 연구자들과 학생들이 조우하는 학교 현장에서도 ‘생성(poiesis)’의 의미를 강조하며 새로운 이론과 실천이 생성되는 계기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동물의 품 안에서』의 집필과 출간 역시 그러한 계기를 마련하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책 속에서 동물은 이성이 없고 본능에 따라 살고 훈련받은 데로만 행동한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흔하지만 인간-동물 관계를 실천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이 틀렸음을 안다. 키우는 강아지의 여러 가지 표정, 소리, 몸짓을 지켜보면서, 이건 무슨 뜻이고 저건 무슨 뜻인지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10~11쪽 오랫동안 인간은 동물이 뜻하려는 것을 인간이 알 수 없다고 단정해왔다. 그러면서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무시하거나 몇 가지 본능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해온 것이다. 이제 새롭게 인간-동물 관계를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시도는 바로 그렇게 단정해온 방식, 한 가지 해석만을 고수했던 태도를 버리는 데서 시작한다. - 11쪽 인간과 동물의 관계적 지평에 관한 지적 관심 뒤에는 특정한 역사적 환경과 배경이 있다. 당연히 역사결정론적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나, 그럼에도 인간이 인간 이외의 생명들에 갖는 관심은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만든 세계, 즉 인간의 조건과 그들이 처한 역사적 환경의 표현이다. - 22쪽 지난 20세기 상징·표상으로서의 인간-동물 관계가 사회이론의 토대가 되었다면, 21세기에 들어서서 인간-동물 관계는 이 책의 여러 저자들이 지적하듯이 존재론적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는 근대성 비판이나 근대 이데올로기의 인간중심주의 비판 등 여러 결들이 있지만, 새로운 애니미즘적인 측면도 있다. - 39~40쪽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을 포함한 신유물론은 인간-동물 관계와 그 윤리에 대한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또 역으로 동물연구를 통해 이런 이론적 접근은 보다 풍부한 내용을 지닐 수 있다. 이 모두는 관계적 행위성의 개념, 그러한 행위성과 연관된 공간적 윤리, 그리고 동물의 타자성을 감지하려는 세심한 노력에 의해 추동되는 것이다. 세계를 구성하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마주침들은 공간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한 접근을 통해 연구될 필요가 있다. 우리 인간들과는 다른 타자의 신체들, 타자의 스케일들, 타자의 공간들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요구는 인간과 동물의 마주침들에도 마땅히 적용되어야 한다. - 59~60쪽 동물을 감정의 정제된 은유이자 공감의 매개체로 사용한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애니미즘과 같은 종교적 관습이 아니더라도 동물은 신화와 문학에서 상징적 존재로 항상 등장해 왔다. 그렇지만 정작 동물의 감정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 71쪽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은 오랜 시간 인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친근한 가족 구성원으로, 때로는 동력원이나 재산으로, 상황에 따라 식량으로 혹은 그 밖의 다른 형태로 관계를 맺어 왔다. 이와 같이 동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일상적 삶의 방식이나 사회구조의 구성에 크게 영향을 미쳐 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은 지금까지 사회학의 탐구 대상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 일면 의외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사회학의 역사 속에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 98쪽 문명과 학문의 발달에 힘입어 동물에 대한 지식을 집대성한 성과는 생물학과 수의학, 그리고 농학과 같은 전문 학술 분야로 쌓여 왔다. 그러나 동물은 단순히 죽이고 관찰하고 이용하는 대상만은 아니었다. 인간은 ‘길들임’이라는 독특한 이종 간의 관계(multi-species relationship)를 발전시켰다. 인간 사회에서 동물은 다양한 종류의 노동과 관계에 참여한다. 이 관계 안에서 인간은 동물과 소통하고 동물을 이용하며, 동시에 보호하고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개별적 그리고 집단적 경험과 인식은 문화가 된다. - 130쪽 그렇다면 동물의 입장은 어떨까? 인간과 접촉한 동물의 일부는 인간 사회로 깊숙이 관여되어 들어왔고, 일부는 인간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어떤 형식으로든 상호작용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또 일부는 인간과 접촉을 두려워하며 가능한 인간으로부터 멀어져 있기를 택한다. 동물은 인간과의 경험을 통해 인간-동물 관계를 어떻게 학습할까? - 149~150쪽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의 근본적 이해는 결국 인간-동물-병원체의 삼각관계에 관한 이해를 통해 가능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삼각관계는 맥락의존적이고 우연적이다. 인간-동물-병원체의 관계의 양상을 가시화시킬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방역전략’이다. -165쪽 이 글에서 제안했던 대로 질병을 단순히 고정되고 고립된 병원체-환자(숙주)의 관계에서 보는 것을 넘어 유동적이고 수행적인 형태의 질병, 즉 ‘질병경관’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점은 메르스의 경험에서도 드러난다. 상당히 과학주의적 입장에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으로 취급되어 온 세계보건기구의 표준지식(매뉴얼, 가이드라인 등)도 실제로는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는 지식일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질병의 공간과 현장에서부터 세계보건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만들어진 질병경관을 통해 질병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 196쪽 생태정치의 장은 다양하다. 반려동물과의 관계 문제, 공장식 축산의 문제, 야생동물의 문제, 도시에서 인간과 새의 공존의 문제 등 그 범위가 무척 다양하다. 현재까지의 인간 중심적 세계는 비대칭성을 통해 한 목소리를 들리지 않게 했다. 한 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 전염원으로 멧돼지가 지목됐을 때 수많은 돼지들이 살처분되고 멧돼지들은 무차별하게 살상되었다. 인간은 이 돼지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프리카돼지 열병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민, 살처분 노동자뿐만 아니라 죽음을 맞은 돼지들의 입장 역시 헤아려야만 한다. 나아가 공장식 출산에 의존해 육식을 하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본원적 한계를 인정하되 모든 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 232~233쪽 살아 있는 곰에게서 웅담을 채취하는 것이 문제라는 뉴스는 잊을 만하면 나오는 단골 뉴스다. 앵커의 멘트가 끝나면 한국인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익숙한 장면이 등장한다. 불안정한 카메라 앵글이 흔들거리며 녹슨 철제 기구가 털 사이에 박힌 맨질맨질하고 까만 털가죽을 비춘다. 꿈틀거리는 반달가슴곰의 입에서는 나지막한 신음과 함께 고통의 입김이 뿜어져 나온다. 동물학대와 비위생적 보신문화라는 비난이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절로 나오지만, 수십 년 동안의 공분이 정책이나 법으로 가닿지는 못했다. 그리고 2021년에도 여전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238쪽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018년 가을, 네 명이 시작했다. 세 명이 수의사고 한 명은 환경운동가였다. 이들은 사육곰 문제에 집중하는 조직이 있다면 사육곰 산업의 규모나 한국의 경제적 수준, 동물보호 인식의 성장을 감안했을 때 문제를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제껏 해결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540여 마리의 곰이 34개 농장에 살고 있는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5년 안에 생추어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가장 먼저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사육곰 생추어리를 찾아가 생추어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묻기 시작했다. - 245쪽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동물권행동 카라의 도움을 받아 화천 농장의 사육곰 15마리를 매입해 돌보면서 1년 내에 곰 생추어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생추어리에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들이 사람의 관리를 받으면서 죽을 때까지 그들이 하도록 진화한 본연의 행동을 보장받으며 살게 될 것이다. 화천에서 구조된 곰들은 대부분 노령에 접어들었고 두 마리는 이미 죽었다. 이들이 죽기 전에 너른 들판을 달리고 나무를 오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 곰들의 복지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곰들의 삶이 바뀌고 그 모습을 사회에 보여 주는 것은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 반성의 과정에 함께하기를 바란다. - 251~252쪽 2011년 7월 14일 해양경찰청은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26마리를 구입하고 불법 유통해 온 혐의로 제주 퍼시픽랜드와 관계자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1990년부터 2011년까지 구입한 남방큰돌고래 중 공소시효에 따라 2009년 5월 이후 불법 취득한 11마리에 대해서만 법 위반이 적용되었다. 그중 10마리는 2011년 당시 퍼시픽랜드에서 보유 중이었고 나머지 1마리가 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였다. - 257쪽 돌고래 야생 방류는 우리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시각과 방식을 다시 생각하고 스스로 변화하게 했다. 인간은 욕망에 따라 동물을 인간의 방식으로 지배하고 이용하는 데 익숙했고, 이러한 가해를 의도적으로 묵인하고 은폐해 왔다. 즐거움과 안위를 위해 동물의 자유와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를 정당화했다. 이미 수족관으로 들여온 돌고래는 인간의 보호 아래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의 모습은 인간의 교만한 인식을 흔들었다. 자유를 되찾은 돌고래들은 자신들이 고유한 생명의 주체임을 증명했다. - 269~270쪽 차례 서문 인간-동물 관계 연구의 이론과 실천 [김석호·이동신] 1부 동물과 이론 애니미즘의 역사 [권헌익] 신유물론, ANT, 그리고 동물연구 [김환석] 동물, 감정,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 [이동신] 2부 동물과 사회 동물과 사회학 [박효민]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계 맺음 [천명선·조윤주] 질병 경관을 통해 본 인간-동물-병원체의 관계: 구제역과 메르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김기흥] 인간-동물 관계와 생태정치 [주윤정] 3부 인간-동물 관계의 실천 사례 한국의 사육곰과 인간의 특이한 관계, 변화 [최태규] 인간이 바꾼 돌고래의 삶, 인간의 삶을 바꾼 돌고래 [김호경] 보도자료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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